이 책의 원제는 "Business and the Buddha"이고, 한국어로 된 부제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최고경영자 붓다"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책의 가장 첫머리, introduction의 제목은 "붓다가 회의실에 들어온다면"입니다. 과연 서양의 경영 컨설턴트의 관점에서 비즈니스와 불교를 접목한다면 어떤 내용을 전개할까요? 작가는 선진국 정부와 초국적 기업들이 자본주의의 환경 하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만들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답은 불교의 기본 이론에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책은 증상, 진단, 예후, 처방이라는 네 개의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자본주의는 병이 들어 있으며 이 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따라서 이 병을 고치기 위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그 처방은 바로 불교의 이론들 중 無常, 四聖諸, 八正道, 자비 등입니다.
먼저 "증상" 부분의 내용을 보면 주로 자유 기업들의 탐욕과 무절제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이로 인해 전 지구적 차원의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자유 기업들이 자본주의에서 창의적이고 성공적으로 경제 체제를 이용했을 때 나오는 궁극의 결과물인 "富"를 너무 극단적으로 추구하여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회사들의 예로서, 분식회계로 파산한 엔론, 월드컴, 타이코 등과 필립모리스,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등의 초국적 담배회사들을 들고 있습니다. 최근 위험도가 큰 금융 상품들에 대한 무절제한 투자로 경제 위기를 불러온 월스트리트의 많은 투자 은행들의 몰락도 이러한 탐욕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단" 부분에서는 고전 경제학의 창시자이며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작가는 부를 축적하고 좇는 과정에서 나타난 사회적 병폐들이 애덤 스미스가 추구한 목표와 반대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지적합니다. 그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지배되는 시장에서 노동력 공급이 증가하고 분업이 더욱 세분화되며 새로운 생산 장비의 발명으로 인한 노동의 질 향상이 이뤄지면서 경제 성장은 가속화됩니다. 또한 세계화로 인해 지리적 경제는 점점 사라져 가고 선진국과 중산층 국가들은 세계화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가난한 나라들은 더욱더 깊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세계화는 세계적 규모의 초국적 기업들이 앞장서 있음을 지적하고, "기업 (The Corporation)"이라는 소설에서 기업을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라고 진단한 내용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세 번째 부분인 "예후"에서 불교와 경제를 만나게 합니다. 여기에서 자본주의의 해독제로서 불교의 기본 이론인 팔정도를 제시합니다. 사실 전체적인 책의 내용이 쉽지는 않아서 제가 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팔정도의 적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원칙이며, 환경과 인간 중심의 기업 경영을 통해 "사람 냄새 나는 자본주의"를 이룰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중도의 길을 걸어라"라는 "처방"을 내립니다. 최대한의 이윤 추구가 기업의 목표가 됨으로써 발생했던 자본주의의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처방입니다. 이윤보다는 "행복"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기준으로 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읽는 도중에 불교에 대한 내용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지만, 실제 받은 느낌은 종교적인 어떤 것도 없었습니다. 제가 받은 대부분의 느낌은 주로 인간, 환경, 행복 등의 인본주의적 의미의 단어들로부터입니다. 물론 불교가 종교적이기 보다는 인간적인 철학적이기는 하지만, 작가의 의도는 "사람 냄새 나는 자본주의"가 목적이고 불교의 원리들은 목적을 위한 하나의 실천 방법으로 제시한 듯 합니다. IMF 사태 이후 우리의 기업 환경은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몇몇 대기업 중심으로만 경제가 발전되면서 빈익빈부익부가 지속되고 있으며, 반복되는 경제 위기들로 인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면으로 이러한 불합리한 결과를 보충하지 않는다면 분명 균형잡힌 경제발전은 없을 것입니다.
2010년 12월 5일 일요일
2010년 11월 9일 화요일
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 - 강우현 (2009)
올 여름 광복절에 딸과 함께 "동화나라 상상열차"를 타고 남이섬에 다녀왔었습니다. 청량리역에서 가평역까지 기차를 타고 오전에 남이섬에서 놀고, 오후에는 닭갈비골목 - 에니메이션박물관 - 막국수박물관을 거쳐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패키지 여행을 통해서였죠. 아침일찍 집을 나서 1호선 전철을 타고 청량리역까지, 또 청량리역부터는 기차를 타고 가평역까지 이동하면서 딸과 함께 처음 경험해보는 행복한 기차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남이섬 입구에 도착했을 때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배가 다니질 못하고 있었네요. 전날 내린 폭우로 인해 상류의 댐이 방류를 하고 있었습니다. 딸과의 기차여행이라는 행복한 기분과 소문으로 갖게된 남이섬에 대한 즐거운 기대가 허물어지려는 순간이었죠. 약 한 시간을 기다린 후 이제 배가 뜰 수 있다는 소식도, 더워지는 날씨와 배 앞에 선 긴 줄로 인해 아침의 행복한 기분을 다시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배를 타고 남이섬으로 입국 ("나미나라 공화국"이랍니다)하는 순간까지도 마음은 별로 풀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착장에 내려서 불과 10분도 되지 않아 계속 마주치게 되는 자연 그대로의 예쁜 풍경들, 인공적이지만 예쁜 조형물들, 행사에 참여한 예쁜 아이들 등 오밀조밀 예쁜 여러 장의 그림들이 펼쳐져 있는 듯, 아 이래서 남이섬이 좋다고들 하는구나, 행복을 바로 찾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남이섬은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짜증내던 아빠 덕에 오히려 짜증도 못내고 그저 뾰루퉁하고만 있던 딸도 환한 웃음을 되찾아 "와 이쁘다"를 연발하며 신나 하고 있었습니다. 딸이랑 미리 약속했던 자전거타기는 시간이 모자라 지키지 못했지만, 대신 다음에 엄마도 함께 다시 방문하여 꼭 자전거를 타겠다는 딸과의 중요한 약속을 갖게 되었죠.
그 약속이 희미해지던 10월 말에 집앞의 도서관에서 또 하나의 남이섬을 찾았습니다. 바로 이 책 "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입니다. 주말 가벼운 마음으로 도서관을 찾아 이 책, 저 책을 기웃거리는 중 "남이섬 CEO"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고, 무슨 내용일까 책의 중간을 펼쳐서 몇 줄을 읽어보고 그대로 대출기로 향했습니다. 책을 모두 읽은 지금은 여행 이후 두달 반 만에 희미해진 남이섬의 기억들이 되살아났고, 과연 어떻게 남이섬이 조성했는 지에 대한 궁금증도 모두 풀리게 되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가장 큰 주제는 "상상 (想象)"입니다. 하늘이라는 도화지에 비행기라는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판문점 옆에 어린이공원을 만들겠다는 상상이 "사나이 50에 나라 하나 세우면 후세인들에게 대장부가 불리지 않겠나"라며 "나미나라 공화국"을 세울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2001년 29만명에 불과하던 입장객들을 200만명으로 늘리는 것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상상으로 유원지를 관광지로 바꾸어 입장객을 몇 배로 불려놓고 나라까지 세울 수 있다니, 강우현 사장의 상상은 "현실로 이루어지는의 상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상상은 계속 이어져, 헌법은 무법천지법, 문자는 나미짜, 화폐는 나미통보, 국민은 나미나리안, 독립선언문, 여권, 입국관리소, 애국가, 국기, 국립호텔, 관광청, 행정청, 환경청 세 개의 청으로 이루어진 정부 등으로 연결이 됩니다. 처음부터 만 명이 아닌 100만 명짜리 그림을 시작했다니 역시 상상의 스케일, 그림판의 크기가 남이섬 전체의 크기인 것이죠.
개인적으로 이 책으로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회사원으로써 "조직"에 대한 생각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대기업 조직문화를 끔찍이도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조직에 적응해가며 살고 있을 겁니다. 같은 남이섬이지만 분명히 상반되는 과거와 현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상상력으로 과거를 현재로 바꾸었다면, 현재의 낡은 조직문화를 미래를 대비한 유연한 문화로 바꾸는 것도 상상력이겠죠. 상상을 시작해야겠습니다. 조직문화에쫒기어 다니지 말고, 제가 상상하는 조직을 모습을 분명히 만들고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어가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성공 뒤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제가 모르고 있는) 어려움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 언뜻 언뜻 상상을 실현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강우현 사장은 단지 상상력만을 남이섬에 그려놓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상상력을 그리는 과정에 "상상력이라고는 전혀 없이 현실에 몰두하는" 사람들과의 많은 마찰이 있었겠죠. 강우현 사장의 표현 중에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추진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 것이 개혁이고 혁신이다"라는 말에서 그 어려움이 드러납니다. 결국 상상만으로는 실현할 수 없고, 실현하기 위한 목숨을 건 추진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은 어려운 일은 피하고 쉬운 일만을 찾기위해 오히려 노력하고 있을 겁니다. 많은 잘못된 문제들과 자신있게 정면으로 부딪히지 못하고 말입니다.
남이섬은 동화나라이고 상상나라입니다. 제가 괜히 좋은 책을 일고 현실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상상"은 분명히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분명 의미없는 상상에 머무르고 말 것입니다. 내가 탔던 열차의 이름이 괜히 "동화나라 상상열차"가 아니었습니다. 천진하고 맑은 동화와 상상을 꿈꾸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멋있는 삶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기억에서 점점 멀어지던 딸과의 남이섬 자전거 약속을 되새기게 된 것이 너무 다행스럽습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나미나라 공화국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야겠네요.
하지만 남이섬 입구에 도착했을 때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배가 다니질 못하고 있었네요. 전날 내린 폭우로 인해 상류의 댐이 방류를 하고 있었습니다. 딸과의 기차여행이라는 행복한 기분과 소문으로 갖게된 남이섬에 대한 즐거운 기대가 허물어지려는 순간이었죠. 약 한 시간을 기다린 후 이제 배가 뜰 수 있다는 소식도, 더워지는 날씨와 배 앞에 선 긴 줄로 인해 아침의 행복한 기분을 다시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배를 타고 남이섬으로 입국 ("나미나라 공화국"이랍니다)하는 순간까지도 마음은 별로 풀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착장에 내려서 불과 10분도 되지 않아 계속 마주치게 되는 자연 그대로의 예쁜 풍경들, 인공적이지만 예쁜 조형물들, 행사에 참여한 예쁜 아이들 등 오밀조밀 예쁜 여러 장의 그림들이 펼쳐져 있는 듯, 아 이래서 남이섬이 좋다고들 하는구나, 행복을 바로 찾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남이섬은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짜증내던 아빠 덕에 오히려 짜증도 못내고 그저 뾰루퉁하고만 있던 딸도 환한 웃음을 되찾아 "와 이쁘다"를 연발하며 신나 하고 있었습니다. 딸이랑 미리 약속했던 자전거타기는 시간이 모자라 지키지 못했지만, 대신 다음에 엄마도 함께 다시 방문하여 꼭 자전거를 타겠다는 딸과의 중요한 약속을 갖게 되었죠.
그 약속이 희미해지던 10월 말에 집앞의 도서관에서 또 하나의 남이섬을 찾았습니다. 바로 이 책 "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입니다. 주말 가벼운 마음으로 도서관을 찾아 이 책, 저 책을 기웃거리는 중 "남이섬 CEO"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고, 무슨 내용일까 책의 중간을 펼쳐서 몇 줄을 읽어보고 그대로 대출기로 향했습니다. 책을 모두 읽은 지금은 여행 이후 두달 반 만에 희미해진 남이섬의 기억들이 되살아났고, 과연 어떻게 남이섬이 조성했는 지에 대한 궁금증도 모두 풀리게 되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가장 큰 주제는 "상상 (想象)"입니다. 하늘이라는 도화지에 비행기라는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판문점 옆에 어린이공원을 만들겠다는 상상이 "사나이 50에 나라 하나 세우면 후세인들에게 대장부가 불리지 않겠나"라며 "나미나라 공화국"을 세울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2001년 29만명에 불과하던 입장객들을 200만명으로 늘리는 것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상상으로 유원지를 관광지로 바꾸어 입장객을 몇 배로 불려놓고 나라까지 세울 수 있다니, 강우현 사장의 상상은 "현실로 이루어지는의 상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상상은 계속 이어져, 헌법은 무법천지법, 문자는 나미짜, 화폐는 나미통보, 국민은 나미나리안, 독립선언문, 여권, 입국관리소, 애국가, 국기, 국립호텔, 관광청, 행정청, 환경청 세 개의 청으로 이루어진 정부 등으로 연결이 됩니다. 처음부터 만 명이 아닌 100만 명짜리 그림을 시작했다니 역시 상상의 스케일, 그림판의 크기가 남이섬 전체의 크기인 것이죠.
개인적으로 이 책으로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회사원으로써 "조직"에 대한 생각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대기업 조직문화를 끔찍이도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조직에 적응해가며 살고 있을 겁니다. 같은 남이섬이지만 분명히 상반되는 과거와 현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상상력으로 과거를 현재로 바꾸었다면, 현재의 낡은 조직문화를 미래를 대비한 유연한 문화로 바꾸는 것도 상상력이겠죠. 상상을 시작해야겠습니다. 조직문화에쫒기어 다니지 말고, 제가 상상하는 조직을 모습을 분명히 만들고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어가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성공 뒤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제가 모르고 있는) 어려움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 언뜻 언뜻 상상을 실현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강우현 사장은 단지 상상력만을 남이섬에 그려놓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상상력을 그리는 과정에 "상상력이라고는 전혀 없이 현실에 몰두하는" 사람들과의 많은 마찰이 있었겠죠. 강우현 사장의 표현 중에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추진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 것이 개혁이고 혁신이다"라는 말에서 그 어려움이 드러납니다. 결국 상상만으로는 실현할 수 없고, 실현하기 위한 목숨을 건 추진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은 어려운 일은 피하고 쉬운 일만을 찾기위해 오히려 노력하고 있을 겁니다. 많은 잘못된 문제들과 자신있게 정면으로 부딪히지 못하고 말입니다.
남이섬은 동화나라이고 상상나라입니다. 제가 괜히 좋은 책을 일고 현실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상상"은 분명히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분명 의미없는 상상에 머무르고 말 것입니다. 내가 탔던 열차의 이름이 괜히 "동화나라 상상열차"가 아니었습니다. 천진하고 맑은 동화와 상상을 꿈꾸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멋있는 삶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기억에서 점점 멀어지던 딸과의 남이섬 자전거 약속을 되새기게 된 것이 너무 다행스럽습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나미나라 공화국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야겠네요.
2010년 10월 28일 목요일
해외건설기업이 바라보는 한국건설시장 - Turner and Townsend Korea
한국건설관리학회 학회지 10월호에 실린 "해외건설기업이 바라보는 한국 건설시장 - Turner and Townsend Korea"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Turner and Townsend Korea 회사에 대한 소개와 Cost Management (QS) 전문회사로서 한국의 건설시장을 평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Cost Management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할 인프라들이 있지만 아직 한국 건설시장에서는 그러한 인프라들이 구축되지 못했다고 판단됩니다. 정부, 연구기관, 학교, 기업 등이 기본에 더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해외 건설기업이 바라보는 한국건설시장 – Turner & Townsend Korea
조 윤성 Turner and Townsend Korea 대표이사
장 선호 Turner and Townsend Korea 차장
1 Turner and Townsend Korea의 소개
Turner and Townsend는 1947년 설립되어 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건설 컨설팅 전문기업 중 하나이다. 2010년 7월 기준으로 전 세계 28개국, 62개 주요 도시의 오피스에서 2,5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Cost Management 서비스 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98년 월드컵 경기장 건설사업을 통하여 한미파슨스와 처음으로 협력관계를 형성하였다. 이후 10년 이상 지속적인 협력관계가 유지되었고 2009년 12월 양사의 합작기업으로 Tuner and Townsend Korea가 탄생하였다.
Turner and Townsend Korea는 이 두 건설기업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Cost Managemen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요 서비스의 범위는 다음과 같다.
Cost Management
Project Management
Procurement Management
Contract Management
Value Management
Risk Management
Claim Management
Lifecycle Costing
Programme Management
Earned Value Management
Lender’s Technical Advise
Development Monitoring
2 Cost Management 서비스 소개
2.1 Cost Management 서비스
Cost Management 서비스는 단순히 사업비를 계획하고 산정하는 업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비를 예측하고 이를 프로젝트의 여러 단계별로 분석하여 대안을 제시함은 물론 잠재된 위험요소들 역시 예측하고 관리하는 업무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서비스는 건설 프로젝트의 발주자에게 투명하고 안전한 사업비 관리를 가능하게 도와주게 된다.
영국의 RICS (Royal Institution of Chartered Surveyors)에서는 Quantity Surveying and Construction 분야에 포함되는 세부 업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preparing feasibility studies or development appraisals (타당성분석)
assessing capital and revenue expenditure over the whole life of a facility (전 생주
기에 걸친 손익분석)
advising clients on ways of procuring the project (프로젝트 조달방식의 선정)
advising on the setting of budgets (프로젝트 예산 수립)
monitoring design development against planned expenditure (예산 내 설계관리)
conducting value management and engineering exercises (VE)
managing and analysing risk (리스크관리)
managing the tendering process (입찰관리)
preparing contractual documentation (입찰 및 계약서류의 준비)
controlling cost during the construction process (시공단계 cost control)
managing the commercial success of a project for a contractor (프로젝트 손익분석)
valuing construction work for interim payments, valuing change, assessing or
compiling claims for loss and expense and agreeing final accounts (기성관리, 설계변
경관리, 클레임관리, 준공정산)
negotiating with interested parties (공사금액에 대한 협상)
giving advice on the avoidance and settlement of disputes (분쟁해결을 위한 조언)
2.2 Turner and Townsend의 Cost Management 접근방식
Turner and Townsend사의 Cost Management 서비스는 “TIC”이라는 고유의 시스템을 통해 수행된다. TIC 시스템은 Target, Improve 및 Control이라는 수행 단계별 서비스에 대한 요소와 Performance Management and Reporting과 Knowledge, Data and Tools라는 보조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각 구성 요소들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다.
Target: 설계 수행 이전까지의 단계에 대한 것으로,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발주자
의 요구 사항을 바탕으로 Cost Model의 개발을 통한 적절한 예산 수립이다.
Improve: 설계 단계의 서비스로 다양한 기술적인 분석을 통한 실질적인 Cost Plan을 제공한
다.
Control: 조달, 계약, 시공 등과 관련한 서비스로 최적의 가치 (Best Value)를 발주자에게 제공
한다.
Performance Management/Reporting: 전 단계에 걸친 문서관리와 관련된 내용들로, 특히 발주
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상세한 방법을 정의하고 있다.
Knowledge, Data & Tools: 이상의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Turner and Townsend 고유의 지식
체계들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InTTegra: 공사비 데이터베이스
LifeTTime: Life Cycle Cost 데이터베이스
SusTTain: Sustainability 분석 프로그램
CATO Enterprise: 종합 Cost Planning 소프트웨어
3 한국의 Cost Management 시장
3.1 한국에 진출한 Cost Management 전문기업
현재 한국의 Cost Management 시장에는 Turner and Townsend와 함께 최근 AECOM으로 인수합병이 결정된 Davis Langdon의 아시아 파트너인 Davis Langdon and Seah와 2007년 3개의 QS 회사가 합병된 후 발전해 온 Rider Levett Bucknall 등 3개 기업이 진출해 활동 중에 있다. 싱가폴을 본부로 하고 있는 Davis Langdon and Seah가 2000년 한국 건설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였고, 그 뒤를 이어 홍콩에 근거를 두고 있는 Rider Levett Bucknall이 2004년에 한국 지사를 설립하였다. Turner and Townsend Korea는 이들 중 가장 최근인 2009년 12월에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
3.2 Cost Management 서비스가 적용된 주요 프로젝트
한국에서 Cost Management 서비스가 적용된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인천 송도신도시에 위치한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들 수 있다. 미국의 Gale International과 포스코건설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2005년에 착공된 송도 컨벤시아와 주상복합빌딩인 송도 더샾 퍼스트월드를 시작으로 송도 국제학교, 동북아시아 트레이드타워, 송도 중앙공원,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등 지금까지 10여 개의 프로젝트에 Cost Management 서비스가 적용되었다.
이 밖에도 영국계 전문 디벨로퍼인 Skylan이 개발을 주도하는 Parc1 프로젝트, 미국의 AIG가 주도하는 서울 국제금융센터, 말레이지아의 Berjaya 그룹이 개발 중인 버자야 제주 리조트 등의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에 있다. 이들 프로젝트는 모두 외국계 자본에 의한 대규모 개발사업들로 한국의 Cost Management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왔다.
한편 국내 발주자에 의한 국내 프로젝트에는 Cost Management 서비스가 적용된 예가 거의 없다. 다만 올해 초 롯데그룹이 개발 중인 롯데 잠실 수퍼타워 프로젝트에서는 경쟁입찰을 통해 Cost Management사를 선정하였다. 이와 같이 현재 계획 중인 초고층 빌딩들을 중심으로 국내 프로젝트에서도 전문적인 Cost Management 서비스의 적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Cost Management 서비스가 적용될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는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들이다. 활발한 해외 시장 진출에 따라 시행사, 시공사, 설계사, 엔지니어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영업 중인 3사 모두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현지 오피스와의 협업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Cost Management 서비스 역시 점점 확대될 것이다.
3.3 Cost Management와 관련한 한국 건설시장의 특징
Cost Management 서비스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호주 등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반드시 필요한 건설관련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 앞 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국의 Cost Management 서비스는 2000년에 처음 소개된 이후 외국계 발주자에 의한 국내 프로젝트 또는 국내 발주자에 의한 해외 프로젝트들을 통해 꾸준하게 발전하여 왔다. 하지만 10여 년의 기간 동안 순수한 국내 프로젝트에는 거의 적용되지 못했다는 점은 고려해봐야 할 현상이다.
한국의 건설시장은 전후 복구사업으로 시작하여 경제발전을 위한 인프라구축, 외화 획득을 목적으로 한 해외 건설 참여, 신도시 중심의 공동주택 건설 등을 거치며 짧은 역사 속에서도 광속의 발전을 이룩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의 이면에는 한국 건설시장이 글로벌 건설시장의 흐름을 따르지 못했던 아쉬움도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건설시장의 특징들은 글로벌 건설시장과 뚜렷이 구별되는데, 특히 Cost Management 서비스와 관련한 한국 건설시장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시공사에 집중된 프로젝트 리스크: 일반적으로 발주자는 건설 프로젝트의 초기에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분류 및 평가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이후 입찰이라는 과정을 거쳐 발주자 및 시공사가 리스크를 나누고, 배분된 리스크의 양에 따라 계약조건 및 도급금액이 결정된다. 예를 들면 다양한 리스크 항목 중 금융조달과 관련된 것은 프로젝트 초기의 가장 중요한 리스크 중 하나이며, 따라서 시공사에서 이 리스크를 취한다면 공사도급금액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현재 한국 건설시장의 금융조달에는 대기업인 시공사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시공사의 지급보증이 없다면 금융조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프로젝트에 대한 시공사의 영향력이 커지게 될 뿐만 아니라 공사도급금액도 높아지게 된다. 더구나 발주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시행사들은 철저한 기술적인 분석을 통한 프로젝트의 수행보다는 시공사와 시장의 흐름에 의지한 분양 성공만을 목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으로 컨설팅을 수행하는 전문 용역 시장이 형성되기 어려운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2) 성숙된 Cost Management 시장을 위한 기본 인프라의 부족: Cost Management 시장이 기원한 영국에서는 BCIS (Building Cost Information Service)라는 독립적인 기관에서 수십 년에 걸쳐 수집, 분석, 가공된 공사비 정보를 부위별 분류체계 (Elemental Cost Breakdown System)에 맞추어 제공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Cost Management 전문기업들도 대부분 자신들만의 고유한 공사비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RSMeans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각 건물의 유형에 따른 단위 면적당 공사비정보뿐 아니라 표준화된 공사비 분류체계에 따른 다양한 공사비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당연히 이러한 공사비정보, 공사비 분류체계 및 기간별, 지역별 공사비지수 등은 모두 미래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튼튼한 기초체력인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공사비정보는 고사하고라도 계약 전 단계의 Cost Management를 위해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표준화된 부위별 공사비 분류체계조차도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성 없는 품셈과 원가계산에 의한 작업항목별 단가, 시장과는 동떨어진 가격조사지의 자재 가격, 모든 공사항목을 아우르지 못하는 실적공사비 단가, 공종별 분류체계 내역서의 설계단계 활용 등 전문 Cost Management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프라들은 모두 초보적인 상황에 머물러 있다.
(3) 주택건설 위주의 시장: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한국 건설시장에서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 문제는 많은 건설회사들이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얻기 위해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 개발에 나서기보다는 주택경기의 부침을 따른 손쉬운 영업 전략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많은 중견 건설기업들의 주택부문 비중이 70~80%에 이르고,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10위 권에 있는 대형건설기업들의 대부분도 40%가 넘는 매출액을 주택부문에서 올리고 있다 .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는 Cost Management를 비롯한 전문 분야의 건설기업들의 활동 무대가 좁아지게 된다. 많은 글로벌 건설기업들은 단순 건축 및 토목 프로젝트를 벗어나 원자력, 천연가스 등의 발전설비,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다양한 환경산업, 더 나아가서는 우주개발사업에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4) 건설계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건설계약은 단위 건설 프로젝트의 모든 것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기준을 의미한다. 공사 중에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발주자가 변경사항을 요구할 경우에도, 공기가 예정보다 늦은 경우에도,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도 가장 먼저 계약서를 찾아보고, 계약서의 내용이 필요한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 하지만 국내 프로젝트에서 계약서에 의지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보다는 개인적인 관계에 의지하여 합의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추가하여, 근거 자료 없이 “평당 공사비”로만 이루어지는 공사도급금액 협상, 상황에 따라 무시되는 계약조건 등 건설계약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경우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4 건설시장의 변화와 Turner and Townsend Korea의 역할
한국 건설시장을 접했던 다수의 외국인 발주자 및 컨설턴트들은 이러한 독특한 특징들을 생소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외국계 발주자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Cost Management 분야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다소 부정적인 요인으로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향후 한국의 건설시장이 글로벌 스탠다드의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그러한 가능성은 첫 번째로 해외건설시장의 양적 확대에서 찾을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의 해외건설 침체기를 벗어나면서 2007년부터는 해외건설 수주액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는 8월 말을 기준으로 이미 505억 달러의 해외건설 수주액을 기록해 작년의 사상 최고액인 491억 달러를 가볍게 넘어섰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양적 성장의 지속은 자연스럽게 한국 건설시장의 모습도 글로벌 건설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예측 가능한 변화의 모습은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투자 및 개발사업의 확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각 지방정부와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많은 외국 기업들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였다. 최근의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신규 투자가 많이 위축되기는 하였지만 정부에서도 근래에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앞으로도 외국인 부동산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또한 투자 여력이 있는 국내 금융사의 부동산 투자 역시 증가할 것이며, 이러한 부동산 투자의 확대는 발주자 위주의 건설시장으로의 변화를 이끌어 한국 건설시장의 글로벌화를 더 빠르게 진행시킬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건설기업들의 역할은 단순히 한국 건설시장에의 진출 및 매출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이들은 이미 지구 위 여러 해외 건설시장들을 경험하였고 그들이 요구하는 업무 수행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분야들에서 한국 건설시장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 한국 건설시장의 글로벌화를 선도: Cost Management 분야는 한국 건설시장의 글로벌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업무 분야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해외 전문기업들의 해외 건설시장 경험과 업무시스템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면 한국 건설시장의 글로벌화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와 함께 글로벌 전문인력의 양성 역시 변화를 이끌 중요한 분야이다.
(2) 한국 건설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앞서 설명하였듯이 성숙한 Cost Management 서비스를 위해서는 표준계약서식, 부위별 공사비 분류체계 및 이에 따른 공사비정보, 공사비지수 등의 인프라들이 구축되어야 한다. 2.2절에서 설명한 Turner and Townsend의 다양한 “Knowledge, Data & Tools”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3)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파트너: 해외 건설시장에의 진출은 많은 리스크가 따르게 된다.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해외 건설기업의 경험이 특히 신규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진출하는 한국의 건설기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4) 신규 비즈니스 분야의 기술 지원: 올해 초 원자력 발전소 분야의 진출을 비롯해 한국의 건설기업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토목, 건축 및 석유화학 플랜트가 대부분이었던 비즈니스 분야를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해외 건설사업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 분야의 경험은 역시 한국의 건설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5 맺음말
해외 건설시장과 비교한 한국 건설시장의 독특한 특징들은 한국 건설시장이 짧은 시간에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시장 진출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유치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도 존재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 건설시장이 글로벌 건설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 적용을 통한 선진화가 필요하다. 최근 해외 건설시장에서 보이고 있는 초고층빌딩 및 일부 플랜트 등 특정 분야에서의 성공은 향후 한국 건설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Turner and Townsend Korea를 비롯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 건설기업들은 여기에 드는 노력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의 해외 건설시장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새롭게 만들어가며 비즈니스를 수행해 온 경험과 업무시스템은 한국 건설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촉매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끝으로 Turner and Townsend Korea의 Stephen Gibson 부사장이 회사 내부의 뉴스레터에 기고한 한국 건설시장에 대한 짤막한 언급을 소개하고자 한다. 짧지만 건설계약과 관련한 글로벌 스탠다드와의 차이점을 정확히 나타내고 있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Sticking to the Contract: Asian business presents a completely different model. As Stephen Gibson in Korea notes, many of the client organizations are conglomerates with their own contracting businesses. Additionally, transactions are very relationship-based: contractors give a price very early on, and absorb the risk. “It’s almost a no-no to go back later and say ‘can I have more cash?’. Claims are almost unheard of – the contract is pretty much left in a drawer once it’s signed.”
해외 건설기업이 바라보는 한국건설시장 – Turner & Townsend Korea
조 윤성 Turner and Townsend Korea 대표이사
장 선호 Turner and Townsend Korea 차장
1 Turner and Townsend Korea의 소개
Turner and Townsend는 1947년 설립되어 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건설 컨설팅 전문기업 중 하나이다. 2010년 7월 기준으로 전 세계 28개국, 62개 주요 도시의 오피스에서 2,5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Cost Management 서비스 를 제공하고 있다.
그림 1. Tuner and Townsend의 글로벌 네트워크
한국에서는 1998년 월드컵 경기장 건설사업을 통하여 한미파슨스와 처음으로 협력관계를 형성하였다. 이후 10년 이상 지속적인 협력관계가 유지되었고 2009년 12월 양사의 합작기업으로 Tuner and Townsend Korea가 탄생하였다.
Turner and Townsend Korea는 이 두 건설기업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Cost Managemen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요 서비스의 범위는 다음과 같다.
Cost Management
Project Management
Procurement Management
Contract Management
Value Management
Risk Management
Claim Management
Lifecycle Costing
Programme Management
Earned Value Management
Lender’s Technical Advise
Development Monitoring
2 Cost Management 서비스 소개
2.1 Cost Management 서비스
Cost Management 서비스는 단순히 사업비를 계획하고 산정하는 업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비를 예측하고 이를 프로젝트의 여러 단계별로 분석하여 대안을 제시함은 물론 잠재된 위험요소들 역시 예측하고 관리하는 업무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서비스는 건설 프로젝트의 발주자에게 투명하고 안전한 사업비 관리를 가능하게 도와주게 된다.
영국의 RICS (Royal Institution of Chartered Surveyors)에서는 Quantity Surveying and Construction 분야에 포함되는 세부 업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preparing feasibility studies or development appraisals (타당성분석)
assessing capital and revenue expenditure over the whole life of a facility (전 생주
기에 걸친 손익분석)
advising clients on ways of procuring the project (프로젝트 조달방식의 선정)
advising on the setting of budgets (프로젝트 예산 수립)
monitoring design development against planned expenditure (예산 내 설계관리)
conducting value management and engineering exercises (VE)
managing and analysing risk (리스크관리)
managing the tendering process (입찰관리)
preparing contractual documentation (입찰 및 계약서류의 준비)
controlling cost during the construction process (시공단계 cost control)
managing the commercial success of a project for a contractor (프로젝트 손익분석)
valuing construction work for interim payments, valuing change, assessing or
compiling claims for loss and expense and agreeing final accounts (기성관리, 설계변
경관리, 클레임관리, 준공정산)
negotiating with interested parties (공사금액에 대한 협상)
giving advice on the avoidance and settlement of disputes (분쟁해결을 위한 조언)
2.2 Turner and Townsend의 Cost Management 접근방식
Turner and Townsend사의 Cost Management 서비스는 “TIC”이라는 고유의 시스템을 통해 수행된다. TIC 시스템은 Target, Improve 및 Control이라는 수행 단계별 서비스에 대한 요소와 Performance Management and Reporting과 Knowledge, Data and Tools라는 보조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각 구성 요소들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다.
Target: 설계 수행 이전까지의 단계에 대한 것으로,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발주자
의 요구 사항을 바탕으로 Cost Model의 개발을 통한 적절한 예산 수립이다.
Improve: 설계 단계의 서비스로 다양한 기술적인 분석을 통한 실질적인 Cost Plan을 제공한
다.
Control: 조달, 계약, 시공 등과 관련한 서비스로 최적의 가치 (Best Value)를 발주자에게 제공
한다.
Performance Management/Reporting: 전 단계에 걸친 문서관리와 관련된 내용들로, 특히 발주
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상세한 방법을 정의하고 있다.
Knowledge, Data & Tools: 이상의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Turner and Townsend 고유의 지식
체계들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InTTegra: 공사비 데이터베이스
LifeTTime: Life Cycle Cost 데이터베이스
SusTTain: Sustainability 분석 프로그램
CATO Enterprise: 종합 Cost Planning 소프트웨어
그림 2. TIC(Target, Improve, Control) – Tuner and Townsend의 Cost Management 접근방식
3 한국의 Cost Management 시장
3.1 한국에 진출한 Cost Management 전문기업
현재 한국의 Cost Management 시장에는 Turner and Townsend와 함께 최근 AECOM으로 인수합병이 결정된 Davis Langdon의 아시아 파트너인 Davis Langdon and Seah와 2007년 3개의 QS 회사가 합병된 후 발전해 온 Rider Levett Bucknall 등 3개 기업이 진출해 활동 중에 있다. 싱가폴을 본부로 하고 있는 Davis Langdon and Seah가 2000년 한국 건설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였고, 그 뒤를 이어 홍콩에 근거를 두고 있는 Rider Levett Bucknall이 2004년에 한국 지사를 설립하였다. Turner and Townsend Korea는 이들 중 가장 최근인 2009년 12월에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
3.2 Cost Management 서비스가 적용된 주요 프로젝트
한국에서 Cost Management 서비스가 적용된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인천 송도신도시에 위치한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들 수 있다. 미국의 Gale International과 포스코건설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2005년에 착공된 송도 컨벤시아와 주상복합빌딩인 송도 더샾 퍼스트월드를 시작으로 송도 국제학교, 동북아시아 트레이드타워, 송도 중앙공원,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등 지금까지 10여 개의 프로젝트에 Cost Management 서비스가 적용되었다.
그림 3. 송도신도시 국제업무지구 전경
(사진: www.galeintl.co.kr)
이 밖에도 영국계 전문 디벨로퍼인 Skylan이 개발을 주도하는 Parc1 프로젝트, 미국의 AIG가 주도하는 서울 국제금융센터, 말레이지아의 Berjaya 그룹이 개발 중인 버자야 제주 리조트 등의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에 있다. 이들 프로젝트는 모두 외국계 자본에 의한 대규모 개발사업들로 한국의 Cost Management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왔다.
한편 국내 발주자에 의한 국내 프로젝트에는 Cost Management 서비스가 적용된 예가 거의 없다. 다만 올해 초 롯데그룹이 개발 중인 롯데 잠실 수퍼타워 프로젝트에서는 경쟁입찰을 통해 Cost Management사를 선정하였다. 이와 같이 현재 계획 중인 초고층 빌딩들을 중심으로 국내 프로젝트에서도 전문적인 Cost Management 서비스의 적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Cost Management 서비스가 적용될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는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들이다. 활발한 해외 시장 진출에 따라 시행사, 시공사, 설계사, 엔지니어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영업 중인 3사 모두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현지 오피스와의 협업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Cost Management 서비스 역시 점점 확대될 것이다.
3.3 Cost Management와 관련한 한국 건설시장의 특징
Cost Management 서비스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호주 등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반드시 필요한 건설관련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 앞 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국의 Cost Management 서비스는 2000년에 처음 소개된 이후 외국계 발주자에 의한 국내 프로젝트 또는 국내 발주자에 의한 해외 프로젝트들을 통해 꾸준하게 발전하여 왔다. 하지만 10여 년의 기간 동안 순수한 국내 프로젝트에는 거의 적용되지 못했다는 점은 고려해봐야 할 현상이다.
한국의 건설시장은 전후 복구사업으로 시작하여 경제발전을 위한 인프라구축, 외화 획득을 목적으로 한 해외 건설 참여, 신도시 중심의 공동주택 건설 등을 거치며 짧은 역사 속에서도 광속의 발전을 이룩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의 이면에는 한국 건설시장이 글로벌 건설시장의 흐름을 따르지 못했던 아쉬움도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건설시장의 특징들은 글로벌 건설시장과 뚜렷이 구별되는데, 특히 Cost Management 서비스와 관련한 한국 건설시장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시공사에 집중된 프로젝트 리스크: 일반적으로 발주자는 건설 프로젝트의 초기에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분류 및 평가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이후 입찰이라는 과정을 거쳐 발주자 및 시공사가 리스크를 나누고, 배분된 리스크의 양에 따라 계약조건 및 도급금액이 결정된다. 예를 들면 다양한 리스크 항목 중 금융조달과 관련된 것은 프로젝트 초기의 가장 중요한 리스크 중 하나이며, 따라서 시공사에서 이 리스크를 취한다면 공사도급금액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현재 한국 건설시장의 금융조달에는 대기업인 시공사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시공사의 지급보증이 없다면 금융조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프로젝트에 대한 시공사의 영향력이 커지게 될 뿐만 아니라 공사도급금액도 높아지게 된다. 더구나 발주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시행사들은 철저한 기술적인 분석을 통한 프로젝트의 수행보다는 시공사와 시장의 흐름에 의지한 분양 성공만을 목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으로 컨설팅을 수행하는 전문 용역 시장이 형성되기 어려운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2) 성숙된 Cost Management 시장을 위한 기본 인프라의 부족: Cost Management 시장이 기원한 영국에서는 BCIS (Building Cost Information Service)라는 독립적인 기관에서 수십 년에 걸쳐 수집, 분석, 가공된 공사비 정보를 부위별 분류체계 (Elemental Cost Breakdown System)에 맞추어 제공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Cost Management 전문기업들도 대부분 자신들만의 고유한 공사비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RSMeans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각 건물의 유형에 따른 단위 면적당 공사비정보뿐 아니라 표준화된 공사비 분류체계에 따른 다양한 공사비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당연히 이러한 공사비정보, 공사비 분류체계 및 기간별, 지역별 공사비지수 등은 모두 미래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튼튼한 기초체력인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공사비정보는 고사하고라도 계약 전 단계의 Cost Management를 위해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표준화된 부위별 공사비 분류체계조차도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성 없는 품셈과 원가계산에 의한 작업항목별 단가, 시장과는 동떨어진 가격조사지의 자재 가격, 모든 공사항목을 아우르지 못하는 실적공사비 단가, 공종별 분류체계 내역서의 설계단계 활용 등 전문 Cost Management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프라들은 모두 초보적인 상황에 머물러 있다.
(3) 주택건설 위주의 시장: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한국 건설시장에서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 문제는 많은 건설회사들이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얻기 위해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 개발에 나서기보다는 주택경기의 부침을 따른 손쉬운 영업 전략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많은 중견 건설기업들의 주택부문 비중이 70~80%에 이르고,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10위 권에 있는 대형건설기업들의 대부분도 40%가 넘는 매출액을 주택부문에서 올리고 있다 .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는 Cost Management를 비롯한 전문 분야의 건설기업들의 활동 무대가 좁아지게 된다. 많은 글로벌 건설기업들은 단순 건축 및 토목 프로젝트를 벗어나 원자력, 천연가스 등의 발전설비,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다양한 환경산업, 더 나아가서는 우주개발사업에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4) 건설계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건설계약은 단위 건설 프로젝트의 모든 것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기준을 의미한다. 공사 중에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발주자가 변경사항을 요구할 경우에도, 공기가 예정보다 늦은 경우에도,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도 가장 먼저 계약서를 찾아보고, 계약서의 내용이 필요한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 하지만 국내 프로젝트에서 계약서에 의지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보다는 개인적인 관계에 의지하여 합의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추가하여, 근거 자료 없이 “평당 공사비”로만 이루어지는 공사도급금액 협상, 상황에 따라 무시되는 계약조건 등 건설계약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경우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4 건설시장의 변화와 Turner and Townsend Korea의 역할
한국 건설시장을 접했던 다수의 외국인 발주자 및 컨설턴트들은 이러한 독특한 특징들을 생소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외국계 발주자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Cost Management 분야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다소 부정적인 요인으로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향후 한국의 건설시장이 글로벌 스탠다드의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그러한 가능성은 첫 번째로 해외건설시장의 양적 확대에서 찾을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의 해외건설 침체기를 벗어나면서 2007년부터는 해외건설 수주액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는 8월 말을 기준으로 이미 505억 달러의 해외건설 수주액을 기록해 작년의 사상 최고액인 491억 달러를 가볍게 넘어섰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양적 성장의 지속은 자연스럽게 한국 건설시장의 모습도 글로벌 건설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림 4. 해외건설수주액
(자료: 국토해양부 및 8월 24일 한국경제신문)
한 가지 더 예측 가능한 변화의 모습은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투자 및 개발사업의 확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각 지방정부와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많은 외국 기업들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였다. 최근의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신규 투자가 많이 위축되기는 하였지만 정부에서도 근래에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앞으로도 외국인 부동산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또한 투자 여력이 있는 국내 금융사의 부동산 투자 역시 증가할 것이며, 이러한 부동산 투자의 확대는 발주자 위주의 건설시장으로의 변화를 이끌어 한국 건설시장의 글로벌화를 더 빠르게 진행시킬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건설기업들의 역할은 단순히 한국 건설시장에의 진출 및 매출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이들은 이미 지구 위 여러 해외 건설시장들을 경험하였고 그들이 요구하는 업무 수행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분야들에서 한국 건설시장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 한국 건설시장의 글로벌화를 선도: Cost Management 분야는 한국 건설시장의 글로벌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업무 분야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해외 전문기업들의 해외 건설시장 경험과 업무시스템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면 한국 건설시장의 글로벌화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와 함께 글로벌 전문인력의 양성 역시 변화를 이끌 중요한 분야이다.
(2) 한국 건설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앞서 설명하였듯이 성숙한 Cost Management 서비스를 위해서는 표준계약서식, 부위별 공사비 분류체계 및 이에 따른 공사비정보, 공사비지수 등의 인프라들이 구축되어야 한다. 2.2절에서 설명한 Turner and Townsend의 다양한 “Knowledge, Data & Tools”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3)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파트너: 해외 건설시장에의 진출은 많은 리스크가 따르게 된다.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해외 건설기업의 경험이 특히 신규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진출하는 한국의 건설기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4) 신규 비즈니스 분야의 기술 지원: 올해 초 원자력 발전소 분야의 진출을 비롯해 한국의 건설기업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토목, 건축 및 석유화학 플랜트가 대부분이었던 비즈니스 분야를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해외 건설사업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 분야의 경험은 역시 한국의 건설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5 맺음말
해외 건설시장과 비교한 한국 건설시장의 독특한 특징들은 한국 건설시장이 짧은 시간에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시장 진출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유치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도 존재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 건설시장이 글로벌 건설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 적용을 통한 선진화가 필요하다. 최근 해외 건설시장에서 보이고 있는 초고층빌딩 및 일부 플랜트 등 특정 분야에서의 성공은 향후 한국 건설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Turner and Townsend Korea를 비롯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 건설기업들은 여기에 드는 노력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의 해외 건설시장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새롭게 만들어가며 비즈니스를 수행해 온 경험과 업무시스템은 한국 건설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촉매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끝으로 Turner and Townsend Korea의 Stephen Gibson 부사장이 회사 내부의 뉴스레터에 기고한 한국 건설시장에 대한 짤막한 언급을 소개하고자 한다. 짧지만 건설계약과 관련한 글로벌 스탠다드와의 차이점을 정확히 나타내고 있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Sticking to the Contract: Asian business presents a completely different model. As Stephen Gibson in Korea notes, many of the client organizations are conglomerates with their own contracting businesses. Additionally, transactions are very relationship-based: contractors give a price very early on, and absorb the risk. “It’s almost a no-no to go back later and say ‘can I have more cash?’. Claims are almost unheard of – the contract is pretty much left in a drawer once it’s signed.”
2010년 8월 2일 월요일
the dip - Seth Godin (2007)
세스 고딘의 2007년 작 the dip을 읽었습니다. 102 페이지의 아주 짧고 그 크기도 작은 책이지만 참 기발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사전에 있는 dip이라는 단어의 뜻은 "급강하, 물가의 하락"입니다만 여기에는 "(상승 전의) 급강하, 물가의 (일시적인) 하락"이라는 숨은 뜻이 있습니다. 세스 고딘은 이 딥을 책에서 "어떤 일의 시작과 그것에 숙달되는 지점 사이에 놓인 길고 지루한 과정"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딥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딥이야말로 성공의 비밀이기 때문입니다. 딥을 헤쳐 나가기로 작정한 사람들, 그리고 딥을 통과하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와 노력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최고가 되는 것입니다.
책의 시작은 우리가 흔히 기억하고 있는 명언과 반대되는 내용으로 시작됩니다. "포기하는 자는 결코 승리하지 못하며, 승리하는 자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빈스 롬바르디의 명언을 잘못된 충고라고 단정하고, 잘못된 일은 포기하고 제대로 된 일에는 끝까지 매달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포기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학교가 저지른 최대의 실수"입니다. 작가는 학교에서 배운 것들 중에 잘못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단정하고는 "골고루 다 잘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라는 것이 가장 잘못된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일단 다음 문제로 넘어가 거기에 집중해라."라는 말도 세상에서 최고라고 알려진 사람들은 모르는 문제를 파고들어 풀어내는 것에 전문인 사람들이라고 하며 잘못된 충고라고 합니다.
아주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학교에서는 모든 과목을 같은 비율로 채점하여 평균으로 등수를 정합니다. 즉 나도 모르게 평균 점수가 중요한 것으로 새겨집니다. 하지만 당연히 모든 것을 골고루 적당히 잘 하는 사람보다는 한 가지라도 전문가인 사람들이 사회에서는 성공하게 됩니다. 더구나 그 전문가들의 전문 분야들은 절대로 학교에서 배운 분야들과 대응되지 않습니다. 오마에 겐이치의 학교 교육에 대한 비판도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의 사회에 적합한 비슷한 자원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에 대한 비판말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잘못된 교육의 피해자들이 아닐까요?
책의 중간 쯤에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세일즈맨들은 평균적으로 가망 고객과 다섯 번 접촉한 후에 포기한다고 합니다. 다섯 번 접촉한 후 세일즈맨들은 자신이나 고객 모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포기하고는 다른 고객을 찾아 나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이 연구는 고객 중 80%가 일곱 번째 판매 시도에 결국 굴복하여 물건을 사고 만다는 결과도 보여줍니다. 겉으로만 보면 세일즈맨들의 끈기가 부족한 듯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세일즈맨들이 조금만 더 버티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오히려 거래처 명부의 80%가 습관적으로 얼굴만 비치는 가망 고객들로 채워져 있다면, 이는 도약의 기회가 될 법한 나머지 20%에 쏟을 수 있는 에너지를 도둑맞는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가망없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오로지 유효한 전략만이 딥을 뚫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결국 책의 주제는 포기와 집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효하지 않은, 불필요한 부분은 미련없이 포기하고 모든 자원을 유효한 전략으로 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본문의 마지막에 세계 최고라고 불릴만한 기업, 브랜드, 음식점 등이 길게 나열됩니다. 하지만 세계최고는 아무나 시도할 수조차 없는 것이겠죠. 주위는 그저 하나의 조직에 함께 묻어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 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세스 고딘의 책을 한 권 더 읽고 있습니다. 1995년에 발행된 비교적 오래된 책입니다. 믹구 전역의 약 2만 명의 중간관리자와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정리한 책으로, 설문조사의 내용은 "회사를 성공으로 이끄는 직원들의 요소들은?", "우수한 인재를 평범한 인재와 구별시켜주는 요소는?"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미덕들은 무엇인가?" 등입니다. 이 책에서 밝히는 26 가지의 덕목 중에는 "끈기 - 한 번에 한 걸음씩! 정상에 오를 때까지 멈추지 마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끈기" 역시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힉려 이 책조차도 작가의 아디디어로 쓰여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디어"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성공의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독자들의 가장 큰 요구는 "짧게 써달라"였다는 설명으로 또다시 작가의 아이디어에 놀라게 됩니다.
책의 시작은 우리가 흔히 기억하고 있는 명언과 반대되는 내용으로 시작됩니다. "포기하는 자는 결코 승리하지 못하며, 승리하는 자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빈스 롬바르디의 명언을 잘못된 충고라고 단정하고, 잘못된 일은 포기하고 제대로 된 일에는 끝까지 매달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포기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학교가 저지른 최대의 실수"입니다. 작가는 학교에서 배운 것들 중에 잘못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단정하고는 "골고루 다 잘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라는 것이 가장 잘못된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일단 다음 문제로 넘어가 거기에 집중해라."라는 말도 세상에서 최고라고 알려진 사람들은 모르는 문제를 파고들어 풀어내는 것에 전문인 사람들이라고 하며 잘못된 충고라고 합니다.
아주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학교에서는 모든 과목을 같은 비율로 채점하여 평균으로 등수를 정합니다. 즉 나도 모르게 평균 점수가 중요한 것으로 새겨집니다. 하지만 당연히 모든 것을 골고루 적당히 잘 하는 사람보다는 한 가지라도 전문가인 사람들이 사회에서는 성공하게 됩니다. 더구나 그 전문가들의 전문 분야들은 절대로 학교에서 배운 분야들과 대응되지 않습니다. 오마에 겐이치의 학교 교육에 대한 비판도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의 사회에 적합한 비슷한 자원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에 대한 비판말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잘못된 교육의 피해자들이 아닐까요?
책의 중간 쯤에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세일즈맨들은 평균적으로 가망 고객과 다섯 번 접촉한 후에 포기한다고 합니다. 다섯 번 접촉한 후 세일즈맨들은 자신이나 고객 모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포기하고는 다른 고객을 찾아 나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이 연구는 고객 중 80%가 일곱 번째 판매 시도에 결국 굴복하여 물건을 사고 만다는 결과도 보여줍니다. 겉으로만 보면 세일즈맨들의 끈기가 부족한 듯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세일즈맨들이 조금만 더 버티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오히려 거래처 명부의 80%가 습관적으로 얼굴만 비치는 가망 고객들로 채워져 있다면, 이는 도약의 기회가 될 법한 나머지 20%에 쏟을 수 있는 에너지를 도둑맞는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가망없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오로지 유효한 전략만이 딥을 뚫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결국 책의 주제는 포기와 집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효하지 않은, 불필요한 부분은 미련없이 포기하고 모든 자원을 유효한 전략으로 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본문의 마지막에 세계 최고라고 불릴만한 기업, 브랜드, 음식점 등이 길게 나열됩니다. 하지만 세계최고는 아무나 시도할 수조차 없는 것이겠죠. 주위는 그저 하나의 조직에 함께 묻어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 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세스 고딘의 책을 한 권 더 읽고 있습니다. 1995년에 발행된 비교적 오래된 책입니다. 믹구 전역의 약 2만 명의 중간관리자와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정리한 책으로, 설문조사의 내용은 "회사를 성공으로 이끄는 직원들의 요소들은?", "우수한 인재를 평범한 인재와 구별시켜주는 요소는?"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미덕들은 무엇인가?" 등입니다. 이 책에서 밝히는 26 가지의 덕목 중에는 "끈기 - 한 번에 한 걸음씩! 정상에 오를 때까지 멈추지 마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끈기" 역시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힉려 이 책조차도 작가의 아디디어로 쓰여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디어"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성공의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독자들의 가장 큰 요구는 "짧게 써달라"였다는 설명으로 또다시 작가의 아이디어에 놀라게 됩니다.
2010년 7월 25일 일요일
철학 삶을 만나다 - 강신주 (2006)
최근에 읽은 책들은 주로 자기계발, 경영, 마케팅 등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철학"이라는 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철학에 대한 입문서를 읽었습니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갈 수록 절실하게 인문학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하지만 공대를 졸업한 엔지니어로서 독서와 멀리 살아오다 보니, 다양한 주제의 유명한 인문학 관련 책들 조차 거의 접하지를 못해왔습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관련된 책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이 책의 키워드는 제목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철학과 삶입니다. 작가는 철학이 삶과 만나 서로 사랑하며 함께 지내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하지만 현실은 철학과 삶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사랑했었다는 과거에 대한 기억도 잊혀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합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철학과 삶에 대한 이야기는 먼저 철학적 사유 및 가정, 국가, 자본주의라는 익숙한 삶에 대한 설명을 "삶을 위한 철학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마무리됩니다.
철학적 사유에 대한 설명에서 기억에 남는 말은 "철학은 익숙한 것들과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다"입니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에 대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다시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그리고 그 생각을 이성에 근거하여 논리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말로는 '반시대적'이란 공동체의 일반성 (generality)을 넘어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성 (universaliry)을 지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철학이라고 설명해줍니다.
가정, 국가, 자본주의에 대한 철학을 논하면서 책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집니다. 필자는 이들과 관련해서는 철학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였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가정과 사랑은, 특히 어머니라는 존재는 철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고 공감하게 됩니다. 반면에 국가와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불완전함에 따른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개개인들이 그러한 불완전함을 채워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공동체적인 질서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작가는 철학과 가까와지는 과정을 산으로 비유를 합니다. 공감이 가고 이 과정을 통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옮겨봅니다. "철학자들이 주는 조망은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철학자들을 온전히 평가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들이 올랐던 봉우리에 직접 올라가보아야만 합니다. 그들이 만들어준 조망이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여부는 전적으로 우리의 삶과 사유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주위에서 칭성이 자자한 철학자도 분명 있습니다. 이 철학자를 제대로 알면 우리의 삶을 잘 조망할 수 있는 시선을 얻게 된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여러분 스스로가 그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그를 직접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철학자가 보앗던 것을 직접 한번 살펴보기 바랍니다. 만약 그의 조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서둘러 내려오면 됩니다."
삶을 위한 철학적 성찰에서는 마음의 고통을 줄이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불교적 성찰과 타자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삶에서 행복을 찾아내기 위해 철학이 삶과 만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온 여러 유명한 철학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철학이 주는 키워드를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철학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많이 알지는 못해도 이 정도만 기억해도 남앞에서 "우쭐"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조금이라도 생기지 않을까요? 물론 우쭐함보다는 나의 자유롭고 체계적인 사고를 위해서도 기억해볼만한 가치가 있을 겁니다.
이 책의 키워드는 제목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철학과 삶입니다. 작가는 철학이 삶과 만나 서로 사랑하며 함께 지내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하지만 현실은 철학과 삶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사랑했었다는 과거에 대한 기억도 잊혀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합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철학과 삶에 대한 이야기는 먼저 철학적 사유 및 가정, 국가, 자본주의라는 익숙한 삶에 대한 설명을 "삶을 위한 철학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마무리됩니다.
철학적 사유에 대한 설명에서 기억에 남는 말은 "철학은 익숙한 것들과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다"입니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에 대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다시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그리고 그 생각을 이성에 근거하여 논리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말로는 '반시대적'이란 공동체의 일반성 (generality)을 넘어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성 (universaliry)을 지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철학이라고 설명해줍니다.
가정, 국가, 자본주의에 대한 철학을 논하면서 책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집니다. 필자는 이들과 관련해서는 철학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였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가정과 사랑은, 특히 어머니라는 존재는 철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고 공감하게 됩니다. 반면에 국가와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불완전함에 따른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개개인들이 그러한 불완전함을 채워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공동체적인 질서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작가는 철학과 가까와지는 과정을 산으로 비유를 합니다. 공감이 가고 이 과정을 통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옮겨봅니다. "철학자들이 주는 조망은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철학자들을 온전히 평가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들이 올랐던 봉우리에 직접 올라가보아야만 합니다. 그들이 만들어준 조망이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여부는 전적으로 우리의 삶과 사유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주위에서 칭성이 자자한 철학자도 분명 있습니다. 이 철학자를 제대로 알면 우리의 삶을 잘 조망할 수 있는 시선을 얻게 된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여러분 스스로가 그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그를 직접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철학자가 보앗던 것을 직접 한번 살펴보기 바랍니다. 만약 그의 조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서둘러 내려오면 됩니다."
삶을 위한 철학적 성찰에서는 마음의 고통을 줄이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불교적 성찰과 타자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삶에서 행복을 찾아내기 위해 철학이 삶과 만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온 여러 유명한 철학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철학이 주는 키워드를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철학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많이 알지는 못해도 이 정도만 기억해도 남앞에서 "우쭐"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조금이라도 생기지 않을까요? 물론 우쭐함보다는 나의 자유롭고 체계적인 사고를 위해서도 기억해볼만한 가치가 있을 겁니다.
- 플라톤 (BC 428~348) - 이데아, 서양철학의 아버지 - 변화하는 질료와 불편하는 이데아라는 두 가지 계기를 도입, 육체와 정신, 현세와 피안을 구분하는 서양철학사의 주류 전통이 여기서 유래함.
- 아리스토텔레스 (BC 384~322) - 경험의 다양성,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 - 형상이란 경험되는 대상의 구성원리이기 때문에, 경험 대상이 소멸하면 같이 소멸한다.
- 에피쿠로스 (BC 341~270) - 진리, 자연,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
- 데카르트 (1596~1650) - 방법론적 회의
- 스피노자 (1633~1677) - 파괴적인 자연주의 철학 - 의식의 독립성, 선의 절대성, 신의 인격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 루소 (1712~1778) -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연주의자
- 칸트 (1724~1804) - 경험을 강조했던 경험론적 전통과 이성을 강조했던 합리론적 전통을 비판적으로 종합
- 헤겔 (1770~1831) - 역사성, 혹은 시간성을 도입 - 개인이나 사회도 절대정신의 자기 전개 과정, 즉 변증법적 과정의 결과물이라고 이해했다.
- 에른스트 캅 (1808~1896) - 기술 문명에 대한 비판적 성찰 - 자본주의 발전으로 야기된 기술 문명에 대해 최초로 진지하게 성찰
- 키르케고르 (1813~1855) - 인간 실존의 단독성
- 맑스 (1818~1883) - 프랑스 사회주의 철학, 영국의 경제학, 독일의 헤겔 좌파 철학을 비판적으로 아우르면서 자신만의 사유를 전개
- 니체 (1844~1900) - 비판철학자 - 칸트의 비판철학이 철저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이성과 도덕이라는 서양 학문의 양대 축을 계보학적 방법론으로 해체하려 하였다.
- 프로이트 (1856~1939) - 정신분석학 - 정신병이 정신 자체의 고유한 메커니즘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 베르그손 (1859~1941) - 당대 자연과학의 업적을 비판적으로 섭취하여 거대한 생명과 생성의 형이상학을 완성
- 카프카 (1883~1924) - 인간의 삶에 대한 비관적인 통찰
- 하이데거 (1889~1976) - 의식의 지향성 - 인간에게 있어서 무엇인가를 지향하고 있는 의식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의 친숙한 관계가 와해될 때에만 출한하는 것이다.
- 알튀세르 (1918~1990) - 맑스의 사유에 '철학'을 부여, 반목적론적 변증법
- 들뢰즈 (1925~1995) - 철학적 사유 - 철학의 목적은 주어진 것들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을 창조함으로써 시대를 극복하는데 있다.
- 데리다 (1930~2004) - 전통 서양 철학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자, 해체주의 철학
- 바디우 (1937~) - 철학의 역할은 수학, 시, 정치, 그리고 사랑이라는 네 가지 과정이 생산해낸 진리가 소통될 수 있는 통일된 개념적 공간을 제시하는 것이다.
- 노자 (미상) - "도"를 인식하면 인간이 세계 속에서 갈등과 대립없이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주장
- 장자 (BC369?~286?) - 인간의 삶이 타자와 마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통찰
- 순자 (BC 313? ~238?) - 성악설, 위대한 자연주의 철학자
- 동중서 (BC 176~104) - 천인감응설
- 왕충 (27~100) - 자연주의 철학 - 일체의 종교적이고 신비적인 사유를 공격했다.
- 왕필 (226~249) - 뿌리와 가지라는 비유로 설명되는 본말의 형이상학
2010년 7월 10일 토요일
텅빈 충만 - 법정 (2001, 개정판)
저에게는 세 권째로 법정 스님의 책을 읽었습니다. 제목이 참으로 멋집니다. "텅 빈 충만". 이 제목을 들으면 역설법 (逆說法)으로 생각되지만, 법정 스님의 글을 보면 진정으로 텅빈 충만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빈방에 홀로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분하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 텅 빈 충만은 고사하고 있는 것에라도 만족하고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책을 읽고나서는 앞의 두 권의 책을 읽은 후와는 좀 다른 느낌을 가졌습니다. 아마 "역사는 되풀이되는가" 편의 현실 정치에 대한 글들 때문일 겁니다. 전에 읽었던 책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실사회에 대한 강한 비평에는 기억 속에서 거의 사라져간 제5공화국, 대통령 직선제, 청문회 등의 말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현실참여와는 거리가 있었던 저의 대학생활이 생각나며 또 한번의 반성을 하게 되었고, 상황을 바로보고 바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다짐을 현실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독서하는 습관일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진 것에 다시한 번 감사하고 좋은 습관을 지켜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책의 곳곳에 평소에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마하트마 간디에 대한 말씀이 들어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보았던 영화 '간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학교 시험이 끝난 후 친구와 몇 개 영화를 놓고 저울질하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간디를 선택하였고, 영화를 보고 나온 후 받은 감동과 함께 간디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마음 속에서 제 자신을 너무 기특해 했었습니다. 그때 본 영화를 꼭 다시 구해서 봐야겠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가슴에 와 닿는 좋은 구절을 읽었을 때, 책을 읽은 후 한번 더 마음에 새기고자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표시된 부분을 아래에 다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런 나무의 그늘에 견줄 때 우리들 사람의 그늘은 얼마나 엷고 빈약한가. 사람의 그늘은 덕인데, 눈앞의 사소한 이해타산에 걸려 덕의 그늘을 펼칠 줄 모른다. - 나무 아래서 무심을 익히다
그러니 사람은 살아 있을 때 사람 노릇을 해야 한다. 서로 믿고 의지하고 돕고 사랑하는 일이 인간의 길 아니겠는가. 너무 비관할 것 없다. 그렇다고 자만도 금물이다. 그저 사람 노릇 잘하면 사람이 된다. - 연기와 재를 보면서
과속은 무감각 상태를 가져온다. 그것은 맹목적인 행동과 같다. 너무 조급히 서둘다보면 조그만 일에서 오는 삶의 잔잔한 기쁨과 고마움을 놓치기 쉽다. 등산의 기쁨은 산을 오르는 일에 못지않게 산을 이만치서 바라보는 여유에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우리는 너무 서두른다
빈방에 홀로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분하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 - 텅 빈 충만
자연은 이렇듯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무상으로 열어 보이고 있는데, 일상에 찌든 사람들은 그런 선물을 받아들일 줄을 모든다. 받아들이기는 그만두고 얼마나 많이 허물며 더럽히고 있는가. 받아들이려면 먼저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리고 귀를 기울이며 지켜보아야 한다. - 입 다물고 귀를 기울이라
구만리 푸른 하늘에 (萬里靑天) 구름 일고 비 내리네 (雲起雨來)
빈 산에 사람 그림자 없이 (空山無人) 물 흐르고 꽃이 피더라 (水流花開) - 수류화개실 여담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 만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생각대로 불쑥불쑥 나오려는 말을 안으로 꿀꺽꿀꺽 삭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 - 불란서 여배우
단 한두 가지라도 좋으니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원을 세운다면, 시들한 일상이 새로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원 자체가 마침내 우리를 건져줄 것이다. 당신은 무슨 원을 세우고 사는가? - 큰마음
당연히 해야 할 의무나 '이웃의 도리'를 가지고도 우쭐거리거나 생색을 내려고 한다. 조그마한 공덕을 가지고 그 몇 곱을 드러내놓으려고 한다. 또 복을 받으려고만 하지 지으려는 일에는 소홀하다. - 복의 힘
때가 지나도 떨어질 줄 모르고 매달려 있는 잎은 보기가 민망스럽다.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산뜻하게 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빈자리에서 새봄의 움이 틀 것이다. - 가랑이 구르는 소리
"절망에 빠질 때마다 나는 역사적으로 어느 시대에서나 진리와 사랑이 항상 승리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마하트마 간디) - 누가 이 땅의 주인인가
이번 책을 읽고나서는 앞의 두 권의 책을 읽은 후와는 좀 다른 느낌을 가졌습니다. 아마 "역사는 되풀이되는가" 편의 현실 정치에 대한 글들 때문일 겁니다. 전에 읽었던 책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실사회에 대한 강한 비평에는 기억 속에서 거의 사라져간 제5공화국, 대통령 직선제, 청문회 등의 말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현실참여와는 거리가 있었던 저의 대학생활이 생각나며 또 한번의 반성을 하게 되었고, 상황을 바로보고 바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다짐을 현실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독서하는 습관일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진 것에 다시한 번 감사하고 좋은 습관을 지켜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책의 곳곳에 평소에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마하트마 간디에 대한 말씀이 들어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보았던 영화 '간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학교 시험이 끝난 후 친구와 몇 개 영화를 놓고 저울질하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간디를 선택하였고, 영화를 보고 나온 후 받은 감동과 함께 간디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마음 속에서 제 자신을 너무 기특해 했었습니다. 그때 본 영화를 꼭 다시 구해서 봐야겠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가슴에 와 닿는 좋은 구절을 읽었을 때, 책을 읽은 후 한번 더 마음에 새기고자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표시된 부분을 아래에 다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런 나무의 그늘에 견줄 때 우리들 사람의 그늘은 얼마나 엷고 빈약한가. 사람의 그늘은 덕인데, 눈앞의 사소한 이해타산에 걸려 덕의 그늘을 펼칠 줄 모른다. - 나무 아래서 무심을 익히다
그러니 사람은 살아 있을 때 사람 노릇을 해야 한다. 서로 믿고 의지하고 돕고 사랑하는 일이 인간의 길 아니겠는가. 너무 비관할 것 없다. 그렇다고 자만도 금물이다. 그저 사람 노릇 잘하면 사람이 된다. - 연기와 재를 보면서
과속은 무감각 상태를 가져온다. 그것은 맹목적인 행동과 같다. 너무 조급히 서둘다보면 조그만 일에서 오는 삶의 잔잔한 기쁨과 고마움을 놓치기 쉽다. 등산의 기쁨은 산을 오르는 일에 못지않게 산을 이만치서 바라보는 여유에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우리는 너무 서두른다
빈방에 홀로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분하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 - 텅 빈 충만
자연은 이렇듯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무상으로 열어 보이고 있는데, 일상에 찌든 사람들은 그런 선물을 받아들일 줄을 모든다. 받아들이기는 그만두고 얼마나 많이 허물며 더럽히고 있는가. 받아들이려면 먼저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리고 귀를 기울이며 지켜보아야 한다. - 입 다물고 귀를 기울이라
구만리 푸른 하늘에 (萬里靑天) 구름 일고 비 내리네 (雲起雨來)
빈 산에 사람 그림자 없이 (空山無人) 물 흐르고 꽃이 피더라 (水流花開) - 수류화개실 여담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 만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생각대로 불쑥불쑥 나오려는 말을 안으로 꿀꺽꿀꺽 삭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 - 불란서 여배우
단 한두 가지라도 좋으니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원을 세운다면, 시들한 일상이 새로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원 자체가 마침내 우리를 건져줄 것이다. 당신은 무슨 원을 세우고 사는가? - 큰마음
당연히 해야 할 의무나 '이웃의 도리'를 가지고도 우쭐거리거나 생색을 내려고 한다. 조그마한 공덕을 가지고 그 몇 곱을 드러내놓으려고 한다. 또 복을 받으려고만 하지 지으려는 일에는 소홀하다. - 복의 힘
때가 지나도 떨어질 줄 모르고 매달려 있는 잎은 보기가 민망스럽다.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산뜻하게 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빈자리에서 새봄의 움이 틀 것이다. - 가랑이 구르는 소리
"절망에 빠질 때마다 나는 역사적으로 어느 시대에서나 진리와 사랑이 항상 승리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마하트마 간디) - 누가 이 땅의 주인인가
2010년 7월 7일 수요일
콘트라베이스 (The Double Bass) - 파트리크 쥐스킨트 (Patrick Suskind, 1987)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1976), "비둘기" (1988), "좀머씨 이야기" (1991) 등의 소설로 유명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희곡인 콘트라베이스입니다. 유명한 작가의 유명한 책으로 많은 서평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습니다. 작가의 이름은 잘 몰랐지만, 작가의 소설들은 어디선가 한 번씩은 들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유명했죠.어두침침한 분위기에서 향수에만 미친 남자, 그루누이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먼저 접했던 저에게는 이 "콘트라베이스"도 비슷한 분위기를 가졌을 거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전혀 달랐습니다. 주인공인 오케스트라의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는 바로 우리 옆에 항상 존재하는 일반적인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는 1) 자신이 연주하는 콘트라베이스가 다른 오케스트라 악기들 중에 월등하게 중요한 악기라고 생각하고, 2) 중요한 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불평하고, 3) 자신이 콘트라베이스를 가장 잘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4) 자신보다 월등한 위대한 음악가들을 자신의 잦대로 평가하고, 5) 때로는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후회하고, 6) 부모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7) 직장 동료를 멀리서 좋아하지만, 8)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으로 고백하지 못하고, 9) 언젠가는 최고의 위치에 올라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있고, 10)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오케스트라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으며, 11) 때로는 자신의 콘트라베이스를 박살내고 싶은 그런 사람인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말 그대로 타성 (惰性)에 젖은 생활을 지속하게 됩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일상적인 업무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1주일, 한달 쉽게 지나갑니다. 어느덧 벌써 2010년도 반을 넘어서 7월이 되었습니다. 그저 소시민적인 삶에 만족하는 것이 행복인 것 같다가도, 노력하지 않는 내 모습에 실망하고, 미래를 걱정하고 하게 됩니다. 아마 3-40대 직장인들은 비슷한 생각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올해의 가졌던 작은 목표들은 몇 가지 이루었지만 가장 큰 목표였던 RICS Membership은 좀더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목표를 못 이루었다고 불평하지는 말고 착실히 한 가지씩 더 준비해야 겠습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전혀 달랐습니다. 주인공인 오케스트라의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는 바로 우리 옆에 항상 존재하는 일반적인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는 1) 자신이 연주하는 콘트라베이스가 다른 오케스트라 악기들 중에 월등하게 중요한 악기라고 생각하고, 2) 중요한 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불평하고, 3) 자신이 콘트라베이스를 가장 잘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4) 자신보다 월등한 위대한 음악가들을 자신의 잦대로 평가하고, 5) 때로는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후회하고, 6) 부모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7) 직장 동료를 멀리서 좋아하지만, 8)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으로 고백하지 못하고, 9) 언젠가는 최고의 위치에 올라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있고, 10)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오케스트라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으며, 11) 때로는 자신의 콘트라베이스를 박살내고 싶은 그런 사람인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말 그대로 타성 (惰性)에 젖은 생활을 지속하게 됩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일상적인 업무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1주일, 한달 쉽게 지나갑니다. 어느덧 벌써 2010년도 반을 넘어서 7월이 되었습니다. 그저 소시민적인 삶에 만족하는 것이 행복인 것 같다가도, 노력하지 않는 내 모습에 실망하고, 미래를 걱정하고 하게 됩니다. 아마 3-40대 직장인들은 비슷한 생각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올해의 가졌던 작은 목표들은 몇 가지 이루었지만 가장 큰 목표였던 RICS Membership은 좀더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목표를 못 이루었다고 불평하지는 말고 착실히 한 가지씩 더 준비해야 겠습니다.
2010년 6월 21일 월요일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 (All Marketers Are Liars) - Seth Godin (2005)
이번에는 마케팅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세계적인 마케팅 관련 베스트셀러 작가인 세스 고딘이라는 이름을 우연히 알게 되어 그의 여러 책들 중에서 하나를 골랐습니다. 그저 하얀색의 바탕없는 하드 커버 위에 선명한 선홍색의 작은 원 하나와 사람 그림 하나, 특이한 표지 디자인이 색다른 흥미를 불러 일으키게 합니다. 책의 제목도 약간은 자극적인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 (All Marketers Are Liars.)입니다. 그런데 표지속의 사람을 자세히 보면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책을 펼치면 표지와 같은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강렬한 선홍색의 큰 원으로 각 장의 제목을 강조하고, 같은 색으로 강조된 또한 내용도 약간은 자극적인 소제목들을 보게 됩니다. 작가의 전작인 "보랏빛 소"를 연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책의 겉모양과 함께 키워드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는 성공적인 마케팅의 비밀은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 페이지 마다의 내용은 일관적이지 못한 듯 하고, 가끔 튀어나오는 작가의 장난기어린 문장도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읽다보면 그동안 기억의 한편에 머물러있던 다양한 광고의 스토리들이 떠오르면서 작가의 전달하고자하는 내용이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실제 사례를 통해 들려 줍니다. 정말 기억에 남아있는 성공적인 광고들에는 무언가 다른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최근 가장 성공한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는 디자인, 단순한 기능, 스티브 잡스, 애플 매니아, 어플리케이션 등 수많은 스토리가 있지 않습니까? 작가가 제시하는 "위대한 스토리"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위대한 스토리는 진실하다.
2) 위대한 스토리는 약속을 담고 있다.
3) 위대한 스토리는 신뢰받는다.
4) 위대한 스토리는 모호하다.
5) 위대한 스토리는 급속히 자리 잡는다.
6) 위대한 스토리는 논리보다는 감각에 호소한다.
7) 위대한 스토리가 모든이를 겨냥하는 경우는 드물다.
8) 위대한 스토리에는 자기모순이 없다.
9)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대한 스토리는 우리의 세계관과 일치한다.
다음은 범위를 넓혀 책의 중심 내용인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성공적인 마케팅이 거치는 단계를 다음과 같이 스토리텔링합니다.
1) Step 1: 그들의 세계관은 당신이 마케팅을 시도하기 전에 이미 형성되었다. - 여기서 세계관이란 개개의 소비자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적용하는 원칙과 가치관, 신념, 성향 등을 가리킨다. 따라서 현명한 마케터라면 사람들의 세계관을 바꾸기 변화시키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종류의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을 찾아 그 세계관에 맞춰 스토리의 프레임을 짤 것이다.
2) Step 2: 사람들은 오직 새로운 것에만 주목하고 궁금해한다. - 최고의 마케팅 기술은 획기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며 잘 퍼질 것 같은, 그렇지만 간단한 스토리를 만들어 퍼뜨리는 것이다.
3) Step 3: 스토리는 첫인상에서 시작된다. - 소비자들은 '선택'이라는 잔인한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순간적인 판단을 내리고, '첫 만남'이 아닌 진정성을 가진 '첫인상'이 중요하다.
4) Step 4: 위대한 마케터들은 믿을 만한 스토리를 들려준다. - 완전무결하게 진실인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위해 진실을 바탕으로 하는 악의없는 거짓말이 중요하다.
5) Step 5: 믿음을 주는 마케터가 성공한다. - 최고의 스토리는 진정성이 깃든 스토리다. 진정성이 없다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단 한 번뿐이며 그것으로 끝이다.
이후 작가는 다양한 사례들과 전작인 "보랏빛 소가 온다"의 내용과 함께 위의 내용들을 강조합니다. 위의 내용들과 함께 한 가지 더 기억나는 것은 "스토리"가 어떻게 전달되고 퍼져나가느냐입니다. 위대한 스토리들은 따로 광고를 하거나 소문을 내지 않아도 말 그대로 입소문을 타고 퍼져 나갑니다. 여러분들도 어떤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고 크게 만족하였다면 이 사실을 친구들에게 자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겁니다. 아이폰과 관련한 수많은 개인 블로그들을 보십시오.
15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해 오면서 마케팅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본 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 건설업계에 종사해왔기 때문에, 공사나 용역의 수주를 위한 "영업" 또는 "접대"의 개념만을 알고 있었고, 그러한 "영업"은 나에게 피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내 주위에 있는 "마케팅"은 TV 광고 정도만이었고, 굳이 건설업에서 찾는다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브랜드화 정도만 해당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말그대로 마케팅은 엔지니어인 나와는 관계없는 "다른 전문가의 영역"이었습니다.
저는 최근에 새롭게 출발하는 회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회사가 출범한 시기는 2009년 12월로 이제 6개월이 지났습니다.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건설 프로젝트에서의 Cost Management (Quantity Surveying)은 아직 국내에 시장조차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영업에 상당히 고전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설 프로젝트의 발주자들에게 새로운 "스토리"를 전달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도 "한국에서의 QS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라는 한 마디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시기에 이 책을 읽게된 것이 우연이 아닌 듯 합니다. 제 개인을 위해서도, 회사를 위해서도 "Why Cost Management (QS)?"와 "Why Turner and Townsend Korea?"라는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 "영업"이 아닌 "마케팅"에 새로운 또한 즐거운 도전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책을 펼치면 표지와 같은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강렬한 선홍색의 큰 원으로 각 장의 제목을 강조하고, 같은 색으로 강조된 또한 내용도 약간은 자극적인 소제목들을 보게 됩니다. 작가의 전작인 "보랏빛 소"를 연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책의 겉모양과 함께 키워드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는 성공적인 마케팅의 비밀은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 페이지 마다의 내용은 일관적이지 못한 듯 하고, 가끔 튀어나오는 작가의 장난기어린 문장도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읽다보면 그동안 기억의 한편에 머물러있던 다양한 광고의 스토리들이 떠오르면서 작가의 전달하고자하는 내용이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실제 사례를 통해 들려 줍니다. 정말 기억에 남아있는 성공적인 광고들에는 무언가 다른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최근 가장 성공한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는 디자인, 단순한 기능, 스티브 잡스, 애플 매니아, 어플리케이션 등 수많은 스토리가 있지 않습니까? 작가가 제시하는 "위대한 스토리"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위대한 스토리는 진실하다.
2) 위대한 스토리는 약속을 담고 있다.
3) 위대한 스토리는 신뢰받는다.
4) 위대한 스토리는 모호하다.
5) 위대한 스토리는 급속히 자리 잡는다.
6) 위대한 스토리는 논리보다는 감각에 호소한다.
7) 위대한 스토리가 모든이를 겨냥하는 경우는 드물다.
8) 위대한 스토리에는 자기모순이 없다.
9)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대한 스토리는 우리의 세계관과 일치한다.
다음은 범위를 넓혀 책의 중심 내용인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성공적인 마케팅이 거치는 단계를 다음과 같이 스토리텔링합니다.
1) Step 1: 그들의 세계관은 당신이 마케팅을 시도하기 전에 이미 형성되었다. - 여기서 세계관이란 개개의 소비자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적용하는 원칙과 가치관, 신념, 성향 등을 가리킨다. 따라서 현명한 마케터라면 사람들의 세계관을 바꾸기 변화시키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종류의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을 찾아 그 세계관에 맞춰 스토리의 프레임을 짤 것이다.
2) Step 2: 사람들은 오직 새로운 것에만 주목하고 궁금해한다. - 최고의 마케팅 기술은 획기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며 잘 퍼질 것 같은, 그렇지만 간단한 스토리를 만들어 퍼뜨리는 것이다.
3) Step 3: 스토리는 첫인상에서 시작된다. - 소비자들은 '선택'이라는 잔인한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순간적인 판단을 내리고, '첫 만남'이 아닌 진정성을 가진 '첫인상'이 중요하다.
4) Step 4: 위대한 마케터들은 믿을 만한 스토리를 들려준다. - 완전무결하게 진실인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위해 진실을 바탕으로 하는 악의없는 거짓말이 중요하다.
5) Step 5: 믿음을 주는 마케터가 성공한다. - 최고의 스토리는 진정성이 깃든 스토리다. 진정성이 없다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단 한 번뿐이며 그것으로 끝이다.
이후 작가는 다양한 사례들과 전작인 "보랏빛 소가 온다"의 내용과 함께 위의 내용들을 강조합니다. 위의 내용들과 함께 한 가지 더 기억나는 것은 "스토리"가 어떻게 전달되고 퍼져나가느냐입니다. 위대한 스토리들은 따로 광고를 하거나 소문을 내지 않아도 말 그대로 입소문을 타고 퍼져 나갑니다. 여러분들도 어떤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고 크게 만족하였다면 이 사실을 친구들에게 자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겁니다. 아이폰과 관련한 수많은 개인 블로그들을 보십시오.
15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해 오면서 마케팅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본 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 건설업계에 종사해왔기 때문에, 공사나 용역의 수주를 위한 "영업" 또는 "접대"의 개념만을 알고 있었고, 그러한 "영업"은 나에게 피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내 주위에 있는 "마케팅"은 TV 광고 정도만이었고, 굳이 건설업에서 찾는다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브랜드화 정도만 해당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말그대로 마케팅은 엔지니어인 나와는 관계없는 "다른 전문가의 영역"이었습니다.
저는 최근에 새롭게 출발하는 회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회사가 출범한 시기는 2009년 12월로 이제 6개월이 지났습니다.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건설 프로젝트에서의 Cost Management (Quantity Surveying)은 아직 국내에 시장조차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영업에 상당히 고전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설 프로젝트의 발주자들에게 새로운 "스토리"를 전달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도 "한국에서의 QS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라는 한 마디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시기에 이 책을 읽게된 것이 우연이 아닌 듯 합니다. 제 개인을 위해서도, 회사를 위해서도 "Why Cost Management (QS)?"와 "Why Turner and Townsend Korea?"라는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 "영업"이 아닌 "마케팅"에 새로운 또한 즐거운 도전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2010년 6월 19일 토요일
Elemental Cost Breakdown Structure (부위별 공사비분류체계)
공사비 분류체계 (Cost Breakdown Structure; 이하 CBS)는 프로젝트 전체를 보다 정확하게 매니지먼트하기 위하여 체계적으로 분류한 세부 원가 요소입니다. Work Breakown Structure를 Cost Management 관점에서 쓰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입니다. 즉, 공사비의 각 구성 내용을 표현하는 내역서 (Cost Estimate)에 포함된 각 작업항목들의 체계를 의미합니다.
많은 Cost Management 관련 내용 중에서 CBS에 대해 가장 먼저 설명하는 이유는 QS의 국내 정착을 위해 기본적으로 그리고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Cost Management는 시공회사를 중심으로 하여 시공단계의 원가절감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1990년대 초반 Construction Management의 개념이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되면서 프로젝트 초기의 Cost Management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하였지만, 현업에서는 아직도 시공 단계의 원가절감 방법만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시공사에서뿐만 아니라 많은 Project Manage나 Construction Manager 회사들에서도 보여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랜 기간 동안 시공회사의 현장에 소속되어 직접 시공 관련 업무를 수행하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CBS는 공종별 분류이며, 같은 종류의 현장 작업 또는 각 협력업체의 업무 범위에 따라 분류한 것입니다. 이 공종별 분류는 시공사의 입장에서 시공 단계의 공사비를 관리하기에는 편리하지만, 설계단계에서 발주자의 입장에서 공사비를 관리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기에는 그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 즉 같은 Cost Management라고 해도 시기에 따라, 주체에 따라서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건설 프로젝트의 초기 설계단계의 Cost Management를 위해서는 Elemental CBS (부위별 또는 요소별)를 반드시 사용해야 합니다. 이 분류체계는 건설 프로젝트의 설계단계에서 엔지니어 또는 설계자들의 설계 진행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여 여러 설계대안이 변화함에 따라 함께 변화하는 공사비를 쉽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위별 분류체계는 영국 BCIS의 Standard Form of Cost Analysis, 역시 영국 RICS의 New Rules of Measurement, 미국의 Uniformat 등이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표준화된 분류체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음은 BCIS의 Standard Form of Cost Analysis입니다.
1 Substructure (지하구조물공사)
1A Substructure (지하구조물공사)
2 Superstructure (지상구조물공사)
2A Frame (기둥 및 보 등의 구조 프레임공사)
2B Upper Floors (슬래브공사)
2C Roof (지붕공사)
2D Stairs (계단공사)
2E External Walls (외벽마감공사)
2F External Windows and Doors (외부창호공사)
2G Internal Walls and Partitions (내벽 및 파티션공사)
2H Internal Doors (내부 문공사)
3 Finishes (건축마감공사)
3A Wall Finishes (벽체마감공사)
3B Floor Finishes (바닥마감공사)
3C Ceiling Finishes (천정마감공사)
4 Fittings and Furnishings (가구류, 가전기구, Signage 등)
5 Services (기계설비 및 전기설비 공사)
5A Sanitary Appliances (화장실 위생기구)
5B Services Equipment (주방기구)
5C Disposal Installations (건물 내 배수 및 쓰레기 처리 시설)
5D Water Installations (급수설비)
5E Heat Source (보일러)
5F Space Heating and Air Treatment (난방설비)
5G Ventilating Systems (환기설비)
5H Electrical Installations (전기설비)
5I Fuel Installations (연료공급설비)
5J Lift and Conveyor Installations (엘리베이터 및 컨베이어설비)
5K Fire and Lighting Protection (소방 및 소방조명설비)
5L Communications and Security Installations (통신 및 보안설비)
5M Speciall Installations (특수시설의 설치)
5N Builder's Work in Connection (설비공사에 부수되는 건축공사)
5O Management of the Commissioning of Services (시운전 관리)
6 External Works (조경 및 부대토목 공사)
6A Site Works (부지조성공사 및 조경공사)
6B Drainage (배수공사)
6C External Services (외부 전기 및 기계설비)
6D Minor Building Works (기타 건축물 외부 부위들)
6E Demolitions and work outside the Site (해체 및 단지 외부 공사)
7 Preliminaries (공통가설 및 현장관리비)
8 Contingencies (예비비)
9 Design Fee (설계비)
이상의 Elemental CBS를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프로젝트 초기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설계대안들에 대한 설계자 및 엔지니어들의 의사결정 단위에 따른 공사비관리, 다른 말로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은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 서비스"가 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Elemental CBS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다른 몇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1) 신뢰할 수 있는 Elemental CBS에 따른 Cost Database의 구축: 프로젝트 초기의 제한된 설계정보로 인해 과거 유사 프로젝트의 Cost Database를 반드시 활용해야 합니다.
2) 한국의 건설환경에 적합한 Cost Planning 기법의 개발: 실시설계가 완성된 이후의 공사비견적에 치중되어 있는 건설환경을 자연스럽게 변화시킬 수 있는 기법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Manual의 개발, 공사비관리를 위한 IT 프로그램 개발 등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3) 발주자들의 인식 전환 노력: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 서비스"가 발주자에게 직접적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Turner and Townsend Korea에서는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 서비스를 위해 BCIS의 Standard Form of Cost Analysis를 활용합니다. 영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InTTegra"라는 Cost Database와 "Cato"라는 Cost Planning 프로그램이 모두 BCIS의 SFCA를 따르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형 InTTegra, 즉 한국 프로젝트들을 대상으로 BCIS의 SFCA에 따른 Cost Database를 구축 중에 있으며, 구축된 이후에는 강력한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많은 Cost Management 관련 내용 중에서 CBS에 대해 가장 먼저 설명하는 이유는 QS의 국내 정착을 위해 기본적으로 그리고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Cost Management는 시공회사를 중심으로 하여 시공단계의 원가절감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1990년대 초반 Construction Management의 개념이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되면서 프로젝트 초기의 Cost Management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하였지만, 현업에서는 아직도 시공 단계의 원가절감 방법만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시공사에서뿐만 아니라 많은 Project Manage나 Construction Manager 회사들에서도 보여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랜 기간 동안 시공회사의 현장에 소속되어 직접 시공 관련 업무를 수행하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CBS는 공종별 분류이며, 같은 종류의 현장 작업 또는 각 협력업체의 업무 범위에 따라 분류한 것입니다. 이 공종별 분류는 시공사의 입장에서 시공 단계의 공사비를 관리하기에는 편리하지만, 설계단계에서 발주자의 입장에서 공사비를 관리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기에는 그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 즉 같은 Cost Management라고 해도 시기에 따라, 주체에 따라서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건설 프로젝트의 초기 설계단계의 Cost Management를 위해서는 Elemental CBS (부위별 또는 요소별)를 반드시 사용해야 합니다. 이 분류체계는 건설 프로젝트의 설계단계에서 엔지니어 또는 설계자들의 설계 진행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여 여러 설계대안이 변화함에 따라 함께 변화하는 공사비를 쉽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위별 분류체계는 영국 BCIS의 Standard Form of Cost Analysis, 역시 영국 RICS의 New Rules of Measurement, 미국의 Uniformat 등이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표준화된 분류체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음은 BCIS의 Standard Form of Cost Analysis입니다.
1 Substructure (지하구조물공사)
1A Substructure (지하구조물공사)
2 Superstructure (지상구조물공사)
2A Frame (기둥 및 보 등의 구조 프레임공사)
2B Upper Floors (슬래브공사)
2C Roof (지붕공사)
2D Stairs (계단공사)
2E External Walls (외벽마감공사)
2F External Windows and Doors (외부창호공사)
2G Internal Walls and Partitions (내벽 및 파티션공사)
2H Internal Doors (내부 문공사)
3 Finishes (건축마감공사)
3A Wall Finishes (벽체마감공사)
3B Floor Finishes (바닥마감공사)
3C Ceiling Finishes (천정마감공사)
4 Fittings and Furnishings (가구류, 가전기구, Signage 등)
5 Services (기계설비 및 전기설비 공사)
5A Sanitary Appliances (화장실 위생기구)
5B Services Equipment (주방기구)
5C Disposal Installations (건물 내 배수 및 쓰레기 처리 시설)
5D Water Installations (급수설비)
5E Heat Source (보일러)
5F Space Heating and Air Treatment (난방설비)
5G Ventilating Systems (환기설비)
5H Electrical Installations (전기설비)
5I Fuel Installations (연료공급설비)
5J Lift and Conveyor Installations (엘리베이터 및 컨베이어설비)
5K Fire and Lighting Protection (소방 및 소방조명설비)
5L Communications and Security Installations (통신 및 보안설비)
5M Speciall Installations (특수시설의 설치)
5N Builder's Work in Connection (설비공사에 부수되는 건축공사)
5O Management of the Commissioning of Services (시운전 관리)
6 External Works (조경 및 부대토목 공사)
6A Site Works (부지조성공사 및 조경공사)
6B Drainage (배수공사)
6C External Services (외부 전기 및 기계설비)
6D Minor Building Works (기타 건축물 외부 부위들)
6E Demolitions and work outside the Site (해체 및 단지 외부 공사)
7 Preliminaries (공통가설 및 현장관리비)
8 Contingencies (예비비)
9 Design Fee (설계비)
이상의 Elemental CBS를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프로젝트 초기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설계대안들에 대한 설계자 및 엔지니어들의 의사결정 단위에 따른 공사비관리, 다른 말로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은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 서비스"가 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Elemental CBS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다른 몇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1) 신뢰할 수 있는 Elemental CBS에 따른 Cost Database의 구축: 프로젝트 초기의 제한된 설계정보로 인해 과거 유사 프로젝트의 Cost Database를 반드시 활용해야 합니다.
2) 한국의 건설환경에 적합한 Cost Planning 기법의 개발: 실시설계가 완성된 이후의 공사비견적에 치중되어 있는 건설환경을 자연스럽게 변화시킬 수 있는 기법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Manual의 개발, 공사비관리를 위한 IT 프로그램 개발 등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3) 발주자들의 인식 전환 노력: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 서비스"가 발주자에게 직접적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Turner and Townsend Korea에서는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 서비스를 위해 BCIS의 Standard Form of Cost Analysis를 활용합니다. 영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InTTegra"라는 Cost Database와 "Cato"라는 Cost Planning 프로그램이 모두 BCIS의 SFCA를 따르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형 InTTegra, 즉 한국 프로젝트들을 대상으로 BCIS의 SFCA에 따른 Cost Database를 구축 중에 있으며, 구축된 이후에는 강력한 설계단계의 공사비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010년 6월 6일 일요일
버리고 떠나기 - 법정 (1993)
법정 스님의 책을 한 권 더 읽었습니다. 역시 63편의 짧은 수필들을 모아서 엮은 수상집 (隨想集)입니다.
스님은 자연을 참 많이 사랑하셨던 분인 것 같습니다. 자연과 함께 생활하셨던 것을 책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불교의 교리, 인간의 도리에 대한 말씀, 사회성 있는 글 등 모든 스님의 가르침들이 순리에 맞고 진실됨을 더욱 느낄 수 있고, 당연히 고개숙이게 됩니다. 책을 읽는 중에 상대적으로 자연과 한없이 멀리 있는 저를 보게 되었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자연에 대한 말씀을 읽는 동안에는 몰입이 잘 되지 않고 잡념이 일어나다가도, 이어지는 생활과 가까운 말씀에는 다시 읽음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성적이기만 한 목표를 위해 이성적인 방법으로만 살아가는 저로서는 항상 감정이 날카롭고, 주변과의 마찰이 느끼며, 때로는 누군가와의 인연이 끊어지고 마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삶에 있어서 자연 또는 감성의 중요성은 여러 차례 느껴왔었지만 저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이 달라집니다. 나이들면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라는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자연이라는 감성이라는 절실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한 번도 자연과 가깝게 지낸 적이 없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겠습니다.
이 책의 글들은 1989년부터 1993년 사이에 쓰여졌습니다. 공교롭게도 저는 1989년에 대학에 입학하여 1993년에 졸업했습니다. 대학 4년간 이 책과는 너무도 상반되는 행동을 하며 살았다는 것을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국가를 위하지도 않았고, 사회를 돌아보지도 않았으며, 개인을 발전시키지도 않았던 무의미한 시기였습니다. 적당한 학교 과제와 술, 담배, 친구, 애인 등과의 순간적인 재미를 좇던 부끄러운 생활을 보냈습니다. 글 중에 "인생을 낭비한 죄"라는 제목을 가진 글이 있습니다. 그 제목만으로도 반성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읽은 후에는 반성과 함께 다짐, 걱정, 후회 등의 감정이 복잡하게 얽혔습니다.
늦게라도 철든다는 것은 마음을 행복하고 충만하게 해줍니다. 최근에 집사람에게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나이들면서 철드네"입니다. 처음에는 듣기 거북하던 말이, 지금은 칭찬으로 들리고 더 듣고 싶은 말로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얼마나 좋아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는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면 점점 더 많이 만족하게 되는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책의 내용 중에서 꼭 다시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자연계에서 배운다" - 만약 고정된 채 새로운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죽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살아있는 것은 다 한목숨이다" - 이와 같이 모든 개체의 생명은 큰 생명의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들이다. 경우에 따라 가지는 시들어도 그 생명의 뿌리는 결코 시드는 일이 없다. 생명의 뿌리는 우주의 근원적인 원리이기 때문이다.
"입시에 낙방당한 부모들에게" - 교육이 참으로 해야 할 일은 그럴듯한 직업을 얻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과정을 이해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무엇이 진리이고 삶의 진실인지 스스로 찾아내도록 거드는 일입니다. 우리들의 삶이 그저 그렇고 그런 잿빛 일상으로 그쳐서는 안됩니다. 삶은 말할 수 없이 엄청난 신비입니다. 그 사람 자신이 스스로 찾아내야 할 신비입니다.
"승가의 기초교육" - 눈길을 걸을 때 / 함부로 밟지 말라 / 내가 걷는 이 발자국 / 뒷사람의 길잡이가 되리니.
"크게 버려야 크게 얻는다" - 피어 있는 것만이 꽃이 아니라 지는 것도 또한 꽃이다.
"인생을 낭비한 죄" - 삶이란 누구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이 저마다 삶의 현장에서 몸소 귀기울여 들으면서 순간순간 이해하는 일이다. 그러기 때문에 삶은 영원히 새로운 것일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은 저마다의 삶에 책임이 있다. 외부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만이 아니라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끝없는 관심을 가지고 낱낱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당당하게 살려는 사람만이 자기 몫의 삶에 책임을 진다.
"장마철 이야기" - 그 한가와 고요와 맑음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만한 보상을 치른다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그래서 세상에는 공것도 없고 거저 되는 일도 없다. 그 어떤 형태의 삶이건 간에 그 삶의 차지만큼 치러야 할 몫이 있는 법이다. 크면 클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치러야 할 그 몫도 또한 크고 많을 수밖에 없다.
"남의 삶과 비교하지 말라" - 사람은 저마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독창적인 존재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마다 삶의 조건이 다르고, 삶의 양식이 다르며, 또한 그 그릇이 다르다. 그래서 저마다 자신의 그림자를 이끌고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스님은 자연을 참 많이 사랑하셨던 분인 것 같습니다. 자연과 함께 생활하셨던 것을 책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불교의 교리, 인간의 도리에 대한 말씀, 사회성 있는 글 등 모든 스님의 가르침들이 순리에 맞고 진실됨을 더욱 느낄 수 있고, 당연히 고개숙이게 됩니다. 책을 읽는 중에 상대적으로 자연과 한없이 멀리 있는 저를 보게 되었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자연에 대한 말씀을 읽는 동안에는 몰입이 잘 되지 않고 잡념이 일어나다가도, 이어지는 생활과 가까운 말씀에는 다시 읽음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성적이기만 한 목표를 위해 이성적인 방법으로만 살아가는 저로서는 항상 감정이 날카롭고, 주변과의 마찰이 느끼며, 때로는 누군가와의 인연이 끊어지고 마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삶에 있어서 자연 또는 감성의 중요성은 여러 차례 느껴왔었지만 저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이 달라집니다. 나이들면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라는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자연이라는 감성이라는 절실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한 번도 자연과 가깝게 지낸 적이 없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겠습니다.
이 책의 글들은 1989년부터 1993년 사이에 쓰여졌습니다. 공교롭게도 저는 1989년에 대학에 입학하여 1993년에 졸업했습니다. 대학 4년간 이 책과는 너무도 상반되는 행동을 하며 살았다는 것을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국가를 위하지도 않았고, 사회를 돌아보지도 않았으며, 개인을 발전시키지도 않았던 무의미한 시기였습니다. 적당한 학교 과제와 술, 담배, 친구, 애인 등과의 순간적인 재미를 좇던 부끄러운 생활을 보냈습니다. 글 중에 "인생을 낭비한 죄"라는 제목을 가진 글이 있습니다. 그 제목만으로도 반성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읽은 후에는 반성과 함께 다짐, 걱정, 후회 등의 감정이 복잡하게 얽혔습니다.
늦게라도 철든다는 것은 마음을 행복하고 충만하게 해줍니다. 최근에 집사람에게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나이들면서 철드네"입니다. 처음에는 듣기 거북하던 말이, 지금은 칭찬으로 들리고 더 듣고 싶은 말로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얼마나 좋아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는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면 점점 더 많이 만족하게 되는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책의 내용 중에서 꼭 다시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자연계에서 배운다" - 만약 고정된 채 새로운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죽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살아있는 것은 다 한목숨이다" - 이와 같이 모든 개체의 생명은 큰 생명의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들이다. 경우에 따라 가지는 시들어도 그 생명의 뿌리는 결코 시드는 일이 없다. 생명의 뿌리는 우주의 근원적인 원리이기 때문이다.
"입시에 낙방당한 부모들에게" - 교육이 참으로 해야 할 일은 그럴듯한 직업을 얻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과정을 이해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무엇이 진리이고 삶의 진실인지 스스로 찾아내도록 거드는 일입니다. 우리들의 삶이 그저 그렇고 그런 잿빛 일상으로 그쳐서는 안됩니다. 삶은 말할 수 없이 엄청난 신비입니다. 그 사람 자신이 스스로 찾아내야 할 신비입니다.
"승가의 기초교육" - 눈길을 걸을 때 / 함부로 밟지 말라 / 내가 걷는 이 발자국 / 뒷사람의 길잡이가 되리니.
"크게 버려야 크게 얻는다" - 피어 있는 것만이 꽃이 아니라 지는 것도 또한 꽃이다.
"인생을 낭비한 죄" - 삶이란 누구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이 저마다 삶의 현장에서 몸소 귀기울여 들으면서 순간순간 이해하는 일이다. 그러기 때문에 삶은 영원히 새로운 것일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은 저마다의 삶에 책임이 있다. 외부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만이 아니라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끝없는 관심을 가지고 낱낱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당당하게 살려는 사람만이 자기 몫의 삶에 책임을 진다.
"장마철 이야기" - 그 한가와 고요와 맑음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만한 보상을 치른다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그래서 세상에는 공것도 없고 거저 되는 일도 없다. 그 어떤 형태의 삶이건 간에 그 삶의 차지만큼 치러야 할 몫이 있는 법이다. 크면 클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치러야 할 그 몫도 또한 크고 많을 수밖에 없다.
"남의 삶과 비교하지 말라" - 사람은 저마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독창적인 존재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마다 삶의 조건이 다르고, 삶의 양식이 다르며, 또한 그 그릇이 다르다. 그래서 저마다 자신의 그림자를 이끌고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2010년 6월 5일 토요일
Quantity Surveyor의 업무 (3) - 계약 후 단계 업무 (Post-Contract Services)
발주자와 시공사의 계약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착공과 함께 실제 건설이 이루어지는 "시공"이 시작됩니다. 계약에 정의된 서로의 의무에 따라서 해야할 일들을 진행하고 또한 서로의 권리를 상대방에게 요구합니다. 대표적인 시공사 입장에서의 의무는 발주자가 요구하는 바 (설계)에 따라 공사 목적물을 만들어가는 것이고, 권리는 수행된 일의 정도에 따른 비용을 이윤과 함께 받는 것입니다. 반대로 발주자는 일의 수행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고 요구하는 품질의 목적물을 얻게 됩니다.
따라서 계약 후 단계에서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공사 목적물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비용을 평가하는 업무이며, 이는 QS가 수행해야 하는 고유의 업무입니다. 수십 개월 동안 지속되는 큰 규모의 공사들은 한달 동안 진행된 금액만 해도 수십억원에 달하게 되며, 이렇게 수십억원이나 되는 돈만큼 공사 목적물이 완료되었는지 정확하게 평가하는 일은 아주 어렵습니다. 또한 발주자와 시공사의 입장 차이로 공사 목적물이 완성되었다라는 기준에 차이가 있게 되고 이러한 경우에는 QS의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판단은 계약조건에 기술되어 있는 내용에 근거하여 내려지게 됩니다. 이상에서 설명된 업무를 기성관리라고 합니다.
기성관리를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하나하나의 건설 프로젝트마다 상세하게 계약 조건에 정해져 있게 됩니다. 한달에 한번 평가할 것인지 두달에 한번 평가할 것인지, 평가 후 한달 내에 지급할 것이지 두달 내에 지급할 것인지, 현금으로 지급할 것인지 어음으로 지급할 것인지, 기성 금액에서 하자보수에 대한 유보금을 지급 전에 제할 것인지 아닌지, 시공사는 청구하는 기성 금액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지, 발주자는 며칠 내에 검사를 완료해야 하는지 등이 모두 계약 조건에 들어가야 할 내용들입니다.
기성관리 업무가 QS의 고유업무라고 했지만, 국내에서는 QS가 참여하지 않는 건설 프로젝트가 대부분입니다. 국내의 프로젝트인 경우에는 대부분 감리에서 기성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건설사업관리자가 수행하는 경우도 있고,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계약 당시 미리 지급할 금액과 지급할 시기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언급할 수 있는 업무는 설계변경 관리입니다. 건설 프로젝트는 말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공 중에라도 변경해야 할 사항들이 많이 생깁니다. 발주자의 추가 요구사항이 있을 수도 있고, 자재를 변경하는 수도 있으며, 도면의 오류에 의해 수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경 사항들은 미리 설계에 의해 산정된 계약 금액의 변경을 수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변경된 금액들은 설계변경의 원인에 따라 발주자가 지불해야 하는 경우와 시공사의 책임으로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항에 따라서는 금액은 시공사가 부담하지만 변경 시공에 필요한 시간은 인정받는 경우 (공기연장)도 있습니다. 설계변경의 원인이 무엇이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지 판단하는 업무, 설계변경에 따라 변하는 공사비는 얼마인지 평가하는 업무, 시공사와 평가한 금액을 합의하여 결정하는 업무 등이 세부적으로 따르게 됩니다. 물론 설계변경 관리를 수행하는 절차 및 설계변경의 원인에 따른 책임과 의무 등도 모두 계약 조건에 명시되어 있어야 합니다.
꼭 설계변경이 아니더라도 시공사는 계약 조건에 명시된 경우에는 추가되는 금액을 발주자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가 금액 청구를 통상적으로 클레임이라고 하고, 클레임 청구가 있을 경우에 QS는 클레임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그 가치를 평가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외국에서는 계약에 명시되어 있는 상대방에 대한 의무 사항을 어기게 되면 가차없이 클레임이 청구되게 됩니다. 클레임의 발생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방법 또는 절차까지도 계약조건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QS의 영향은 프로젝트 내에서만이고 발주자와 시공사가 같은 결론에 협의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여러 단계의 중재를 거치게 되고, 이도 실패하면 법정으로 가게 됩니다. 중재 등에 관한 내용은 저도 더 배우고 경험해야 하는 업무입니다.
이상이 계약 후 단계의 대표적인 QS 업무들입니다. 여기에 일정 기간 (주로 한 달) 동안에 발생한 사항들을 발주자에게 리포트하는 업무와 Risk 항목들을 관리하는 업무는 프로젝트의 진행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업무들입니다.
따라서 계약 후 단계에서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공사 목적물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비용을 평가하는 업무이며, 이는 QS가 수행해야 하는 고유의 업무입니다. 수십 개월 동안 지속되는 큰 규모의 공사들은 한달 동안 진행된 금액만 해도 수십억원에 달하게 되며, 이렇게 수십억원이나 되는 돈만큼 공사 목적물이 완료되었는지 정확하게 평가하는 일은 아주 어렵습니다. 또한 발주자와 시공사의 입장 차이로 공사 목적물이 완성되었다라는 기준에 차이가 있게 되고 이러한 경우에는 QS의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판단은 계약조건에 기술되어 있는 내용에 근거하여 내려지게 됩니다. 이상에서 설명된 업무를 기성관리라고 합니다.
기성관리를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하나하나의 건설 프로젝트마다 상세하게 계약 조건에 정해져 있게 됩니다. 한달에 한번 평가할 것인지 두달에 한번 평가할 것인지, 평가 후 한달 내에 지급할 것이지 두달 내에 지급할 것인지, 현금으로 지급할 것인지 어음으로 지급할 것인지, 기성 금액에서 하자보수에 대한 유보금을 지급 전에 제할 것인지 아닌지, 시공사는 청구하는 기성 금액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지, 발주자는 며칠 내에 검사를 완료해야 하는지 등이 모두 계약 조건에 들어가야 할 내용들입니다.
기성관리 업무가 QS의 고유업무라고 했지만, 국내에서는 QS가 참여하지 않는 건설 프로젝트가 대부분입니다. 국내의 프로젝트인 경우에는 대부분 감리에서 기성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건설사업관리자가 수행하는 경우도 있고,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계약 당시 미리 지급할 금액과 지급할 시기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언급할 수 있는 업무는 설계변경 관리입니다. 건설 프로젝트는 말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공 중에라도 변경해야 할 사항들이 많이 생깁니다. 발주자의 추가 요구사항이 있을 수도 있고, 자재를 변경하는 수도 있으며, 도면의 오류에 의해 수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경 사항들은 미리 설계에 의해 산정된 계약 금액의 변경을 수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변경된 금액들은 설계변경의 원인에 따라 발주자가 지불해야 하는 경우와 시공사의 책임으로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항에 따라서는 금액은 시공사가 부담하지만 변경 시공에 필요한 시간은 인정받는 경우 (공기연장)도 있습니다. 설계변경의 원인이 무엇이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지 판단하는 업무, 설계변경에 따라 변하는 공사비는 얼마인지 평가하는 업무, 시공사와 평가한 금액을 합의하여 결정하는 업무 등이 세부적으로 따르게 됩니다. 물론 설계변경 관리를 수행하는 절차 및 설계변경의 원인에 따른 책임과 의무 등도 모두 계약 조건에 명시되어 있어야 합니다.
꼭 설계변경이 아니더라도 시공사는 계약 조건에 명시된 경우에는 추가되는 금액을 발주자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가 금액 청구를 통상적으로 클레임이라고 하고, 클레임 청구가 있을 경우에 QS는 클레임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그 가치를 평가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외국에서는 계약에 명시되어 있는 상대방에 대한 의무 사항을 어기게 되면 가차없이 클레임이 청구되게 됩니다. 클레임의 발생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방법 또는 절차까지도 계약조건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QS의 영향은 프로젝트 내에서만이고 발주자와 시공사가 같은 결론에 협의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여러 단계의 중재를 거치게 되고, 이도 실패하면 법정으로 가게 됩니다. 중재 등에 관한 내용은 저도 더 배우고 경험해야 하는 업무입니다.
이상이 계약 후 단계의 대표적인 QS 업무들입니다. 여기에 일정 기간 (주로 한 달) 동안에 발생한 사항들을 발주자에게 리포트하는 업무와 Risk 항목들을 관리하는 업무는 프로젝트의 진행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업무들입니다.
2010년 6월 3일 목요일
의식 (意識) - 매실주 담그기
남을 의식하고 살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일들이 꽤 많아진다. 남뿐만 아니라 일의 결과를 의식한다면 역시 시작하기가 어렵다. 반대로 남 또는 결과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곧바로 다른 사람들의 수근거림이 들리는 듯하다. 그러한 수근거림이 귓가에 맴돌아 지레 겁먹고 시작도 못한 일들이 많았었다.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생각하면서.
어제 임시공휴일을 맞이해서 그 동안 꼭 하고 싶었던 일을 해냈다.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 꼭 남을 의식해야 하는 일도 아니지만 식구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결과가 잘못되면 사먹느니만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등의 생각을 하면서 몇 년째 못했었던 일이다. 그 일은 바로 매실주 담그기. 어머니에게 직접 담그신 매실청을 얻어서 먹고, 가끔 본가에 갈 때 직접 담그신 매실주를 마시면 그 향과 맛이 너무나 좋았었다. 그 때마다 반드시 내 손으로 만들겠노라고 다짐을 했고 결국 어제 성공했다.
올해는 꼭 술을 담그겠다는 생각으로 몇달 전부터 좋아하는 몇 사람들 앞에서 약속하고 다짐을 했다. 그리고는 인터넷을 통해 6월초부터 매실이 수확된다는 것을 알았고, 매실주 담그는 법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매실주를 담그는데도 사람들마다 방법이 조금씩은 달랐다. 매실과 소주의 양, 매실과 설탕의 양, 한번에 매실, 설탕, 소주를 같이 넣는 방법, 매실청을 만들고 나서 술을 담그라는 분, 2-3주 숙성 후 소주를 넣는 방법 등. 마침내 이렇듯 방법이 다양한 것을 보니 비율 맞추기가 어렵지 않게 될 수 있을거라는 자신이 생겼다.
이마트에 가서 8리터 짜리 유리병을 사고, 담금소주 1.8리터 짜리 두 병을 사고, 시장에 가서 매실 5kg을 샀다. 조금만 하려다가 5kg 박스를 보고 이왕 하는 것하여 5kg을 모두 샀고, 결국은 이마트에 다시 가서 8리터 유리병과 설탕을 더 사야 했다. 소주는 나중에 필요할 때 사고. 한 병은 매실청으로, 한 병은 매실주로 담그기로 하고, 유리병을 깨끗이 닦고, 매실도 깨끗이 닦고 다 마르기를 기다렸다. 내가 술마시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는 5학년 딸이 한 마디 거들었다. "아빠 이렇게 진지한 모습은 처음 본다." 앞으로 백일 후에는 매실청과 술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커다란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크다.
올해 들어서는 남들 또는 결과를 의식하는 일이 적어졌다. 다짐을 했던 일도 지키는 경우가 많다. 친한 회사 사람들과 1박 2일 야영을 하였고, 출퇴근 버스 안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책을 읽고 있으며, 딸과 함께 야구장을 열심히 다니고 있고, 또 오늘 매실주를 담갔다. 솔직히 올해 자신과 약속한 것 중에는 지리산 등반만이 남았다. 사실 봄에 하려고 했었는데, 지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늘 또 다짐해야지. 올해 가을에는 반드시 할거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
하지만 또 생각하면 아직도 남을 또는 결과를 의식해서 못하는 일들이 많다. 혼자 등산 가는 것은 아직도 큰 다짐을 해야만 하고, 버스 안에서 책의 제목을 다른 사람이 볼 것 같아 신경 쓰이고, 야구장에 응원 깃발을 가지고 가면 남들이 쳐다보며 웃는 것 같아서 영 불편하다. 분명한 것은 하지 못했던 일을 하나씩 해낼 때마다 행복해짐을 느끼는 것이다. 다음 주 야구장에 갈 때는 꼭 응원 깃발을 가져가야지. 이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고, 딸이 원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어제 임시공휴일을 맞이해서 그 동안 꼭 하고 싶었던 일을 해냈다.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 꼭 남을 의식해야 하는 일도 아니지만 식구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결과가 잘못되면 사먹느니만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등의 생각을 하면서 몇 년째 못했었던 일이다. 그 일은 바로 매실주 담그기. 어머니에게 직접 담그신 매실청을 얻어서 먹고, 가끔 본가에 갈 때 직접 담그신 매실주를 마시면 그 향과 맛이 너무나 좋았었다. 그 때마다 반드시 내 손으로 만들겠노라고 다짐을 했고 결국 어제 성공했다.
올해는 꼭 술을 담그겠다는 생각으로 몇달 전부터 좋아하는 몇 사람들 앞에서 약속하고 다짐을 했다. 그리고는 인터넷을 통해 6월초부터 매실이 수확된다는 것을 알았고, 매실주 담그는 법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매실주를 담그는데도 사람들마다 방법이 조금씩은 달랐다. 매실과 소주의 양, 매실과 설탕의 양, 한번에 매실, 설탕, 소주를 같이 넣는 방법, 매실청을 만들고 나서 술을 담그라는 분, 2-3주 숙성 후 소주를 넣는 방법 등. 마침내 이렇듯 방법이 다양한 것을 보니 비율 맞추기가 어렵지 않게 될 수 있을거라는 자신이 생겼다.
이마트에 가서 8리터 짜리 유리병을 사고, 담금소주 1.8리터 짜리 두 병을 사고, 시장에 가서 매실 5kg을 샀다. 조금만 하려다가 5kg 박스를 보고 이왕 하는 것하여 5kg을 모두 샀고, 결국은 이마트에 다시 가서 8리터 유리병과 설탕을 더 사야 했다. 소주는 나중에 필요할 때 사고. 한 병은 매실청으로, 한 병은 매실주로 담그기로 하고, 유리병을 깨끗이 닦고, 매실도 깨끗이 닦고 다 마르기를 기다렸다. 내가 술마시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는 5학년 딸이 한 마디 거들었다. "아빠 이렇게 진지한 모습은 처음 본다." 앞으로 백일 후에는 매실청과 술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커다란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크다.
올해 들어서는 남들 또는 결과를 의식하는 일이 적어졌다. 다짐을 했던 일도 지키는 경우가 많다. 친한 회사 사람들과 1박 2일 야영을 하였고, 출퇴근 버스 안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책을 읽고 있으며, 딸과 함께 야구장을 열심히 다니고 있고, 또 오늘 매실주를 담갔다. 솔직히 올해 자신과 약속한 것 중에는 지리산 등반만이 남았다. 사실 봄에 하려고 했었는데, 지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늘 또 다짐해야지. 올해 가을에는 반드시 할거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
하지만 또 생각하면 아직도 남을 또는 결과를 의식해서 못하는 일들이 많다. 혼자 등산 가는 것은 아직도 큰 다짐을 해야만 하고, 버스 안에서 책의 제목을 다른 사람이 볼 것 같아 신경 쓰이고, 야구장에 응원 깃발을 가지고 가면 남들이 쳐다보며 웃는 것 같아서 영 불편하다. 분명한 것은 하지 못했던 일을 하나씩 해낼 때마다 행복해짐을 느끼는 것이다. 다음 주 야구장에 갈 때는 꼭 응원 깃발을 가져가야지. 이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고, 딸이 원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2010년 5월 27일 목요일
Quantity Surveyor의 업무 (2) - 계약 관련 업무 (Contract Management Service)
QS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바로 계약과 관련한 것입니다. 여기서 계약이란 발주자와 시공자 사이의 계약을 말합니다. 타산업 분야와는 다른 건설 프로젝트만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실제 완성물을 만들기도 전에 발주자와 시공자 사이에서 설계정보를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하고 계약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시킨다는 것입니다. 또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다양한 조직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계약을 통해 각 조직들 사이의 의무와 책임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 됩니다.
실제적으로 계약에 이르는 과정은 건설 프로젝트 각각에 따라 너무나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입찰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경우에 QS는 입찰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고, 종합적으로 입찰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주요한 업무들을 단계별로 구분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입찰 서류의 준비는 다른 업무들에 비해 더욱 강한 QS 고유의 업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계약이라는 것 자체가 외국에 비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지만, 외국 프로젝트에서는 이 입찰 서류에 프로젝트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업무입니다. 모든 프로젝트를 둘러싼 상황이 분석되어야 하고, 분석된 내용에 따라 입찰서류의 문장 하나하나가 정해지게 됩니다. 물론 표준계약서식을 사용하지만 중요한 내용 하나하나는 발주자와 협의를 통해 결정되게 됩니다. 상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를 통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입찰 전 공사비산정은 입찰서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정해놓는다는 목적이 큽니다. 물론 입찰 도면을 근거로 공사비를 산정하는 것이지만, 시공사들의 입찰서를 비교하고, 분석하기 위한 기준 자료로 사용되게 됩니다.
입찰관리에는 입찰초청, 입찰서류의 전달, addendum의 준비 및 전달, 시공사 Q&A, 입찰서 접수 등의 절차적 업무를 뜻합니다. 이러한 절차가 끝나고 입찰서가 접수되면 QS는 접수된 입찰서의 분석을 실시합니다. 누락된 내용은 없는지, 계산 상의 실수는 없는지, 금액의 차이는 어느 항목에서 나는 것인지, 각 공사별로 공사비 비율은 적정한지, 입찰 서류에 제시된 발주자의 요구사항은 정확하게 반영하였는지, 본사관리비 및 이윤은 적정한 수준으로 포함되었는지, 공사수주를 위해 무리한 입찰금액을 산정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분석하고 분석된 내용을 "Tender Report"로써 발주자에게 보고하게 됩니다.이 보고서는 분석된 내용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시공사를 추천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됩니다.
이후 발주자와의 협의를 통해 시공사와의 최종 협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절차를 통해 최종안이 조율되면 QS는 입찰서류와 입찰기간에 추가된 서류들을 모두 모아 계약서류를 만들게 됩니다. 이를 발주자에게 전달하면 발주자와 시공사가 공사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우선 QS는 발주자에게 프로젝트의 특성에 맞는 계약방식을 추천해야 합니다. 모든 건설 프로젝트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대형 그룹 내에서 그룹 사옥에 대한 개발과 시공을 모두 한다면 발주자와 시공자 사이의 계약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고, 어떤 중동에 위치한 건설 프로젝트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시공사들이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국제적인 기준의 입찰 서류를 준비하지 않으면 입찰 및 계약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상세한 설계가 완료된 후 입찰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또 다른 프로젝트는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설계를 진행하여 여러 단계에 걸친 입찰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공자의 입장에서도 어떤 프로젝트는 반드시 수주를 하기 위해 이윤없이 최소한의 관리비용만을 포함하여 입찰에 응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처음부터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이런 상황들은 모두 관련 프로젝트의 여러 가지 특징들을 상세히 분석하여 내리는 판단으로, QS는 이런 프로젝트의 상황들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발주자가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고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러한 보고에 포함되는 내용에는 PQ수행 여부, 입찰방식, 낙찰자 선정방식, 계약방식, 계약서의 종류, 주요 계약 내용, 적절한 입찰참여사의 추천, 시장상황 등이 포함됩니다.
실제적으로 계약에 이르는 과정은 건설 프로젝트 각각에 따라 너무나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입찰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경우에 QS는 입찰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고, 종합적으로 입찰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주요한 업무들을 단계별로 구분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입찰자격사전평가 (Pre Qualification, PQ)
- 입찰서류의 준비 및 시공사 배포
- 입찰 전 공사비 산정
- 입찰 관리 (Q&A, 추가입찰서류 준비 및 배포, 입찰서 접수 등)
- 입찰서 분석 (실수, 누락, 추가, 도면 및 시방서 해석 잘못, 각 입찰내역의 비교 등)
- 입찰서 분석 리포트 (Tender Report, 발주자에게 낙찰 후보자를 조언)
- 최종 협상
- 계약서류 준비 등
입찰 서류의 준비는 다른 업무들에 비해 더욱 강한 QS 고유의 업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계약이라는 것 자체가 외국에 비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지만, 외국 프로젝트에서는 이 입찰 서류에 프로젝트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업무입니다. 모든 프로젝트를 둘러싼 상황이 분석되어야 하고, 분석된 내용에 따라 입찰서류의 문장 하나하나가 정해지게 됩니다. 물론 표준계약서식을 사용하지만 중요한 내용 하나하나는 발주자와 협의를 통해 결정되게 됩니다. 상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를 통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입찰 전 공사비산정은 입찰서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정해놓는다는 목적이 큽니다. 물론 입찰 도면을 근거로 공사비를 산정하는 것이지만, 시공사들의 입찰서를 비교하고, 분석하기 위한 기준 자료로 사용되게 됩니다.
입찰관리에는 입찰초청, 입찰서류의 전달, addendum의 준비 및 전달, 시공사 Q&A, 입찰서 접수 등의 절차적 업무를 뜻합니다. 이러한 절차가 끝나고 입찰서가 접수되면 QS는 접수된 입찰서의 분석을 실시합니다. 누락된 내용은 없는지, 계산 상의 실수는 없는지, 금액의 차이는 어느 항목에서 나는 것인지, 각 공사별로 공사비 비율은 적정한지, 입찰 서류에 제시된 발주자의 요구사항은 정확하게 반영하였는지, 본사관리비 및 이윤은 적정한 수준으로 포함되었는지, 공사수주를 위해 무리한 입찰금액을 산정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분석하고 분석된 내용을 "Tender Report"로써 발주자에게 보고하게 됩니다.이 보고서는 분석된 내용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시공사를 추천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됩니다.
이후 발주자와의 협의를 통해 시공사와의 최종 협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절차를 통해 최종안이 조율되면 QS는 입찰서류와 입찰기간에 추가된 서류들을 모두 모아 계약서류를 만들게 됩니다. 이를 발주자에게 전달하면 발주자와 시공사가 공사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상의 내용들은 흔히 "전통적인 방식"이라 불리는 설계 완료 후 입찰을 시행하는 경우를 가정해서 설명한 것입니다. 다른 Procurement System이 적용되면 업무 범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만 실제적으로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는 방식입니다. 이상에서 언급된 업무들 외에도 건설계약과 관련해서는 표준계약서식, 입찰 및 계약 절차, 공공공사를 위한 계약제도, 주요 건설선진국의 계약제도, 공사비지급방법에 따른 계약방식, 공사수행방식에 따른 계약방식, 입찰 및 계약서류의 구성 등 많은 내용들에 대하여 설명해야 합니다. 앞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하나씩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건설 프로젝트들은 기본적으로 수백억원, 수천억원, 많게는 수조원까지도 사용될 수 있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이런 엄청난 금액이 몇 년 동안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누가 언제 어떻게 얼만큼의 금액을 청구하고, 집행하고 하는 절차를 정해놓는 것이 건설계약입니다. 여기에 이런 금액의 청구 및 집행을 위해서 누가 어떤 일을 어느 정도의 품질로 공급하고, 검사하고, 승인하는 것도 역시 정해져야 합니다. 또한 정해진 내용을 맞추지 못했을 경우에는 어떤 식의 책임을 얼만큼 져야 하는 지도 규정해야 합니다. 이런 것이 건설계약입니다. 이런 내용들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매일매일 목소리 높여 싸우는 일이 시공사와 발주자의 주업무가 될 것입니다. 문제는 국내의 건설 프로젝트들은 이러한 건설계약의 중요성을 너무 간과해 왔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목소리 높여 싸우는 일들이 많이 발생했었습니다. 국내의 시공사와 발주자들은 이런 문제들을 1) 계약은 적당한 금액으로 합의하고, 2) 시공 중에 많은 금액을 설계변경으로 청구하고, 3) 청구된 금액 중 적당한 금액을 인정해주어 서로 적당한 선에서 해결해 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QS의 계약관련 업무는 이러한 불합리한 요소를 없애고, 정확하게 규정되어 있는 계약 조건을 만들어내고 이를 역시 정확하게 집행하여 합리적으로 건설프로젝트를 수행해나는 선진화된 전문 서비스인 것입니다.
보통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건설 프로젝트들은 기본적으로 수백억원, 수천억원, 많게는 수조원까지도 사용될 수 있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이런 엄청난 금액이 몇 년 동안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누가 언제 어떻게 얼만큼의 금액을 청구하고, 집행하고 하는 절차를 정해놓는 것이 건설계약입니다. 여기에 이런 금액의 청구 및 집행을 위해서 누가 어떤 일을 어느 정도의 품질로 공급하고, 검사하고, 승인하는 것도 역시 정해져야 합니다. 또한 정해진 내용을 맞추지 못했을 경우에는 어떤 식의 책임을 얼만큼 져야 하는 지도 규정해야 합니다. 이런 것이 건설계약입니다. 이런 내용들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매일매일 목소리 높여 싸우는 일이 시공사와 발주자의 주업무가 될 것입니다. 문제는 국내의 건설 프로젝트들은 이러한 건설계약의 중요성을 너무 간과해 왔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목소리 높여 싸우는 일들이 많이 발생했었습니다. 국내의 시공사와 발주자들은 이런 문제들을 1) 계약은 적당한 금액으로 합의하고, 2) 시공 중에 많은 금액을 설계변경으로 청구하고, 3) 청구된 금액 중 적당한 금액을 인정해주어 서로 적당한 선에서 해결해 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QS의 계약관련 업무는 이러한 불합리한 요소를 없애고, 정확하게 규정되어 있는 계약 조건을 만들어내고 이를 역시 정확하게 집행하여 합리적으로 건설프로젝트를 수행해나는 선진화된 전문 서비스인 것입니다.
2010년 5월 25일 화요일
서 있는 사람들 - 법정 (1978)
얼마 전에 입적하신 法頂 스님의 책을 읽었습니다. 꼭 읽어봤어야 할 책을 읽지 못한 것 같아서 항상 마음이 찜찜했었는데, 마음 먹고 여러 권을 연속해서 읽어야 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솔직히 그 동안 스님의 이름만을 듣고 있었을 뿐, 왜 훌륭한 스님이신지, 어떤 생을 살아오신 분인지, 어떤 가르침을 주신 분인지 전혀 몰랐었습니다. 그저 남들이 훌륭한 분이라 하니 훌륭하신 줄 알았던 것이죠. 창피합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스님의 책을 읽으며 어떤 분이길래, 어떤 가르침을 주셨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도서관에서 스님의 책을 빌리기 위해 검색하던 중에 몇 번을 놀라고 더욱 창피해졌습니다. 우선 그렇게 많은 책을 쓰셨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또 그렇게 많은 책들이 대출 중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래 전부터 책을 쓰셨다는 사실에도 놀랐습니다. 이러한사실들에 더해 지금까지 스님의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창피보다는 어떤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너무 늦게 재미를 붙인 책읽기지만, 이런 두려움을 앞으로 계속 간직하여 좋은 습관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이 책은 스님께서 1973년부터 1978년 사이에 쓰셨던 여러 글들을 "山居集", "毒感時代", "茶來軒閑談", "悲", "出世間"의 다섯 주제에 따라 모아 묶은 것입니다. 스님의 일상, 경험과 관련한 글, 사회성을 많이 가진 글, 불교의 원리나 가르침에 관한 글 등 여러 가지 내용입니다. 뜻을 알지 못하는 한자로 된 낯선 용어들이 몇 개 나오기는 하지만, 사전을 찾는 별다른 노력은 하지 않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다양한 내용들을 읽으면서 느낀점들을 정리해보면,
도서관에서 스님의 책을 빌리기 위해 검색하던 중에 몇 번을 놀라고 더욱 창피해졌습니다. 우선 그렇게 많은 책을 쓰셨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또 그렇게 많은 책들이 대출 중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래 전부터 책을 쓰셨다는 사실에도 놀랐습니다. 이러한사실들에 더해 지금까지 스님의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창피보다는 어떤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너무 늦게 재미를 붙인 책읽기지만, 이런 두려움을 앞으로 계속 간직하여 좋은 습관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이 책은 스님께서 1973년부터 1978년 사이에 쓰셨던 여러 글들을 "山居集", "毒感時代", "茶來軒閑談", "悲", "出世間"의 다섯 주제에 따라 모아 묶은 것입니다. 스님의 일상, 경험과 관련한 글, 사회성을 많이 가진 글, 불교의 원리나 가르침에 관한 글 등 여러 가지 내용입니다. 뜻을 알지 못하는 한자로 된 낯선 용어들이 몇 개 나오기는 하지만, 사전을 찾는 별다른 노력은 하지 않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다양한 내용들을 읽으면서 느낀점들을 정리해보면,
- 좋은 글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 자연의 소중함은 불변의 진리이다.
- 민족 고유 문화의 소중함 역시 불변의 진리이다.
- 착하고 겸손하게 살아야겠다.
- 계속해서 스님의 여러 책을 읽어야겠다.
2010년 5월 21일 금요일
Quantity Surveyor의 업무 (1) - 계약 전 단계 업무 (Pre-Contract Service)
건설 프로젝트에서 발주자와 시공사의 계약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계약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수행되는 업무와 계약이 이루어진 이후에 수행되는 업무는 상당히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Quantity Surveyor (QS)의 업무도 보통 계약을 기준으로 성격을 달리하며, 계약 전 단계 (Pre-Contract), 계약 단계 (Contract) 및 계약 후 단계 (Post-Contract)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계약 전 단계의 QS 업무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QS는 일반적으로 프로젝트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수행하는 업무는 주로 발주자의 예산을 개략적으로 산정하는 것입니다. 이 때는 발주자가 어떤 위치의 땅에 어떤 용도의 시설물을 건설하겠다는 생각만을 가진 상태로 향후 건설 프로젝트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금액을 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축물의 경우 법규에 따라 가능한 면적과 건축물의 용도에 따른 단위면적당 공사비를 활용하여 예상 공사비를 산정합니다. 이러한 업무를 예산 편성 (Budgeting)이라고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타당성 분석 (Feasibility Study)이라 불리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측을 실시하게 되며, 이 또한 QS의 업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업무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규모가 큰 상업적인 시설물인 경우에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후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QS는 각 설계 단계에 맞추어 공사비를 산정 (Cost Estimate 또는 Cost Planning)하게 됩니다. 설계 단계는 흔히 기획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실시설계 등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각 국가별로 또는 프로젝트의 종류별로도 다른 설계 단계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설계 업무의 특성상 한번에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별로 발전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공사비의 산정도 각 단계별로 유용한 설계 정보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집니다. 설계 초기 단계에는 프로젝트의 용도별, 각 실의 기능별로 단위면적당 공사비를 활용하고, 다음 단계는 주요 작업 항목의 개략 물량의 산출과 합성 단가로 공사비를 산정하게 됩니다. 이후 설계가 진행됨에 따라 상세한 설계도면이 준비되면 상세한 작업 항목의 물량을 산출하고 각 작업 항목들의 단가를 조사하여 공사비를 산정합니다.
Value Management도 중요한 업무 분야의 하나입니다. 보통 VE는 전체 프로젝트 팀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업무이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이 공사비의 절감이기 때문에 QS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지만, 현실에서는 금액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업무의 범위는 프로젝트에 따라 다양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VE 팀의 리더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단지 팀의 일원으로 절감액을 산정하는 업무만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리스크 (Risk) 항목들을 찾아내어 관리하는 업무도 QS가 수행합니다. 리스크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 중에서 프로젝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항목들을 뜻합니다. 이러한 리스크 항목들을 미리 파악하고, 평가 (계량화)하여 해결하는 과정을 리스크 관리 (Risk Management)라 합니다. 리스크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법 (Tool)들을 활용하게 되며, 해결하는 방법도 다양하여 리스크 항목 하나하나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필요로 합니다. 국내의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리스크 관리 업무가 활성화되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업무이며, 외국에 진출한 국내 건설회사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입니다.
이상의 주요 업무 내용 이외에도, 설계대안들의 평가 (Cost Study), 발주자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 (Cost Report) 등의 업무들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게 됩니다. 각각의 업무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다음 글들에서 하겠습니다.
QS는 일반적으로 프로젝트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수행하는 업무는 주로 발주자의 예산을 개략적으로 산정하는 것입니다. 이 때는 발주자가 어떤 위치의 땅에 어떤 용도의 시설물을 건설하겠다는 생각만을 가진 상태로 향후 건설 프로젝트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금액을 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축물의 경우 법규에 따라 가능한 면적과 건축물의 용도에 따른 단위면적당 공사비를 활용하여 예상 공사비를 산정합니다. 이러한 업무를 예산 편성 (Budgeting)이라고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타당성 분석 (Feasibility Study)이라 불리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측을 실시하게 되며, 이 또한 QS의 업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업무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규모가 큰 상업적인 시설물인 경우에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후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QS는 각 설계 단계에 맞추어 공사비를 산정 (Cost Estimate 또는 Cost Planning)하게 됩니다. 설계 단계는 흔히 기획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실시설계 등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각 국가별로 또는 프로젝트의 종류별로도 다른 설계 단계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설계 업무의 특성상 한번에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별로 발전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공사비의 산정도 각 단계별로 유용한 설계 정보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집니다. 설계 초기 단계에는 프로젝트의 용도별, 각 실의 기능별로 단위면적당 공사비를 활용하고, 다음 단계는 주요 작업 항목의 개략 물량의 산출과 합성 단가로 공사비를 산정하게 됩니다. 이후 설계가 진행됨에 따라 상세한 설계도면이 준비되면 상세한 작업 항목의 물량을 산출하고 각 작업 항목들의 단가를 조사하여 공사비를 산정합니다.
Value Management도 중요한 업무 분야의 하나입니다. 보통 VE는 전체 프로젝트 팀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업무이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이 공사비의 절감이기 때문에 QS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지만, 현실에서는 금액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업무의 범위는 프로젝트에 따라 다양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VE 팀의 리더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단지 팀의 일원으로 절감액을 산정하는 업무만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리스크 (Risk) 항목들을 찾아내어 관리하는 업무도 QS가 수행합니다. 리스크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 중에서 프로젝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항목들을 뜻합니다. 이러한 리스크 항목들을 미리 파악하고, 평가 (계량화)하여 해결하는 과정을 리스크 관리 (Risk Management)라 합니다. 리스크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법 (Tool)들을 활용하게 되며, 해결하는 방법도 다양하여 리스크 항목 하나하나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필요로 합니다. 국내의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리스크 관리 업무가 활성화되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업무이며, 외국에 진출한 국내 건설회사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입니다.
이상의 주요 업무 내용 이외에도, 설계대안들의 평가 (Cost Study), 발주자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 (Cost Report) 등의 업무들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게 됩니다. 각각의 업무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다음 글들에서 하겠습니다.
2010년 5월 18일 화요일
Quantity Surveying (Cost Management)의 소개
건설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조직들이 참여하게 됩니다. 집주인이라 할 수 있는 발주자와 실질적인 목적물을 만들어내는 시공사를 비롯하여 투자자, 시행자 (디벨로퍼), 설계자, 건설사업관리자, 감리, 그리고 건설 목적물의 사용자 등이 대표적인 참여 조직들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시공사는 수십 종류의 협력업체 및 자재공급업체를 거느리게 되고, 설계 또한 구조설계, 건축설계, 인테리어설계, 토목설계 등으로 세분화되어 수행됩니다. 특히 프로젝트의 규모가 크거나, 내용이 복잡하거나, 이전에 비슷한 경험이 없는 프로젝트에서는 전문화된 조직들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Quantity Surveying이라고 하는 분야는 이러한 건설 프로젝트의 다양한 조직들 중의 하나입니다. 주로 전체 프로젝트의 발주자 편에서 시공사와의 계약 (Contract)과 관련된 업무와 프로젝트 전단계에 걸쳐 사업비 (Cost)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Contract와 Cost가 키워드이고, cost를 좀더 큰 개념으로 생각해서 다른 말로는 Cost Management라고 합니다. Quantity Surveying이라는 말이 역사적으로 너무 오래된 용어라서 최근의 발전한 건설 프로젝트 수행방식을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에 들어서는 Cost Management이라는 용어가 점점 더 많이 쓰여지는 것 같습니다.
Quantity Surveying의 역할 및 정의를 정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 조직이 국내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많이 활용되지 못해왔기 때문입니다.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은 각 나라마다 다르게 발전하여 왔습니다. 우리나라를 예를 들면,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재벌그룹들에 포함된 건설회사 (시공사)들이 건설 시장을 주도해 오다가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등의 대형사고로 인한 부실공사 추방을 목적으로 감리가 활성화되었고,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건설사업관리자가 중요한 조직으로 부상했습니다. 이 중 건설사업관리 (Construction Management)는 미국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을 국내에 도입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낙후된 국내의 건설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가장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건설 프로젝트 수행방식을 수입해서 적용한 것입니다. Quantity Surveying은 건설사업관리와는 달리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건설 프로젝트의 수행방식으로, 국내에서 외국자본을 활용하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이 많아지고, 그 프로젝트들의 발주자들이 다양한 국가들로부터 국내에 들어오면서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국내의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된 예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에 많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대형 건설회사, 대형 설계사무소, 대형 건설사업관리회사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Quantity Surveying이 적용되었거나 향후 적용될 예정인 국내의 주요 건설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 번에는 Quantity Surveying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 지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Quantity Surveying이라고 하는 분야는 이러한 건설 프로젝트의 다양한 조직들 중의 하나입니다. 주로 전체 프로젝트의 발주자 편에서 시공사와의 계약 (Contract)과 관련된 업무와 프로젝트 전단계에 걸쳐 사업비 (Cost)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Contract와 Cost가 키워드이고, cost를 좀더 큰 개념으로 생각해서 다른 말로는 Cost Management라고 합니다. Quantity Surveying이라는 말이 역사적으로 너무 오래된 용어라서 최근의 발전한 건설 프로젝트 수행방식을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에 들어서는 Cost Management이라는 용어가 점점 더 많이 쓰여지는 것 같습니다.
Quantity Surveying의 역할 및 정의를 정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 조직이 국내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많이 활용되지 못해왔기 때문입니다.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은 각 나라마다 다르게 발전하여 왔습니다. 우리나라를 예를 들면,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재벌그룹들에 포함된 건설회사 (시공사)들이 건설 시장을 주도해 오다가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등의 대형사고로 인한 부실공사 추방을 목적으로 감리가 활성화되었고,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건설사업관리자가 중요한 조직으로 부상했습니다. 이 중 건설사업관리 (Construction Management)는 미국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을 국내에 도입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낙후된 국내의 건설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가장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건설 프로젝트 수행방식을 수입해서 적용한 것입니다. Quantity Surveying은 건설사업관리와는 달리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건설 프로젝트의 수행방식으로, 국내에서 외국자본을 활용하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이 많아지고, 그 프로젝트들의 발주자들이 다양한 국가들로부터 국내에 들어오면서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국내의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된 예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에 많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대형 건설회사, 대형 설계사무소, 대형 건설사업관리회사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Quantity Surveying이 적용되었거나 향후 적용될 예정인 국내의 주요 건설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New Songdo City Development - Gale International (1,3공구), Portman Holdings (6,8공구)
- Seoul Finance Center (AIG) - AIG
- Parc 1 - Skylan Development
- Berjaya Jeju Resort - Berjaya
다음 번에는 Quantity Surveying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 지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2010년 5월 15일 토요일
딜리셔스 샌드위치 - 유병률 (2008)
현재 다니는 직장의 모기업에서는 모든 직원들에게 1달에 독후감 1편을 제출하게 합니다. 한달은 자유롭게 도서를 선정하고, 다른 한달은 권장도서를 지정해주어 같은 모든 직원들이 같은 도서를 읽게 됩니다. 1주일 전에 6월과 8월의 권장도서가 발표되었는데 그 중의 한 권이 바로 유병률 기자의 "딜리셔스 샌드위치"였습니다.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한 수고를 아끼려고 또한 직원들에게 권장하는 도서라면 당연히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습니다. 역시 회사의 직원들에게 권장하는 도서인 만큼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책이였습니다.
그림도 없는 까만색 하드커버, 표지의 앞뒤에 모두 있는 뉴욕이라는 말,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낯선 제목, 비교적 얇아 보이는 두께 등 첫 인상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주말에 주로 도서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분으로 다른 책을 한 권 더 빌려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책의 내용과 구성에 바로 감탄하기 시작했고, 흥미로운 소설을 읽듯이 빠른 속도로 읽게 되었습니다.
먼저 책의 내용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의 시작은 뉴욕의 문화와 경제에 대한 작가의 생각으로부터입니다. 작가는 뉴욕이 런던과 파리를 뛰어 넘는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된 계기를 문화에서 찾고 있으며, 57번 스트리트, 소호, 첼시로 이어지는 뉴욕 문화와 경제의 숨바꼭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경제 분야에 있어서의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합니다. 수많은 개인들에 의해 진화하는 웹2.0, 문화적 배경을 갖춘 팀빌딩형의 CEO3.0, 여행같은 출장 및 문화마케팅의 강조 등 최근의 패러다임 변화들을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실제 개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생활에 대해 안내를 해 줍니다. 입장료가 비싼 유명 예술인들의 공연 등을 관람해야만 문화적인 생활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들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마인드가 더욱 중요하다는 내용에는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앞의 내용과는 좀 거리가 있는 듯도 하지만, 웹2.0 시대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써 글쓰기를 제시하였습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CEO Jonathan Schwartz의 블로그, 하버드의 익스포스 (Expos) 글쓰기 프로그램, 전 코카콜라 회장 Douglas Taft의 2000년 신년사 등의 예시와 함께 잘쓰는 글쓰기보다 논리적 흐름이 있고,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내용으로 글쓰는 것을 권유합니다.
길지 않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문장들과 공감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블로그와 관련된 내용들은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를 더 분명하게 만들어주었고, 과거 잠깐 활용하다가 잊고 말았던 블로깅 경험을 반복하지 말자는 다짐을 더 강하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이 블로그의 제목대로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 분야에 대한 글을 주로 올리려고 했던 만들 당시의 목적을 다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좀더 노력해서 Quantity Surveying과 관련된 글들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또다른 공감 부분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입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는 남과 다른 것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입니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심지어는 취미에서도 남과 다른 나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지 못하고 남과 같은 부분의 문화를 남보다 더 잘해야 우월해질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넘쳐나는 사회입니다. 다른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문화적이지 못한 우리의 문화를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공감 부분은 문화에 대한 접근 방법입니다. 작가는 다양한 글로써 문화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마인드를 배우자는 것이지, 모르던 지식을 공부하자는 뜻이 아닙니다."라든지 "문화는 살아가고,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입니다." 등과 같은 문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문화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룰 수 있는 악기도 없고, 그림을 직접 그린 적은 학교 졸업하고 한 번도 없습니다. 다만 제 나름대로 문화를 즐기는 방법들을 찾으려 애썼고, 나름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며칠 전에 업무와 관련한 회사 회의 도중 "compact"라는 단어를 접했습니다. 현재 진행하는 도심형생활주택 프로젝트의 광고를 위한 회의였는데, 광고 컨셉으로 "compact"이 선정된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compact"의 어감이 뭔가 작은 규모의 상품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이 바로 "compact"의 의미를 잘 갖추고 있습니다. "compact"는 그저 작은 것이 아니라, 작지만 완벽할 것 같은 어감이 있습니다. 이 책은 페이지는 "compact"하지만 품고 있는 내용은 완벽할 정도로 훌륭합니다.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은 모두 한 번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림도 없는 까만색 하드커버, 표지의 앞뒤에 모두 있는 뉴욕이라는 말,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낯선 제목, 비교적 얇아 보이는 두께 등 첫 인상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주말에 주로 도서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분으로 다른 책을 한 권 더 빌려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책의 내용과 구성에 바로 감탄하기 시작했고, 흥미로운 소설을 읽듯이 빠른 속도로 읽게 되었습니다.
먼저 책의 내용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의 시작은 뉴욕의 문화와 경제에 대한 작가의 생각으로부터입니다. 작가는 뉴욕이 런던과 파리를 뛰어 넘는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된 계기를 문화에서 찾고 있으며, 57번 스트리트, 소호, 첼시로 이어지는 뉴욕 문화와 경제의 숨바꼭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경제 분야에 있어서의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합니다. 수많은 개인들에 의해 진화하는 웹2.0, 문화적 배경을 갖춘 팀빌딩형의 CEO3.0, 여행같은 출장 및 문화마케팅의 강조 등 최근의 패러다임 변화들을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실제 개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생활에 대해 안내를 해 줍니다. 입장료가 비싼 유명 예술인들의 공연 등을 관람해야만 문화적인 생활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들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마인드가 더욱 중요하다는 내용에는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앞의 내용과는 좀 거리가 있는 듯도 하지만, 웹2.0 시대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써 글쓰기를 제시하였습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CEO Jonathan Schwartz의 블로그, 하버드의 익스포스 (Expos) 글쓰기 프로그램, 전 코카콜라 회장 Douglas Taft의 2000년 신년사 등의 예시와 함께 잘쓰는 글쓰기보다 논리적 흐름이 있고,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내용으로 글쓰는 것을 권유합니다.
길지 않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문장들과 공감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블로그와 관련된 내용들은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를 더 분명하게 만들어주었고, 과거 잠깐 활용하다가 잊고 말았던 블로깅 경험을 반복하지 말자는 다짐을 더 강하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이 블로그의 제목대로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 분야에 대한 글을 주로 올리려고 했던 만들 당시의 목적을 다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좀더 노력해서 Quantity Surveying과 관련된 글들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또다른 공감 부분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입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는 남과 다른 것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입니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심지어는 취미에서도 남과 다른 나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지 못하고 남과 같은 부분의 문화를 남보다 더 잘해야 우월해질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넘쳐나는 사회입니다. 다른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문화적이지 못한 우리의 문화를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공감 부분은 문화에 대한 접근 방법입니다. 작가는 다양한 글로써 문화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마인드를 배우자는 것이지, 모르던 지식을 공부하자는 뜻이 아닙니다."라든지 "문화는 살아가고,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입니다." 등과 같은 문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문화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룰 수 있는 악기도 없고, 그림을 직접 그린 적은 학교 졸업하고 한 번도 없습니다. 다만 제 나름대로 문화를 즐기는 방법들을 찾으려 애썼고, 나름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 공립도서관 이용: 과거에는 학교도서관이나 공립도서관을 이요했다기 보다는 열람실만 이용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용 방법을 잘 몰라서 그랬었기도 했겠지만, 책 빌리고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것 말고는 딱히 할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도서관은 전혀 다른 곳 같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별도의 도서관을 갖추고 있어서 애들과 함께 즐길 수 있고, 멀티미디어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예약을 하면 영상학습교재, 각종 영화 등의 DVD 등을 쉽게 시청할 수 있고, 소장하고 있는 도서뿐 아니라 잡지의 종류도 아주 다양하여 주말에 가족과 함께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 문예회관 이용: 제가 살고 있는 안양시 비산동에서 15분 내에 수 있는 공연장을 갖춘 문예회관만 해도, 과천, 의왕, 안양, 평촌, 군포 등 5 곳 이상입니다. 특히 과천의 어린이 대상 공연들은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정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주 적은 금액으로 회원이 되면 각종 공연들을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고, 꼭 회원이 아니더라도 잘 고르면 1~2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훌륭한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 기업 인터넷 홈페이지의 문화이벤트 참여: 대기업들의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문화이벤트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제가 이용했던 것 중에 좋았던 것은 금융기관에서 매년 진행하는 사생대회, 휘발유 주유할 때마다 생기는 영화, 미술관 등의 이벤트 참여 기회, 신문사 제공 포인트로 이벤트 참여 등입니다. 생각하는 것보다 기회도 많고 당첨될 확률도 꽤 높은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업무와 관련한 회사 회의 도중 "compact"라는 단어를 접했습니다. 현재 진행하는 도심형생활주택 프로젝트의 광고를 위한 회의였는데, 광고 컨셉으로 "compact"이 선정된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compact"의 어감이 뭔가 작은 규모의 상품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이 바로 "compact"의 의미를 잘 갖추고 있습니다. "compact"는 그저 작은 것이 아니라, 작지만 완벽할 것 같은 어감이 있습니다. 이 책은 페이지는 "compact"하지만 품고 있는 내용은 완벽할 정도로 훌륭합니다.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은 모두 한 번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0년 5월 1일 토요일
화 (Anger) - Thich Nhat Hanh (2001)
2년 전 쯤 한번 읽었던 책을 책장에서 다시 뽑았다. 화를 잘 다스리지 못하는 나이 성격때문에 집사람이 선물했던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었든지, 읽지 않았든지 오래 전부터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화를 내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는 화가 날 때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 지와 같은 구체적인 생각을 갖지 못한 채로 지내오고 있었다. 이제 두 번째 읽었는데 분명히 첫 번째와는 다른 생각을 갖는다. 앞으로 실천할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방법을 조금이라고 그릴 수 있게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몇 달 간격을 두고 여러 번 읽어야겠다. 이러한 방법들이 습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시 읽는 책이지만 새로 읽는 것과 같이 한 마디 한 마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선천적으로 기억력이 없는 것인지, 책을 읽는 집중력이 부족한 것인지, 항상 책마다 그렇다. 두 가지 이유가 모두일 것이다. 하지만 기억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처음 읽을 때는 "좋은 말들이다. 하지만 상대적인 것이다. 화가 날 상황이니까 나는 것이고, 화가 난 당시에 과연 이런 행동들을 할 수 있을까. 제일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화가 날 상황을 안 만드는 것이다. 이미 나도 몇 번을 참았기 때문에."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지금도 이 생각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이 책의 부분 부분을 다시 정성스럽게 읽다보면 위의 생각이 완전히 잘못된 생각임을 깨닫게 된다.
틱낫한 스님은 현존하는 세계의 4대 성불로 추앙받는 분이다. 또한 달라이라마와 함께 서양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시며 100여 권 이상의 저술을 통한 가르침을 주시고 있다. 현재 80대 초반의 나이로, 베트남 지배를 유지하려는 프랑스와의 전쟁을 겪었고, 베트남전 이후 평화에 대한 솔직함이 문제가 되어 베트남 정부로부터 귀국을 금지당했다. 1973년 프랑스로 망명하여 "Plum Village"를 운영하며 "고통받는 모든 중생들이 현실에서 평화를 찾도록" 일깨우는데 일생을 바쳐 세계의 평화운동가들로부터도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 1967년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추천으로 노벨평화상의 후보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틱낫한 스님이 가르치는 (부처가 주신) 화를 다스리기 위한 방법은 "호흡", "보행", "자각" 등의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의식적인 호흡, 의식적으로 걷기, 화를 끌어안기, 우리의 지각의 본성을 깊이 들여다보기, 타인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기 등의 실질적인 도구들이다. 이들 중 의식적인 호흡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면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공기와 몸을 자각하게 되고, 한편 마음도 그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까지 자각하게 된다. 그렇게 단 한 번만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면 자기자신과 주의에 있는 모든 것을 자각하게 되고, 세 번 반복하면 그 자극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누구든지 주위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부담스럽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도 화를 내지 않고 웃는 얼굴로 위로해 주는 사람들을 좋아할 것이다. 반대로 주위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자. 주변 사람들도 나를 좋아하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 중 더 공감이 가고, 화를 다스리는 데 더욱 효과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다시 읽는 책이지만 새로 읽는 것과 같이 한 마디 한 마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선천적으로 기억력이 없는 것인지, 책을 읽는 집중력이 부족한 것인지, 항상 책마다 그렇다. 두 가지 이유가 모두일 것이다. 하지만 기억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처음 읽을 때는 "좋은 말들이다. 하지만 상대적인 것이다. 화가 날 상황이니까 나는 것이고, 화가 난 당시에 과연 이런 행동들을 할 수 있을까. 제일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화가 날 상황을 안 만드는 것이다. 이미 나도 몇 번을 참았기 때문에."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지금도 이 생각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이 책의 부분 부분을 다시 정성스럽게 읽다보면 위의 생각이 완전히 잘못된 생각임을 깨닫게 된다.
틱낫한 스님은 현존하는 세계의 4대 성불로 추앙받는 분이다. 또한 달라이라마와 함께 서양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시며 100여 권 이상의 저술을 통한 가르침을 주시고 있다. 현재 80대 초반의 나이로, 베트남 지배를 유지하려는 프랑스와의 전쟁을 겪었고, 베트남전 이후 평화에 대한 솔직함이 문제가 되어 베트남 정부로부터 귀국을 금지당했다. 1973년 프랑스로 망명하여 "Plum Village"를 운영하며 "고통받는 모든 중생들이 현실에서 평화를 찾도록" 일깨우는데 일생을 바쳐 세계의 평화운동가들로부터도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 1967년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추천으로 노벨평화상의 후보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틱낫한 스님이 가르치는 (부처가 주신) 화를 다스리기 위한 방법은 "호흡", "보행", "자각" 등의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의식적인 호흡, 의식적으로 걷기, 화를 끌어안기, 우리의 지각의 본성을 깊이 들여다보기, 타인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기 등의 실질적인 도구들이다. 이들 중 의식적인 호흡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면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공기와 몸을 자각하게 되고, 한편 마음도 그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까지 자각하게 된다. 그렇게 단 한 번만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면 자기자신과 주의에 있는 모든 것을 자각하게 되고, 세 번 반복하면 그 자극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누구든지 주위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부담스럽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도 화를 내지 않고 웃는 얼굴로 위로해 주는 사람들을 좋아할 것이다. 반대로 주위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자. 주변 사람들도 나를 좋아하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 중 더 공감이 가고, 화를 다스리는 데 더욱 효과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 성난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라. - 화는 마치 우는 아기와 같다. 아기가 우는 것은 무엇인가가 불편하고 고통스러워서일 것이고, 그래서 엄마의 품에 안기고 싶어한다. 우리는 화라는 아기의 어머니다. 의식적인 호흡을 시작하는 그 순간에 우리에게는 그 아기를 품에 안고 어르는 어머니의 에너지가 생긴다. 화를 품에 끌어안은 채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만 해도 그것으로 충분하다. 아기가 이내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 화내는 것도 습관이다. 그 연결고리를 끊어라. -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때 우리는 그를 응징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오히려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 남을 용서하는 것도 화풀이의 한 방법이다. - 비가 내릴 때 우리는 햇빛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높이 올라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보면 다시 햇빛을 보게 된다. 햇빛이 늘 거기에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제야 새삼 깨닫는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분노와 절망의 순간에도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대화하고 용서하고 연민의 정을 베풀 능력이 늘 거기에 있다.
- 화는 신체장기와 같아 함부로 떼어버릴 수 없다.
- 화를 내뱉는 것은 에너지 낭비다. - 화는 스스로 에너지를 갖고 있다. 화를 발산해버리기 위해서 30분이나한 시간 동안 있는 힘을 다해서 무엇을 치고 나면 우리는 그만 지쳐버리게 된다. 그러면 화를 지탱할 에너지도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이제는 화가 사라졌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가 않다. 단지 지쳐서 화를 낼 힘조차 없게 되었을 뿐이다.
-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남을 사랑할 수 없다. - 대화가 없이는 진정한 이해도 없다. 진정한 이해를 위해 우리는 먼저 자신과의 대화를 열어야 한다.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없다면 어떻게 타인과의 대화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사랑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을 사랑할 수 없다.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스스로를 친절하게 대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행동을 한다.
2010년 4월 19일 월요일
부의 위기 - 오마에 겐이치 (2006)
앞서 읽었던 "지식의 쇠퇴"의 전편과 같은 책으로 역시 일본의 현재 상황을 비판하고, 진정한 구조개혁을 통해 일본 사회 전체의 새로운 번영을 꾀하고 있다. 일본의 여러 사회 현상들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있어 독자의 입장에서는 훨씬 이해하기 쉽고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오마에 겐이치가 일본의 장기 침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음과 같다. "과거의 경제"와 "새로운 경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현재의 장기 침체는 "새로운 경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과거의 경제"의 틀 속에서 정치권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침체를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2005년이 노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한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일본 사회의 구조변화를 중하류 계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M자형 사회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른 기업, 개인 등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오마에 겐이치는 우선 기업들의 전략부터 기술한다. 지속적으로 증가할 중하류 계층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함을 강조하고, 이를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와 "난차테지유가오카 (가격은 중하류, 감각은 중상류)"와 "뉴럭셔리 (가격과 감각 모두 중상류)"의 개념으로 구체화한다. 물론 내가 종사하고 있는 건설 관련 컨설팅 (CM or QS)을 그대로 적용할 순 없겠지만, 같은 절차로 풀어간다면 전체적인 기업 전략을 세우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개인의 의식혁명이다. 주택, 자가용, 자녀 교육 등에 대한 개인들의 일반적인 편견을 지적하고, 편견을 버림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강조한다. 막연히 몇 년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자신감 없던 생각과 일치하여 기분을 좋게 하지만, 막상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하고 사는 모습을 돌아보면 답답하기도 하다. 어쨌든 오마에 겐이치가 제시하는 개인의 의식혁명 등을 각 독자들의 상황에 적용하여 생각해 본다면 새로운 인생의 좋은 목표 및 방향의 설정이 가능할 것이다.
오마에 겐이치의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껴지는 바는 그의 세상의 변화를 읽는 눈이다. 과거 공업화 사회 및 경제 구조에서 변화된 "새로운 경제"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개의 공간이 있다고 주장한다. 구세계에서부터 연속되는 '실체 경제'의 공간, 돈이나 정보가 국경을 초월해서 자유롭게 유통되는 '무국경 경제'의 공간,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통신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은 '사이버 경제'의 공간, 그리고 자기자본의 백 배, 천 배나 되는 멀티플 자금이 움직이는 '멀티플 경제'의 공간이다. 현재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이 네 가지 공간이 서로 복잡하게 관계하며 일어나고 있다. 오마에 겐이치는 이 책이 쓰여지기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경제 체제를 예언해 왔다. 2010년의 현재를 보면 그가 얼마나 세상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산과 책이 좋아진지 이제 1년 남짓이다. 산과 책의 좋은 점들 중 하나는 생각하는 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수십년 간 깊은 생각없이 살아온 반성보다는 앞으로 지금보다 더 깊은 생각을 배워나가는 희망을 앞세우겠다. 오마에 겐이치 만큼은 절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의 세상보는 눈이라도 키우고 싶다.
오마에 겐이치가 일본의 장기 침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음과 같다. "과거의 경제"와 "새로운 경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현재의 장기 침체는 "새로운 경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과거의 경제"의 틀 속에서 정치권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침체를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2005년이 노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한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일본 사회의 구조변화를 중하류 계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M자형 사회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른 기업, 개인 등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오마에 겐이치는 우선 기업들의 전략부터 기술한다. 지속적으로 증가할 중하류 계층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함을 강조하고, 이를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와 "난차테지유가오카 (가격은 중하류, 감각은 중상류)"와 "뉴럭셔리 (가격과 감각 모두 중상류)"의 개념으로 구체화한다. 물론 내가 종사하고 있는 건설 관련 컨설팅 (CM or QS)을 그대로 적용할 순 없겠지만, 같은 절차로 풀어간다면 전체적인 기업 전략을 세우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개인의 의식혁명이다. 주택, 자가용, 자녀 교육 등에 대한 개인들의 일반적인 편견을 지적하고, 편견을 버림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강조한다. 막연히 몇 년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자신감 없던 생각과 일치하여 기분을 좋게 하지만, 막상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하고 사는 모습을 돌아보면 답답하기도 하다. 어쨌든 오마에 겐이치가 제시하는 개인의 의식혁명 등을 각 독자들의 상황에 적용하여 생각해 본다면 새로운 인생의 좋은 목표 및 방향의 설정이 가능할 것이다.
오마에 겐이치의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껴지는 바는 그의 세상의 변화를 읽는 눈이다. 과거 공업화 사회 및 경제 구조에서 변화된 "새로운 경제"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개의 공간이 있다고 주장한다. 구세계에서부터 연속되는 '실체 경제'의 공간, 돈이나 정보가 국경을 초월해서 자유롭게 유통되는 '무국경 경제'의 공간,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통신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은 '사이버 경제'의 공간, 그리고 자기자본의 백 배, 천 배나 되는 멀티플 자금이 움직이는 '멀티플 경제'의 공간이다. 현재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이 네 가지 공간이 서로 복잡하게 관계하며 일어나고 있다. 오마에 겐이치는 이 책이 쓰여지기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경제 체제를 예언해 왔다. 2010년의 현재를 보면 그가 얼마나 세상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산과 책이 좋아진지 이제 1년 남짓이다. 산과 책의 좋은 점들 중 하나는 생각하는 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수십년 간 깊은 생각없이 살아온 반성보다는 앞으로 지금보다 더 깊은 생각을 배워나가는 희망을 앞세우겠다. 오마에 겐이치 만큼은 절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의 세상보는 눈이라도 키우고 싶다.
2010년 4월 11일 일요일
지식의 쇠퇴 - 오마에 겐이치 (2009)
최근에 오마에 겐이치의 책을 존경스러운 마음으로 읽고 있다. 책을 읽을수록 현세대의 경제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써의 개인적인 방향 및 목표를 설정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다.
이 책은 오마에 겐이치의 아주 최근 책으로 나에게는 "Global Professional", "즉전력", "돈 잘 버는 사람들은 머리를 어떻게 쓸까?"에 이은 네 번째의 책이다. 앞서 읽었던 세 권의 책 보다는 페이지도 더 두껍고 그 내용면에서도 좀더 무겁다 할 수 있다. 일본의, 특히 일본 젊은이들의 집단IQ가 낮을 뿐만 아니라 좀처럼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는 통렬한 비판과, 이와 함께 일본 정치판, 교육계 등에 대한 전반적인 비평을 담고 있다. 어떤 비판들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비평의 key word는 "지식의 쇠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집단IQ"이다. 버블 경제를 거치면서 일본인들은 생각하는 힘을 잃고 작은 행복에 만족하면서 논리적인 사고를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들을 교육, 정치, 경제, 사회 분야별로 지적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들의 문제점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은 여러 사회 시스템들이 일본과 비슷한 우리 나라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느낌이다. 그나마 일본은 경제 번영을 이루어 낸 이후에 발생한 문제이지만, 우리 나라는 비슷한 문제들이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즉 정치와 교육 부분의 진보 없이는 더 이상의 경제와 사회 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
물론 오마에 겐치지 특유의 어조로 해결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개인적인 면에서 준비해야 하는 "3종의 신기 - 영어, IT, 파이낸스 (금융)"을 제시한다. 이는 "Global Professional"과 "즉전력"에서 제시했던 현재의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개인이 갖추어야할 필수적인 능력들과도 연결이 된다.
책 중간중간에 포함되어 있는 교육에 대한 오마에 겐이치의 의견은 나에게 구체적인 답을 주고 있다. 항상 선진 교육 시스템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접해보지는 못했고, 간접 경험만 많이 했던, 즉 무엇인가 부족하지만 그 무엇인지를 풀지 못했던 나였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라는 실체를 얻을 수 있었다.
Teach와 Learn의 차이도 기억에 남는 말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가르치려고 하는 주위의, 특히 직장의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면서 쓴웃음이 나는 반면에 나는 후배들에게 어떻게 대했나 하는 반성도 함께 온다.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아내와 딸에게는 항상 뭔가 가르치려 하지 않았나하는 미안함도 든다. 남에게 Teach받는 것은 싫지만 Learn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자신에 대해서는 큰 실망이다. 그래도 점점 좋아지고 있음에 만족하자. 이렇게 책을 읽고 독후감도 쓰고 있지 않은가.
다시 한번 지속적인 노력이 절실해진다. 오마에 겐이치의 말대로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해서 깨닫기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식의 쇠퇴에서 벗어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독특한 삶의 방식으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말할 수 있는" 개인이 되어야 한다. 갑자기 해야 할 일들이 머리속에 많아진다.
이 책은 오마에 겐이치의 아주 최근 책으로 나에게는 "Global Professional", "즉전력", "돈 잘 버는 사람들은 머리를 어떻게 쓸까?"에 이은 네 번째의 책이다. 앞서 읽었던 세 권의 책 보다는 페이지도 더 두껍고 그 내용면에서도 좀더 무겁다 할 수 있다. 일본의, 특히 일본 젊은이들의 집단IQ가 낮을 뿐만 아니라 좀처럼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는 통렬한 비판과, 이와 함께 일본 정치판, 교육계 등에 대한 전반적인 비평을 담고 있다. 어떤 비판들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비평의 key word는 "지식의 쇠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집단IQ"이다. 버블 경제를 거치면서 일본인들은 생각하는 힘을 잃고 작은 행복에 만족하면서 논리적인 사고를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들을 교육, 정치, 경제, 사회 분야별로 지적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들의 문제점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은 여러 사회 시스템들이 일본과 비슷한 우리 나라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느낌이다. 그나마 일본은 경제 번영을 이루어 낸 이후에 발생한 문제이지만, 우리 나라는 비슷한 문제들이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즉 정치와 교육 부분의 진보 없이는 더 이상의 경제와 사회 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
물론 오마에 겐치지 특유의 어조로 해결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개인적인 면에서 준비해야 하는 "3종의 신기 - 영어, IT, 파이낸스 (금융)"을 제시한다. 이는 "Global Professional"과 "즉전력"에서 제시했던 현재의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개인이 갖추어야할 필수적인 능력들과도 연결이 된다.
책 중간중간에 포함되어 있는 교육에 대한 오마에 겐이치의 의견은 나에게 구체적인 답을 주고 있다. 항상 선진 교육 시스템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접해보지는 못했고, 간접 경험만 많이 했던, 즉 무엇인가 부족하지만 그 무엇인지를 풀지 못했던 나였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라는 실체를 얻을 수 있었다.
Teach와 Learn의 차이도 기억에 남는 말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가르치려고 하는 주위의, 특히 직장의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면서 쓴웃음이 나는 반면에 나는 후배들에게 어떻게 대했나 하는 반성도 함께 온다.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아내와 딸에게는 항상 뭔가 가르치려 하지 않았나하는 미안함도 든다. 남에게 Teach받는 것은 싫지만 Learn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자신에 대해서는 큰 실망이다. 그래도 점점 좋아지고 있음에 만족하자. 이렇게 책을 읽고 독후감도 쓰고 있지 않은가.
다시 한번 지속적인 노력이 절실해진다. 오마에 겐이치의 말대로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해서 깨닫기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식의 쇠퇴에서 벗어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독특한 삶의 방식으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말할 수 있는" 개인이 되어야 한다. 갑자기 해야 할 일들이 머리속에 많아진다.
2010년 3월 8일 월요일
Billy Elliot (2000)
Director: Stephen Daldry
Writer: Lee Hall
Cast: Jamie Bell (Billy Elliot)
Gary Lewis (Jackie Elliot, Dad)
Julie Walters (Mrs. Wilkinson)
Stuart Wells (Michael Caffrey)
Nicola Blackwell (Debbie Wilkinson)
불우한 환경 속에서 꿈을 찾아가는 소년의 성장 이야기
소년의 꿈을 위해 희생하는 가족의 이야기
가능성과 열정으로도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선진 교육 시스템
Writer: Lee Hall
Cast: Jamie Bell (Billy Elliot)
Gary Lewis (Jackie Elliot, Dad)
Julie Walters (Mrs. Wilkinson)
Stuart Wells (Michael Caffrey)
Nicola Blackwell (Debbie Wilkinson)
불우한 환경 속에서 꿈을 찾아가는 소년의 성장 이야기
소년의 꿈을 위해 희생하는 가족의 이야기
가능성과 열정으로도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선진 교육 시스템
- Billy의 집앞에 항상 서있는 어린 소녀
- Mrs. Wilkinson의 집에 찾아가는 길에서 Billy와 Jackie 모두 놀라게 하는 개 짖는 소리
- Michael의 생각보다 강한 Character와 Debbie의 생각보다 약한 Character
- 부모와 자식 사이의 올바른 관계는? 좀 버릇 없어도 괜찮다.
- 성공하기 위해서 가능하면 일찍 부모 곁을 떠나라. 부모가 시키는대로 따라서 해봐야 부모 정도까지 성공하는 것 아닌가. 부모보다 더 성공하려면 떠나라.
피드 구독하기:
글 (A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