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도 없는 까만색 하드커버, 표지의 앞뒤에 모두 있는 뉴욕이라는 말,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낯선 제목, 비교적 얇아 보이는 두께 등 첫 인상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주말에 주로 도서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분으로 다른 책을 한 권 더 빌려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책의 내용과 구성에 바로 감탄하기 시작했고, 흥미로운 소설을 읽듯이 빠른 속도로 읽게 되었습니다.
먼저 책의 내용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의 시작은 뉴욕의 문화와 경제에 대한 작가의 생각으로부터입니다. 작가는 뉴욕이 런던과 파리를 뛰어 넘는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된 계기를 문화에서 찾고 있으며, 57번 스트리트, 소호, 첼시로 이어지는 뉴욕 문화와 경제의 숨바꼭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경제 분야에 있어서의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합니다. 수많은 개인들에 의해 진화하는 웹2.0, 문화적 배경을 갖춘 팀빌딩형의 CEO3.0, 여행같은 출장 및 문화마케팅의 강조 등 최근의 패러다임 변화들을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실제 개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생활에 대해 안내를 해 줍니다. 입장료가 비싼 유명 예술인들의 공연 등을 관람해야만 문화적인 생활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들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마인드가 더욱 중요하다는 내용에는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앞의 내용과는 좀 거리가 있는 듯도 하지만, 웹2.0 시대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써 글쓰기를 제시하였습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CEO Jonathan Schwartz의 블로그, 하버드의 익스포스 (Expos) 글쓰기 프로그램, 전 코카콜라 회장 Douglas Taft의 2000년 신년사 등의 예시와 함께 잘쓰는 글쓰기보다 논리적 흐름이 있고,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내용으로 글쓰는 것을 권유합니다.
길지 않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문장들과 공감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블로그와 관련된 내용들은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를 더 분명하게 만들어주었고, 과거 잠깐 활용하다가 잊고 말았던 블로깅 경험을 반복하지 말자는 다짐을 더 강하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이 블로그의 제목대로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 분야에 대한 글을 주로 올리려고 했던 만들 당시의 목적을 다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좀더 노력해서 Quantity Surveying과 관련된 글들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또다른 공감 부분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입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는 남과 다른 것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입니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심지어는 취미에서도 남과 다른 나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지 못하고 남과 같은 부분의 문화를 남보다 더 잘해야 우월해질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넘쳐나는 사회입니다. 다른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문화적이지 못한 우리의 문화를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공감 부분은 문화에 대한 접근 방법입니다. 작가는 다양한 글로써 문화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마인드를 배우자는 것이지, 모르던 지식을 공부하자는 뜻이 아닙니다."라든지 "문화는 살아가고,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입니다." 등과 같은 문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문화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룰 수 있는 악기도 없고, 그림을 직접 그린 적은 학교 졸업하고 한 번도 없습니다. 다만 제 나름대로 문화를 즐기는 방법들을 찾으려 애썼고, 나름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 공립도서관 이용: 과거에는 학교도서관이나 공립도서관을 이요했다기 보다는 열람실만 이용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용 방법을 잘 몰라서 그랬었기도 했겠지만, 책 빌리고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것 말고는 딱히 할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도서관은 전혀 다른 곳 같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별도의 도서관을 갖추고 있어서 애들과 함께 즐길 수 있고, 멀티미디어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예약을 하면 영상학습교재, 각종 영화 등의 DVD 등을 쉽게 시청할 수 있고, 소장하고 있는 도서뿐 아니라 잡지의 종류도 아주 다양하여 주말에 가족과 함께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 문예회관 이용: 제가 살고 있는 안양시 비산동에서 15분 내에 수 있는 공연장을 갖춘 문예회관만 해도, 과천, 의왕, 안양, 평촌, 군포 등 5 곳 이상입니다. 특히 과천의 어린이 대상 공연들은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정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주 적은 금액으로 회원이 되면 각종 공연들을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고, 꼭 회원이 아니더라도 잘 고르면 1~2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훌륭한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 기업 인터넷 홈페이지의 문화이벤트 참여: 대기업들의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문화이벤트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제가 이용했던 것 중에 좋았던 것은 금융기관에서 매년 진행하는 사생대회, 휘발유 주유할 때마다 생기는 영화, 미술관 등의 이벤트 참여 기회, 신문사 제공 포인트로 이벤트 참여 등입니다. 생각하는 것보다 기회도 많고 당첨될 확률도 꽤 높은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업무와 관련한 회사 회의 도중 "compact"라는 단어를 접했습니다. 현재 진행하는 도심형생활주택 프로젝트의 광고를 위한 회의였는데, 광고 컨셉으로 "compact"이 선정된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compact"의 어감이 뭔가 작은 규모의 상품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이 바로 "compact"의 의미를 잘 갖추고 있습니다. "compact"는 그저 작은 것이 아니라, 작지만 완벽할 것 같은 어감이 있습니다. 이 책은 페이지는 "compact"하지만 품고 있는 내용은 완벽할 정도로 훌륭합니다.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은 모두 한 번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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