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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5일 일요일

시장에 간 붓다 - Lloyd M. Field (2007)

이 책의 원제는 "Business and the Buddha"이고, 한국어로 된 부제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최고경영자 붓다"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책의 가장 첫머리, introduction의 제목은 "붓다가 회의실에 들어온다면"입니다. 과연 서양의 경영 컨설턴트의 관점에서 비즈니스와 불교를 접목한다면 어떤 내용을 전개할까요? 작가는 선진국 정부와 초국적 기업들이 자본주의의 환경 하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만들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답은 불교의 기본 이론에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책은 증상, 진단, 예후, 처방이라는 네 개의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자본주의는 병이 들어 있으며 이 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따라서 이 병을 고치기 위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그 처방은 바로 불교의 이론들 중 無常, 四聖諸, 八正道, 자비 등입니다.

먼저 "증상" 부분의 내용을 보면 주로 자유 기업들의 탐욕과 무절제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이로 인해 전 지구적 차원의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자유 기업들이 자본주의에서 창의적이고 성공적으로 경제 체제를 이용했을 때 나오는 궁극의 결과물인 "富"를 너무 극단적으로 추구하여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회사들의 예로서, 분식회계로 파산한 엔론, 월드컴, 타이코 등과 필립모리스,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등의 초국적 담배회사들을 들고 있습니다. 최근 위험도가 큰 금융 상품들에 대한 무절제한 투자로 경제 위기를 불러온 월스트리트의 많은 투자 은행들의 몰락도 이러한 탐욕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단" 부분에서는 고전 경제학의 창시자이며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작가는 부를 축적하고 좇는 과정에서 나타난 사회적 병폐들이 애덤 스미스가 추구한 목표와 반대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지적합니다. 그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지배되는 시장에서 노동력 공급이 증가하고 분업이 더욱 세분화되며 새로운 생산 장비의 발명으로 인한 노동의 질 향상이 이뤄지면서 경제 성장은 가속화됩니다. 또한 세계화로 인해 지리적 경제는 점점 사라져 가고 선진국과 중산층 국가들은 세계화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가난한 나라들은 더욱더 깊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세계화는 세계적 규모의 초국적 기업들이 앞장서 있음을 지적하고, "기업 (The Corporation)"이라는 소설에서 기업을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라고 진단한 내용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세 번째 부분인 "예후"에서 불교와 경제를 만나게 합니다. 여기에서 자본주의의 해독제로서 불교의 기본 이론인 팔정도를 제시합니다. 사실 전체적인 책의 내용이 쉽지는 않아서 제가 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팔정도의 적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원칙이며, 환경과 인간 중심의 기업 경영을 통해 "사람 냄새 나는 자본주의"를 이룰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중도의 길을 걸어라"라는 "처방"을 내립니다. 최대한의 이윤 추구가 기업의 목표가 됨으로써 발생했던 자본주의의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처방입니다. 이윤보다는 "행복"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기준으로 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읽는 도중에 불교에 대한 내용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지만, 실제 받은 느낌은 종교적인 어떤 것도 없었습니다. 제가 받은 대부분의 느낌은 주로 인간, 환경, 행복 등의 인본주의적 의미의 단어들로부터입니다. 물론 불교가 종교적이기 보다는 인간적인 철학적이기는 하지만, 작가의 의도는 "사람 냄새 나는 자본주의"가 목적이고 불교의 원리들은 목적을 위한 하나의 실천 방법으로 제시한 듯 합니다. IMF 사태 이후 우리의 기업 환경은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몇몇 대기업 중심으로만 경제가 발전되면서 빈익빈부익부가 지속되고 있으며, 반복되는 경제 위기들로 인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면으로 이러한 불합리한 결과를 보충하지 않는다면 분명 균형잡힌 경제발전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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