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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4일 토요일

The Third Age, 6 Principles for Growth and Renewal after Forty – William Sadler (2000)

얼마전 여행에서 배우는 삶”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접하였습니다. 동아일보의 조성하 여행전문기자가 “ Travelogy for Third Age“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였습니다. 강연의 주된 내용은 40대 이후의 새로운 인생에 대한 것이고, 그 새로운 인생으로 가는 중요한 역할을 여행이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갓 40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The Third Age라는 40대 이후의 2차 성장기에 대한 내용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도서관에서 같은 주제어로의 검색해 보았습니다. 바로 같은 제목 그대로의 책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갖는 40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20대 중반을 전후해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을 갖게 되고 몇 년 후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고, 자식을 하나, 둘씩 갖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뒤돌아볼 시간도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요?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하고, 모든 면에서 안정되길 바라지만 멀게만 느껴집니다. 11년 지날수록 2, 30대에 가졌던 희망들은 희미해져 가고, 정점을 느끼지도 못한 채 앞으로의 인생 하강기만을 걱정만 하고 있지는 않나요?

책에서는 40대로부터 약 30년간을 2차 성장을 통해 자기실현을 추구해나가는 시기로 정의합니다. 작가는 특히 이 시기를 평균 수명의 연장과 함께 “30년의 인생 보너스로서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는 40대에 인생의 정점이 지나고 모든 면에서 점점 쇠퇴하면서 노화하는 성인기의 일반적인 삶을 뛰어 넘어, 또한 단순히 성장기의 연장이 아닌, 2차 성장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성장을 통해 인생의 후반에 새로운 정점을 만들기 위한 재탄생의 시기로 바꾸어 내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위에서 생각해 본 일반적인 40대의 암울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참고로 이 책의 기본이 되는 생애 구분은 최근 유럽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하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First Age (1연령기): “배움을 위한 단계로 태어나서 학창 시절까지의 시기로 학습을 통해 기본적인 1차 성장이 이루어 짐. (10대에서 20대 초반까지)
2.    Second Age (2연령기): “일과 가정을 위한 단계로 1차 성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산성을 발휘하고 사회적으로 정착 생활을 하는 시기. (2, 30)
3.    Third Age (3연령기): “생활을 위한 단계로 1차 성장과는 다른 2차 성장을 통한 일종의 자기실현을 추구해나가는 시기. (40대에서 70대 중후반까지)
4.    Forth Age (4연령기): “노화의 단계로 노쇠의 징후가 늘기 시작하는 하강기. (하지만 이때는 성공적인 노화를 의미하는 또 다른 정의가 가능)

그럼 2차 성장은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까요? 책에서는 마흔 이후, 인생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6가지 원칙을 제안합니다. 이 원칙을 대표해서 설명하는 단어는 역설입니다. 즉 삶에서 마주치는 핵심적인 역설적 요소들, 언뜻 보면 대립되는 요소들을 서로 균형 맞추어 통합하고 이를 실생활에 접목시킬 때 드러나는 원칙들인 것입니다. 6가지의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괄호 안의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들입니다.)

1.    중년의 정체성 확립하기 (2, 30대에도 누구나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새롭게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은 2, 30대의 정체성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일 겁니다.)
2.    일과 여가활동의 조화 (어떻게 보면 일에 대한 사회적 성공은 이제 어느 정도 포기하고 인생을 즐기기 위한 새로운 도전 과제를 찾아보는 것으로 생각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즐겁게 버릴 것은 버리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볼 수 있다면 행복한 40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자신에 대한 배려, 타인에 대한 배려의 조화 (그 동안 가족과 성공을 위해서 달려왔다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자신을 배려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해오던 타인에 대한 삶과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겁니다.)
4.    용감한 현실주의와 낙관주의의 조화 (희망적인 메시지로서의 낙관주의는 2차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입니다. 하지만 이는 2, 30대의 철없음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평가에 기반을 두어야 합니다. 현실적 낙관주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5.    진지한 성찰, 과감한 실행 (가장 어렵고 철학적인 원칙인 듯합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행력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난 무엇을 해야 하나,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6.    개인의 자유와 타인과 친밀한 관계의 조화 (나를 둘러싼 가족과 저에게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2차 성장뿐이겠습니까? 평생 성장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으로 “40를 검색해보니 “40대 남성들의 현실적인 위기”, 40대 가장의 돌연사, 남자 나이 40대는 제2의 방황기 등 좋지 않은 어감들의 기사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하지만 “40대 서점가 삼매경이라는 기사에서는 최근 40대의 도서구매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이 많은 40대 분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뭔가 새로운 인생을 준비한다는 뜻이 아닐까요? 새로운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하고 한 방향만의 목표를 두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무모한 40대보다는 나만의 새로운 인생 정점을 꿈꾸고 앞으로의 30, 아니 60년 이상을 꾸준히 준비해가는 현명한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분명 필요한 것은 돈과 시간이 아니라 용기와 여유일 것입니다.

2011년 5월 29일 일요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 - 장하준 (2010)

이 책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장하준의 2010년 작으로, 지난 30년 간 전 세계 경제의 주류였던 자유시장정책에 대한 비판서입니다. 비록 제가 경제학 분야에는 문외한이지만, 워낙 유명한 분의 책일 뿐만 아니라 이미 베스트셀러로 판매량에서 돌풍을 일으킨 책이라서 선택해 보았습니다. 특히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라는 무게감에 더 큰 책에 대한 기대가 들기도 하였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자연스럽게 인터넷으로 장하준 교수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검색 결과 인상 깊었던 점은 장하준 교수의 집안 내력이었습니다. 독립운동가인 할아버지를 비롯하여 아버지는 국회의원, 동생은 런던대 교수, 삼성전자 소액주주 운동으로 유명한 장하성 교수와는 사촌지간 등 가족들의 면면들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수재집안이라는 언론의 기사들도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이런 집안에서 자라 서울대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유학간 후, 4년 만에 석사와 박사를 모두 받고 27세에 최연소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 교수가 되었습니다. 인터넷의 내용들을 하나하나 볼 때마다 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출판했습니다. 2004사다리 걷어차기”, 2005쾌도난마 한국경제”, 2007나쁜 사마리아인들등이 잘 알려진 책들입니다. 이들 중 특히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국방부가 선정한 불온서적으로 지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학술원에서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도 출판된 후 줄곧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사실 책의 내용에 대해서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에게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여러 언론에서 다양한 비평을 내놓았으며, 일반 독자들의 수준 높은 비평 역시 다양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며 양쪽의 논리를 즐기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색다른 재미일 것입니다.

이 책의 주제는 자본주의 이론 중 하나인 자유시장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서론 부분에 명료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첫머리에서 2008년의 금융위기의 원인은 1980년대부터 세계를 지배해 온 자유시장 이데올로기라고 규정합니다. 자유시장 이데올로기란 지난 30여 년 동안 대부분의 나라들이 추진한 경제정책으로 간섭을 최소한으로 하여 시장이 알아서 가장 효율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이론으로 소개합니다. 공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민영화, 금융 및 산업부분의 규제 철폐, 국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등의 방식으로 추진되는 이 정책으로 인해 겉으로는 세계경제가 발전해 온 듯 하지만, 실제로는 성장 둔화와 불평등, 불안정이 심화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여 궁극적인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세계경제의 엄청난 퇴보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더 부유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자유 시장주의자들의 왜곡된 논리를 그들이 말해 주지 않는 자본주의에 관한 중요한 진실들로 규정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은 23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주제별로 첫머리에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부분을 두어 자유시장정책의 논리와 그에 대한 반론과 비판을 각각 정의합니다. 그리고 사례를 통한 부연 설명과 장하준 교수의 주장들을 펼칩니다. 주제별로 한 페이지 정도의 첫머리 부분만을 읽어도 자유시장정책이란 이런 것이구나, 이래서 문제가 있구나 하는 공부가 되는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는 경제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게 해줍니다. 하지만 서술형의 문장이기 때문에 이론적인 공부를 체계적으로 시켜주지는 않습니다. 서론에서 장하준 교수는 이 책의 수준에 대해 일반인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고급 경제학 서적에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론에 대해 의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급 경제학서의 수준을 넘는다고 평가합니다. 즉 초보자를 위한 경제학 입문서는 아니며 그보다 더 좁으면서도 동시에 그보다 더 넓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는 읽기 전에 가졌던 기대감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꽤 많은 부분에서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논리적인 비약과 근거 자료들이 선택적으로 취사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많은 나라들의 경제성장률만을 근거로 논리를 내세운다는 점은 제가 비록 경제학에 대한 지식도 경험도 없지만 크게 설득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등도 그렇습니다. 자유시장정책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논리보다는 자유시장정책과 계획경제의 장점을 서로 보완해야 한다는 논리가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요? 어쨌든 세계경제 전체의 흐름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는 없는데 후진국을 위한 경제 논리가 주류로 될 수 있는 현실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우리 나라도 계획경제를 중심으로 발전하여 왔지만, 이제 세계 약 15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현실에서는 자유시장정책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이 국익을 위해서 당연한 논리가 아닐까요?

하지만 이런 생각은 책의 뒷부분에 가면서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장하준 교수가 뒷부분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앞부분에서 약간의 과장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Thing 19”부터 마지막의 “Thing 23”까지는 큰 공감을 가졌으며, 특히 “Thing 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에서는 소외된 계층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에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결론에서는 그 동안의 경제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한 8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어쨌든 자본주의를 포함한 세상의 어떤 이론이라도 장점과 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서로의 입장에 따라 그러한 장점과 단점이 서로 반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유시장정책이든 계획경제정책이든, 보수이든 진보이든 당연히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하나의 정책이 더 우수하다는 잘못된 생각은 버리고 최선책, 차선책을 찾아 나가는 능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논리적이고 건강한 비판을 통한 대화가 가능한 더 큰 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2011년 5월 6일 금요일

Life Lessons (인생수업) - Elisabeth Kubler-Ross, David Kessler (2000)

이 책의 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Elisabeth Kubler-Ross)는 인간의 죽음에 대한 연구에 일생을 바친 정신의학자로 세계 최초로 호스피스 운동을 일으킨 분입니다. 또 한 명의 저자인 데이비드 케슬러 (David Kessler)는 그녀의 제자로 미국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로 평가됩니다. 그들은 함께 죽음 직전의 사람들과 대화하며 죽음을 연구하고 죽음을 통해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여러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작가에 대한 소개와 책 표지에 있는 짧은 카피들 ("인생과의 작별을 눈앞에 둔 101명이 말하는 삶에서 배워야 할 것과 삶이 가르쳐 주는 것",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하라" 등)은 책을 읽기 전에 어떤 선입관을 갖게 합니다. 죽기 전에 사는 동안 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서 후회를 하고, 따라서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꼭 해야 한다 등과 같은 생각들입니다. 실제 책의 내용도 단순히 생각하면 그러한 선입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죽음들과 그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존경스러운 삶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죽음을 앞둔 후회에서 오는 교훈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하나의 과정을 마감하고 새로운 시작을 앞둔 사람들의 위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즉 작가의 말대로 "죽음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책이 아니라, 삶과 살아가는 일에 대한 책"인 것입니다.

이 책이 미국에서 출판된 것은 2000년으로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된 해도 2006년으로 출판 년도에 비해 상당히 늦었을 뿐만 아니라 거의 5년이 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우스웠던 것은 이 책이 제 방 책장에 2006년부터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거의 5년 동안 눈에 띄지 않다가 2011년이 되어서야 우연히 읽은 책이 이렇게도 큰 감동을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또 하나의 우연은 이 책을 읽던 중에 아버지가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행이 초기라서 치료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때문에 더 큰 감동을 받았을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그런 이유만은 아닙니다. 이 책에는 정말 나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책은 모두 10개의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분은 크게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이야기가 물흐르 듯이 비슷한 분위기로 이어집니다. 물론 각 부분이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어쩐지 읽고나면 같은 이야기를 계속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현실의 삶을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가면과 역할들에 가려져 있다고 말합니다. 진정한 자신이 된다는 것은 감추고 싶은 자아의 어두운 부분까지도 포함해서 자신의 인간적인 자아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필요없는 부분을 깍아내어 원래 대리석에 들어있던 조각상을 꺼냈을 뿐이라는 미켈란젤로의 대답과 같이, 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불필요함을 버림으로써 온전한 자신을 꺼내는 것입니다.

2. 사랑 없이 여행하지 말라: 조건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 한 예로 어린 아이들이 부모에게 주는 사랑을 듭니다. 보통 부모들의 사랑이 조건없다고 생각이 들지만, 이 책에서는 부모들이 아이의 웃음이나 좋은 성적, 말 잘 듣는 것에 대해 보상을 해줌으로써 사랑에 조건을 다는 법을 가르칠 뿐이라고 합니다. 또한 자기애에 대해서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주위에 언제나 있는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그리고 모든 장벽을 없애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3. 관계는 자신을 보는 문: "상호작용"으로서의 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관계란 배우자나 가족, 몇몇 친구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맺어지는 것입니다. 관계에는 "나 자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즉 관계를 통해 나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4. 상실과 이별의 수업: 개인적으로 이 책의 하일라이트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부모님의 죽음과 같은 큰 일에서부터 작은 소지품을 잃어버리는 작은 일까지 많은 상실과 이별의 경험을 갖습니다. 상실을 경험하고 치유하며 삶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종합병원에는 하루에도 몇 명이 죽어 나가는 암병동이 있는가 하면, 새 생명이 시작되는 신생아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5. 아직 죽지 않은 사람으로 살지 말라: 인연, 우연, 감사, 용서 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중요한 것은 재산이나 학위 등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가슴 뛰는 삶을 위하여", "영원과 하루",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용서와 치유의 시간", "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등의 부분에서 다양한 삶의 교훈들을 이야기해 줍니다. 이 책을 번역한 류시화 시인은 죽음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과목을 사랑, 관계, 상실, 두려움, 인내, 받아들임, 용서, 행복 등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는 "살고 Live, 사랑하고 Love, 웃으라 Laugh. 그리고 배우라 Learn. 이것이 우리가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몇 개의 단어들이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들일 것입니다.

2011년 4월 16일 토요일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 이민규 (2005)

이 책은 아주대학교 심리학교수 이민규박사의 인간관계에 대한 지침서입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처럼 좋은 대인관계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을 쉬운 문장으로 설명합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분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책은 각각 소제목을 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끌림이 있다"의 첫 만남, "끌림을 유지하는 1%의 차이"의 관계의 발전, 그리고 "끌리는 사람은 이렇게 관계를 유지한다"의 지속되는 만남, 이렇게 세 부분입니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방법들은 사실 전혀 새로운 것들은 아닙니다. 살아오면서 어디선가는 한번씩 들어본 내용들입니다. 즉 첫인상, 칭찬, 웃음, 눈치, 인정, 경청,  사과, 감사 등이 주요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당연한 내용들을 심리학적 실험과 사례를 통해서 지루하지 않게 설명합니다. 책의 맨 처음에 나오는 첫인상을 "닻내리기 효과 (Anchoring Effect)", "초두 효과 (Primacy Effect)", "맥락 효과 (Context Effect)" 등의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하는 식입니다. 동시에 실험결과도 덧붙입니다. 공중전화 반환구에 미리 동전을 넣어두고, 통화를 끝낸 사람이 그 동전을 주머니에 넣으면 그때 다가가서 "제 동전이 거기 있었을텐데 혹시 보지 못했습니까?"라고 물어봅니다. 이때 실험보조자이 각각 정장과 허름한 복장을 입었을 경우 정장 차림의 실험 보조자들에게 동전을 돌려주는 경우가 허름한 차림에 비해 두 배나 많았다는 실험결과입니다. 이러한 내용으로 어떤 주제이든지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구성도 있습니다. 각 부분의 첫머리에 10개의 문항을 두어 독자의 인간관계 성향을 체크하게 합니다. 해당하는 문항이 적으면 그만큼 인간관계가 좋지 못한 상황으로 행동과 태도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반면에 해당하는 문항이 많으면 책을 읽을 필요도 없이 지금대로만 생활하라고 합니다. 불행하게도 저에게 해당하는 문항이 많지 않아서 책을 열심히 읽어야 했습니다.

에펠탑에 대한 일화도 재미있습니다. 에펠탑의 설계도가 발표되었을 때 에펠탑의 천박한 이미지에 많은 시민들이 건립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합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20년 후에는 철거하기로 약속하고 건설을 강행하였습니다. 에펠탑이 건립된 후에도 에펠탑 철거를 위한 "300인 선언"이 발표되기도 했고, 20년 후에는 철거 논의가 거세졌지만 탑 꼭대기의 전파송출장치 덕택에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과정을 겪었던 에펠탑이 프랑스인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파리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에 대한 이유가 좋든 싫든 눈만 뜨면 에펠탑을 봐야만 했기때문에 단지 자주 보는 것만으로도 호감이 증가하는 현상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자주보면 좋아지고, 만나다보면 친해진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동감을 가졌던 내용은 "함께 밥 먹고 싶은 사람이 되라"와 "관계를 알리고 싶은 사람이 되라"입니다. 우리는 평범한 관계의 다른 사람과 헤어질 때 습관적으로 "다음에 식사나 한 번 하시죠"라는 말을 참 많이 합니다만 실제로 약속을 잡고 식사를 함께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영업 등을 목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꽤 많은 노력을 들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와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내가 먼저 찾지 않아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식사를 함께 하자는 말은 많이 듣는다면 인간관계가 좋은 행복한 분들일 겁니다.

또 우리는 대화 중에 다른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 정치인, 나와 군대 동기야", "그 선수, 우리 고향 출신이야", "그 탤런트, 우리 학교에 다녀" 등 저명인사나 인기 연예인들과 친분이 있다고 말하거나 그런 사람들과 대면했던 일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즉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 힘 있는 사람, 인기있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어떻게든 자기와 연결시키려 애를 씁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어떤 학교 출신인지, 어떤 회사 출신인지, 어떤 프로젝트에서 근무하였는지, 함께 아는 사람들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심리도 모두 비슷하지 않을까요? 내 주위의 사람들이 내가 없는 곳에서 나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자주 한다면 분명히 성공한 인간관계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인간관계를 두려워한 적이 많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민도 많았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었습니다. 반면에 좋은 인간관계를 얻고자 혼자만의 노력도 했었습니다. 이 한 권의 책으로 많은 것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얻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제 인간관계의 문제점을 찾았다는 느낌입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한 증권회사 직원들의 설문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직장 상사들은 조그만 손해도 안 보려는 "개인주의자"들을 최악의 직원으로 꼽았고, 부하직원들도 책임은 지지 않고 공만 챙기려는 "얌체" 상사를 꼴불견 1위로 꼽았다고 합니다. 저자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자기 이익만 챙기는 얌체", "남에게 받기만 하고 베풀 줄 모르는 빈대같은 사람"을 최악의 친구로 꼽았다고 합니다. 저도 개인주의적 성향이 많지 않았나 반성하게 됩니다. "Take & Give"가 아닌 "Give & Take", 즉 먼저 베풀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할 때 진정 끌리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2011년 4월 9일 토요일

스마트시대 위너의 조건 (가칭) - 전하진과 함께 책 만들기 프로젝트 1호

5분간의 고민, 용기

2월 26일 토요일 이른 아침, 오랜만의 토요일 출근길에 "전하진(@hajinj) 과 함께 책 만들기 프로젝트 1호"라는 트윗을 받았습니다. 트윗의 내용은 3월에 출판될 전하진 대표의 책을 여러분과 함께한다는 것과 25명으로 참여를 제외한다는 두 가지였습니다. 궁금한 마음으로 링크된 모꼬지를 열어보니 출판 예정인 책의 원고를 받아 읽어본 후 느낀 점과 추가되어야 할 내용을 보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시도라는 생각과 함께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보고 바로 참여신청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트윗을 통한 타인과의 소통에 낯설었던 저로서는 동시에 고민을 시작하였습니다. 더욱이 "내가 과연 똑똑한 남들보다 더 좋은 의견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로 걸어가면서 고민은 계속되었지만 웬일인지 그날은 평소와는 다르게 용기가 생겼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커지면서 결국 신청을 했고, 다행스럽게도 10번 째 정도로 접수가 되었습니다.

설레임, 잘할 수 있을까?

접수가 되고 난 후에는 고민과 용기가 설레임과 행복감으로 바뀌었습니다. 평소에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용기가 부족하여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혼자서 그날의 용기에 행복해 했습니다. 더욱이 그동안 용기가 부족해서 하지 못한 것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앞으로는 자신있게 실행하자는 다짐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본성이 쉽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생각도 평소와는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어떡하면 잘된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감은 과감히 버렸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했으니 전문적인 지식은 없어도 된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내가 느낀 그대로를 쓰면 될 것이라고 편하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용기를 내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공통된 관심사로 누군가와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행복감이 바탕에 있었고, 열심히 해 보겠다는 자세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헉, 3월 3일까지, 두려움


그때까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전혀 몰랐었습니다. 트윗 하나에 그리고 모꼬지에서 확인했던 내용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습니다. 그저 메일주소를 보내고 다음 일정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월 28일 월요일 아침 메일을 열어보니 원고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참여한 분들 중 20분에게 출판 후 친필로 사인한 책을 보내주겠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원고가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생각지 않았던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첨부파일을 핸드폰에 저장하여 퇴근길부터 읽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잠시 후 새로운 메일이 도착하였습니다. 거기에는 3월 3일까지 작성해서 보내들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3일이면 목요일, 월화수목, 단 4일 내에 마쳐야만 합니다. 평소에 책 한 권 읽으려면 빨라야 2주 정도가 필요한 저에게는 행복한 프로젝트가 아닌 두려운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일단 완독, 대공감

퇴근길부터 서둘러 읽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하게도 3월 1일이 삼일절 휴일이었기에 밤을 새지는 않아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삼일절 하루는 집에서 꼼짝하지 않고 책을 읽었습니다. 읽는 동안 꼼꼼히 메모도 하면서 한줄 한줄 집중하려 노력했습니다. 책의 내용이 어렵지는 않아서 다행히 3월 1일 모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대공감이었습니다. 전하진 대표는 과거 벤처시대를 이끈 한글과 컴퓨터와 네티앙의 대표이사였습니다. 한글과컴퓨터의 성공과 네티앙의 실패를 동시에 경험한 국내 벤처 1세대 CEO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IMF, 벤처시대, 스마트시대 등의 현실의 변화를 분석하고, 젊은 세대의 스펙 쫓기 및 특정 전문직업에의 동경, 경쟁 등의 문제점과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사회, 문화적인 문제점을 진단해 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정한 리더의 특징으로 Rule Creator로서 1) 존재적 삶을 추구한다, 2) 자신감이 충문하다, 3) 스스로 동기를 부여한다, 4) 집단지성을 활용한다라는 네 가지를 제시합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10여년 간의 시대 변화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소양을 제시해주었다는 점과 현재의 젊은이들에 대한 교육 및 지원 제도들이 완전히 동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나의 의견, 고통

무엇인가를 글로 쓴다는 것은 그 글의 길고 짧음과 높고 낮은 수준을 떠나서 참 어려운 일입니다. 글 쓴 것이라고는 이 블로그에 남긴 독후감 등이 전부인 저에게는 항상 두려운 글쓰기입니다. 더욱이 혼자만의 만족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여야 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가졌던 자신감을 되새기며 한줄 한줄 써내려갔습니다. 비록 잘 쓴 글은 아니겠지만 제가 가졌던 느낌을 그대로 옮기려 노력했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3월 2일 회사에서부터 조금씩 시작해서 3일 새벽이 되어서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 요청된 날짜에 늦지 않게 메일을 보내고 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이번 책 만들기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얻은 가장 큰 보람은 바로 참여와 소통을 몸소 체험하였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갖지 못했던 설레임과 뿌듯함을 얻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며칠 전인 4월 5일에 "청춘, 너는 미래를 가질 자격이 있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는 트윗을 보았습니다. 출간을 축하드리며 많은 분들이 함께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래 내용은 제가 원고를 읽고 썼던 느낌입니다.

제가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늦은 작년 12월부터입니다. 아이폰을 기다리다 지쳐 약정으로 일반폰을 산 것이 오히려 스마트 세상에 늦게 참여하는 이유 아닌 이유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손에 넣자 마자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카카오톡 앱을 설치하였고, 무엇보다도 빨리 시도했던 것이 바로 “트위터”였습니다. 그야말로 anywhere, anytime이 가능한 상황에서 그냥 단순히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툭 던지는 매력에 빠지고 싶었습니다. 역시 기대 이상의 매력이 있는 도구이고, 바로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정말 다른 세상이구나!”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을 가진 몇 번의 경험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중학생이었던 1984, 5년 정도 MSX 8비트 컴퓨터를 가졌을 때였습니다. 당시 교육열이 높았던 어머니께서 시대의 흐름을 빨리 읽으시고 사주셨습니다. 동네 오락실에서 50원 동전이 있어야만 가능한 게임들을 집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른 세상에 서 있었습니다. 게임을 하기 위해 카세트 테이프로 30분을 로딩하면서 기대감으로 가슴이 뛰었고, 나름 공부한다고 PC 관련 잡지를 구독하며 포함된 프로그램 코딩을 한 글자 한 글자 확인하며 타이핑하기도 했었습니다. 덕분에 대학 때 PC 언어 과목의 성적은 좋았고, 누구보다 먼저 아래한글을 이용해 작성한 리포트를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1994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건축을 전공하고 건설회사에 취업한 후 지방 현장에서 근무하던 시기였습니다. 혼자 숙소에서 생활을 하는 중에 무료한 밤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을 찾던 중 컴퓨터 통신을 시작했습니다. 천리안이라고 불렸던 통신서비스로 각종 정보를 볼 수 있는 것을 비롯해 채팅,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습니다. 다른 도시에 있는 익명의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는 것과 인터넷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정보를 찾는다는 것은 분명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1996년 핸드폰을 직접 구입했을 때입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퇴직금 중 일부로 큰 마음 먹고 구입했습니다. 선택이 가능한 몇 가지 모델 중에 가장 저렴한 것을 골랐는데도 거의 100만원 정도 지불했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 중에 제일 먼저였던 것은 고사하고, 지도교수님도 갖고 계시지 않았었던 시절로 26세라는 상당히 빠른 나이에 핸드폰을 소유했었습니다. 하루 종일 잘해야 한 두 통화밖에는 없었지만 손에 들고 거리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다른 세상에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참 세상 많이 변했고, 인류의 역사란 참 대단하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석기, 청동기, 철기를 거쳐 동물의 힘을 이용하기도 하고, 내연기관을 발명하여 산업혁명을 이루고, 자동차, 기차, 배, 비행기 등으로 원거리 이동도 하고, 빛과 열을 이용하며, 전기라는 것을 만들어내고, 발명하고, 발견하고, 이용하고, 끝이 없습니다. 최근에는 융합, 복합이 대세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이룩한 모든 것들을 하나의 것으로 합치려나 봅니다.

그럼 이번 스마트폰에 의한 새로운 세상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존의 많은 역사들 중에 가장 큰 변화가 될 수 있을까요? 통신이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인터넷이 없던 시대의 컴퓨터는 단지 혼자만의 세상이었고, 핸드폰은 전화번호가 공유된 그룹 내의 세상이었다고 하면 스마트폰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장착하여 세상 모두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이기일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엄청난 변화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루어질 융, 복합이 아닐까요?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세계의 모든 기계를 제어하게 되고, 빛과 열과 전기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나올 미래를 그린 영화에서는 모든 등장인물들의 손에 더 진화된 단말기 같은 무엇인가가 들려 있지 않을까요?

분명 세상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지고 있습니다. 달라지고 있는 정도를 표현하는 말로 “기하급수적”이 제일 적당할 것 같습니다. 정신을 차리기 힘들고, 쫓아가기 만도 벅찹니다. 하지만 원고에서의 지적대로 이런 변화에 대한 우리 사회는 대응은 거의 무대응에 가깝습니다. 미래의 융, 복합 사회를 이끌어 내기 위한 행진이 땅을 흔들고 있지만 소리도, 진동도 느끼지 못하고 뒤돌아 서 있습니다. 특히 심각한 것은 미래 사회를 준비하고 설계하는 교육 분야에서 더욱 더 이러한 변화에 둔감하다는 것입니다.

원고를 읽는 내내 큰 공감을 가졌습니다. 빠른 경제발전의 부작용으로 생긴 성공과 행복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으로 터져 나오는 많은 현상들, 스펙을 쫓는 젊은 세대, 특정 전문직에 대한 동경, 남을 죽이고 내가 사는 경쟁심, 부동산 투기, 명품에 열광하는 잘못된 소비 행태 등에 대한 공감입니다. 또한 기득권과 폐쇄성으로 설명되는 닫힌 조직 문화와 정치 논리에 의한 창업 지원 등은 사회, 문화 전체적인 문제들을 잘 표현해 줍니다. 오히려 변화에 대응하려 하는 개인들이 가정 내에서, 조직 내에서, 사회 내에서, 문화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좌절하게 되는 상황은 말 그대로 너무 아이러니합니다. 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이 바로 2, 30대의 높은 자살사망률이 아닐까요?

그럼 이러한 아이러니를 제 순서대로 배열하려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미래의 변화에 순응하며 전망이 좋은 분야를 선택해 치열한 경쟁을 피해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원고에서는 Rule Creator라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고, 1) 존재적 삶을 추구한다, 2) 자신감이 충만하다, 3) 스스로 동기를 부여한다, 4) 집단지성을 활용한다라는 네 가지를 스마트시대 위너의 특징으로 제시합니다. 소유적 인간에 대한 존재적 인간으로서 자신에게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자, 스스로 쌓은 내공의 힘으로 자신으로부터의 진정한 자신감을 가진 자, 스스로를 창조해 가며 자발적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자, 열린 마음으로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광범위하게 찾아 함께 뜻을 이룰 수 있는 자, 이러한 특징들이 스마트라는 키워드의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 나갈 리더로서의 자격이 될 것입니다.

약 1년 전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의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즉전력”과 “Global Professional”이란 두 권의 책이었는데 모두 새로운 세상으로의 변화와 함께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일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필요한 “능력”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능력”이란 “즉전력”에서 제시한 어학력, 재무력, 문제해결력, 공부법 및 회의력과, “Global Professional”에서 제시한 선견력, 돌파력, 영향력, 업무력 및 인간력이었습니다. 원고를 읽는 내내 잊혀진 것만 같았던 이 책들의 내용들이 하나씩 떠올랐습니다. 비슷한 주제와 구성과 함께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는 반면에 일본을 중심으로 기술했기 때문에 무언가 추상적이었던 느낌을 가졌습니다. 이 원고를 읽으면서 추상적으로 느꼈던 내용들이 상당 부분 구체화되었습니다.

나름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문화와 소통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했지만 원고를 읽고 난 후 많은 개인적인 반성이 따릅니다. 젊은 시절에 편안함에 안주하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삶이 좋은 삶이라는 잘못된 가치관을 가졌었고, 어느덧 많은 닫힌 조직들을 거치며 여전히 편안함이 삶의 큰 목표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1년 전부터 가까이하기 시작한 몇 가지 다른 것들, 등산, 독서, 여행, 딸과 함께 보내는 주말, 트위터 등으로 갖게 된 다양한 경험들이 저를 새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41세의 나이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꾸리는 것은 저의 몫인 것 같습니다. 이 원고가 책으로 출판되었을 때 많은 젊은 친구들이 새로운 가치관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1년 2월 4일 금요일

이기는 습관 - 전옥표 (2007)

제목부터 참 강한 책입니다. "좋은 습관"도 아니고, "행복한 습관"도 아니고, "이기는 습관"입니다. 제목과 같이 1등 조직이 되기 위한 크게는 6가지, 세부적으로는 22가지의 "이기는 습관"을 제시해주는 책입니다. 작가인 전옥표 대표는 (주)에스에이엠티유의 대표이사 사장이며, 삼성전자의 상무이사 출신으로 "애니콜, 파브, 지펠, 하우젠 등의 마케팅 성공신화를 일구어낸 주역"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또한 "역동의 현장만을 따라 다니며 현업의 전쟁터에서 승리를 이끈 명장"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왠지 삼성전자의 임원 출신이라면 "이기는 습관"이 몸에 배어 성공을 위한 강한 추진력을 소유하고 계신 분일 것만 같습니다.

작가에 대한 소개와 함께 책표지에서는 이 책을  "승리하는 방법, 골을 넣는 방법, 실전의 싸움에서 성공을 맛보는 방법"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며 실용적인 해법서"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책에 대한 소개 문구들로 말미암아 책을 읽기 전부터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학교다닐 때부터 분명히 상위권에는 있었지만 한 번도 1등이 되어 본 경험을 갖지 못했던, 직장에서도 인정받고는 있지만 또 무엇인가는 부족하게 느껴지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 갖지 못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무엇인가에 대한 기대였습니다.

책의 세부적인 내용에는 저의 기대감을 채워줄 수 있는, 즉 1등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저에게 새겨진 내용은 "긴장감이 사라지면 몰락이 시작된다"이었습니다. 조직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때로는 없는 위기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리더의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두 번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라"입니다. 마쓰시다 전기를 창업한 경영의 신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세가지 은혜 (가난, 허약, 무학),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의 열악한 연구실, 어느 패션계의 여사장의 능력없는 부모 등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조직이 직원에게 해줄 수 있는 최상의 복지는 지독한 훈련이다" 입니다. 얼마전 읽었던 한미파슨스 김종훈 회장의 "우리는 천국으로 출근한다"에서도 회사가 주는 최고의 선물은 무자비한 훈련과 교육이라는 비슷한 말이 있었습니다. 사실 직원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직원들과 회사가 함께 발전하고 또 발전을 지속하기 위한 필요조건일 수 있습니다.

승리를 위한 좋은 지침은 계속 이어집니다. "언제나 준비된 사람, 단정함으로 무장하라". 징기즈칸의 제국 건설의 기틀이 몽골군의 잘 정비된 개인 장비로부터 이루어졌다는 설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자가 결국은 큰 일을 이룬다"입니다. 작가는 하우젠 브랜드의 대성공이라는 개인적인 사례를 들며 집요함이 이 책에의 다른 이기는 습관보다도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 외에도 "이기는 사람은 자신의 실패를 떳떳이 인정하고 공개한다", "인간에 대한 첫 번째 예의, 인사", "웃음은 생명줄과도 같다", "성실없이 진정한 성공은 불가능하다" 등과 같이 1등을 위한다기 보다는 인간적인 삶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지침들에도 불구하고, 책의 2/3 정도 읽었을 때부터 무언가 좀 다른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중, 고등학교 시절 부모님께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심하게 들었던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그리고 노는 것은 대학 간 뒤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잔소리말입니다. 이 책은 1등이 되기 위한 습관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왜 1등을 해야 하는가가 아닐까요. 1등을 하면 행복할 수 있는걸까요. 흔히 하는 얘기처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더 많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1등이 되기 위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기업을 1등으로 만들기 위한 개인의 희생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다른 회사들보다 연봉 얼마를 더 주고, 임원이 되어 업그레이드된 인생을 살 가능성이 있고, 부모 말씀 잘 들어서 좋은 대학 나와 좋은 회사에 취업하여 자부심을 갖을 수 있다는 사실들이 행복을 위한 조건들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아래 직원들의 희생을 밟고 일어나 임원이 되고, 그 후에도 오로지 실적만으로 평가되는 냉정한 현실에서 과연 인간적인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고성장 시대의 패러다임을 인간적인 감성을 반영할 수 있는 서비스 중심의 행복 추구라는 패러다임으로 바꿔야만 할 것입니다.

앞서 저의 마음 속에 새겨진 내용으로 소개드렸던 "긴장감, 어려운 환경, 지독한 훈련, 단정함, 집요함" 등은 역으로 생각하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단어들입니다. 1등, 행복, 성공에 대한 다양한 기준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부터 인정하고 새로운 의미를 정립해야 할 것입니다. 평균 이상을 하면 1등은 되지 못하지만 칭찬받을 수 있는, 그리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가치관이 형성된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발전하지 못하고, 다시 먹고 살기 힘든 세상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당장의 발전 속도가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먼 미래를 본다면 급할 수록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겠습니다.

책의 중간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목표는 원대하게, 과정은 철저하게, 평가는 냉정하게". 1등이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목표는 현실적으로, 과정은 효과적으로, 평가는 후하게" 해서 1등하지 않고 2등, 3등 혹은 평균 이상만 하면 어떻겠습니까? 분명히 세상에는 1등과 꼴찌만이 있지 않습니다. 누구나 개인이 가진 역량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관을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1등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때로는 규칙을 어기고 바꾸려 하는 삶보다 20등, 30등을 해도 인생의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고 이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 삶을 그려 봅니다.

2011년 1월 23일 일요일

Whale Done!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Ken Blanchard 외 3인 (2002)

몇 년전에 라디오 등에서 참 많은 광고를 들었던 책입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저렇게 대규모의 광고를 하나라는 생각으로 관심을 가졌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우선적으로 이 책은 간단한 구성과 명쾌한 내용전달이 특징입니다. 집중만 한다면 몇 시간 내에 모두 읽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책의 내용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애틀란타에 사는 대기업 영업부서에 근무하는 웨스는 회의 참석을 위해 올란도에 왔다가 씨월드의 범고래쇼를 관람하게 됩니다. 범고래쇼에서 큰 감명을 받은 웨스는 범고래의 조련 방법을 궁금해하여 조련사 데이브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하게 되고, 이것이 발전되어 데이브의 친구이자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앤마리의 강연을 듣게 될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웨스는 범고래를 조련이 가능한 방법이 다름 아닌 조련사와 범고래 사이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이며 또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과정에 대한 칭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후 웨스는 이를 가정생활과 회사생활에 적용하여 가족 및 직원들과의 관계개선뿐만 아니라 직장에서의 실적도 높이게 됩니다. 물론 회사에서는 아래 직원과 상사의 반대도 있었지만 실적에서의 성공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쉬운 원리이고 방법입니다. 상대방의 잘못된 행동에는 못 본척 눈감아주거나 다른 행동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잘된 행동에는 반드시 칭찬하여 상대방을 기분좋게 하여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중간 중간마다, 책의 내용과는 정반대로,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들었습니다.

우선 직장에서의 적용에 대하여, 제가 다녔던 회사들에서의 많은 경험들이 떠오릅니다. 윗분들의 의지를 받아들여 아랫사람들을 질책하는 것이 일반화된 대기업에서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야 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과연 이 책의 방법들이 현실적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물론 책에서는 웨스가 "고래 반응"을 직장에서 적용하는 과정에서의 내부 반발을 대화와 실적으로 극복했습니다만, 실적이란 "고래 반응" 한 가지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것입니다. 또한 2세, 3세 경영인도 아니고 부장, 이사 정도의 중간 관리자 입장에서 개인의 자리를 걸고 새로운 모험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도 참 드물 것입니다. 저의 이런 생각이 용기 부족한 자의 "뒤통수치기 반응"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가족을 비롯한 모든 개인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타인의 잘된 행동을 발견하고 이를 칭찬할 수 있는 자세는 이 책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책에서 처럼 명쾌한 인과관계로 칭찬 = 성공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겠지만, 칭찬을 통해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건강한 인간관계는 책 한 부분의 소제목인 "인간관계가 최고의 경쟁력이다"에서 나타난 것처럼 개인의 가장 중요한 바탕을 이루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제가 책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은 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바로 가정에서의, 직장에서의,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에서 본인이 해야할 의무 사항들을 즐겁게 완수해야만 내가 칭찬받을 수 있는 일들이 생길 것이고, 칭찬을 해주는 상대방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말로 직원들에게 좋은 대우와 많은 복지를 제공하는 회사의 구성원들은 당연히 개인적 노력을 통한 탁월한 능력으로 더 많은 실적을 회사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맹목적인 칭찬을 통한 "타인의 조련"보다는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공명"을 통한 건강한 관계 형성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책에서 주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것들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2011년 1월 15일 토요일

Google Speaks - Janet Lowe (2009)

검색 홈페이지를 구글로 바꾸고, 개인 메일을 지메일로 바꾼 지 한 2년이 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전에 쓰던 네이트에 비해서 많은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간결한 인터페이스와 검색결과에 대한 다른 분류체계 등이 영 적응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좋다고 하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계속해서 사용을 했습니다. 과연, 한두달이 지난 후에는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구글의 편리함에 대한 홍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구글의 팬이 되었고 스마트폰도 당연히 안드로이드로 선택을 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지금, 구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갖습니다. "첫째,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사용한다면 좋아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둘째,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외에 참 다양한 사업을 하는 회사이다. 세째, 또다른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성공한 회사이다. 마지막으로, 구글은 참 무서운 회사이다." 등입니다. 이 책의 한국어 부제는 "전 세계 선망과 두려움의 기업"입니다. 이처럼 책의 내용을 잘 표현해주는 부제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책의 시작은 Google Guys라 부르는 두 명의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 (Sergey Brin)에 대한 소개로 시작합니다. 작가는 두 사람에 대한 공통점으로 질 좋은 교육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몬테소리 학교, 훌륭한 공립학교와 주립대학교, 그리고 스탠퍼드 덕분에 두 사람은 자신들의 생각을 공식화하고 펼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 (Eric Schmidt)의 소개가 이어집니다. 작가는 에릭 슈미트의 역할을 젊은 두 사람에 대한 보호자로 묘사합니다. 이 세 사람은 구글의 현재의 구글을 이끌어온 균형잡힌 인물들입니다.

구글은 과연 어떤 회사일까요? 어떤 서비스들을 제공했길래 불과 10여 년만에 최고의 인터넷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당당히 맞서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머저 구글이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책에서는 "구글링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인터넷 검색, 지메일, 유튜브, 구글 어스, 구글 지도, 구글 스트리트뷰, 구글 뉴스, 구글 이미지, 크롬 OS, 구글 도서, 안드로이드 OS, 구글 번역기, 도서관 프로젝트 (Print Library Project) 등은 누구나 아는 서비스일 것입니다. 그 외에도 일일히 나열할 수 없이 많은 어플들이 있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하나의 검색 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서비스로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회사의 수익은 이러한 서비스에서 직접적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웹페이지들에 포함된 광고에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즉 바꾸어 말하면 개인 사용자들은 이 모든 서비스를 공짜로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대학 연구실에서 검색엔진의 개발로 시작한 구글이 과연 무슨 이유로 지금의 구글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구글의 홈페이지 중 "Our Philosophy"에 있는 다음의 10가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영문은 홈페이지에 있는 그대로, 번역은 책에 있는 그대로 옮겼습니다. 영문 원서에서는 어떤 단어로 되어있는지 궁금합니다.)
  1. Focus on people their lives, their work, their dreams. (실용적이면서)
  2. Every millisecond counts (빠르고)
  3. Simplicity is powerful (단순하면서)
  4. Engage beginners and attract experts (매력적이고)
  5. Dare to innovate (혁신적이면서)
  6. Design for the world (보편적이고)
  7. Plan for today‘s and tomorrow‘s business (유익하면서)
  8. Delight the eye without distracting the mind (아름답고)
  9. Be worthy of people‘s trust (신뢰할 수 있는)
  10. Add a human touch (그리고 품위 있는 디자인을 창작하는)

구글은 또 어떤 사업들을 하고 있을까요? 구글이 진행하고 또는 투자하고 있는 인터넷과 관련되지 않은 사업들만 해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인터넷과 관련되는지 아닌지는 솔직히 판단할 자신이 없습니다.) 인간 유전정보 서비스, 테슬라 전기 스포츠카를 비롯한 대체 에너지원의 개발, 달 개발 등 정말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것만 같은 사업들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럼 구글의 미래 모습은 어떨까요? 사실 여기서 "구글은 참 무서운 회사이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책을 읽는 동안 그 동안 봐왔던 많은 영화들이 떠올랐습니다. 생각난 영화들은 "아이로봇", "아일랜드" 등 미래 모습을 그린 것들로, 구글이 수집하는 많은 정보들이 기업의 이익을 위하여 여러 대상들을 통제하는 수단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물론 가장 도덕적인 기업들 중 하나인 현재의 구글은 그렇지 않겠지만, 구글이 투자하고 있는 분야들과 수집 및 보유하고 있는 정보의 양을 고려한다면 기업의 주인이 새롭게 바뀌는 수십년 후에는 무슨 일이 생길 지 누가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이미 스트리트뷰로 인한 개인 사생활 침해, 도서관 프로젝트로 인한 작가들과의 마찰, 유튜브로 인한 지적재산권 문제 등 많은 도덕적 문제 및 소송이 발생하였으며, 구글에서 일할 변호사를 뽑는 구인광고에는 "구글이 내놓는 혁신적인 서비스는 까다로운 법적 문제를 야기하며, 이에는 창의적이고 실제적인 해법이 필요합니다."라고 기술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인터넷이 진화할 방향으로 생각되는 클라우드 컴퓨팅 (Cloud Computing)이 활성화된다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들이을 구글에서 소유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미 도서관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 대학 및 공공 도서관의 모든 장서를 디지털화하여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물론 전체적인 문제는 발생하기 어렵겠지만, 부분적인 문제들은 얼마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많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개인정보의 보호를 보장하고 회원을 모집하지만, 결국은 어디에선가 정보가 새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현재까지처럼 구글이 악하지 않고 선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바랄 수 밖에는 없을까요?

마지막으로 보태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제가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은 얼마되지 않은 작년 말부터입니다. 만약에 아직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이 책을 읽었다면, 그 느낌이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한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의 진정한 재미를 알게 되었고,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개념도 갖게 되었습니다. PC가 처음 나왔을 때 그랬던 것처럼, 인터넷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클라우딩의 개념도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누구나 PC와 인터넷을 사용하듯이, 클라우딩도 앞으로 대세가 될 것입니다. 경제활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기쁜 마음으로 대세를 좆아야만 한다는 생각에 흥미롭기도 하지만 씁슬하기도 합니다.

2011년 1월 7일 금요일

THINK TWICE: Harnessing the Power of Counterintuition - Michael Mauboussin (2009)

이 책의 우리말 제목은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입니다. 책의 처음부터 다양한 잘못된 결정들과 흥미로운 실험들의 사례를 나열해 줍니다. 책의 전체적인 흐름은 그리 쉽지 않지만, 사례들을 읽으면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바로 판단할 때 발생하는 일반적인 실수들을 알려주고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하지만 책을 모두 읽은 후의 솔직한 느낌은 "그러한 방법들이 나와있지는 않은 것 같다"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른 일반적인 책들과는 달리) 작가인 마이클 모부신에 대한 별도의 설명이 없습니다. 다만 책 맨 앞의 유명인들의 짧은 서평들에서 그가 금융계에서 활동하는 투자전략가임을 알 수 있고, 본문을 읽는 중에 그의 이론들이 심리학과 행동경제학 (behavioral economics)에 많은 근거를 두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행동경제학을 "이성적이며 이상적인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를 전제로 한 경제학이 아닌 실제적인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여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경제학"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들어보는 용어라서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 경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제적인 행동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학 이론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다면 제가 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이 행동경제학의 연구 대상일 수 있겠습니다.

본문에서의 첫 사례는 2008년 3대 경마대회에서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했던 빅 브라운이라는 경주마에 대한 것입니다. 빅 브라운의 주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트리플 크라운의 달성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러한 기대와는 정반대로 마지막 경주에서 꼴찌를 차지하게 됩니다.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과거의 비슷한 사례의 기록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판단을 했다면 꼴찌를 차지할 경주마에 75% 이상의 우승 가능성을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객관적이지 못한 것과 관련하여 사회심리학자들이 언급한 세 가지 착각에 대해서 서술합니다. 첫 번째 착각은 자기 자신이 매우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실제 하위 25%에 속하는 사람들이 상위 25%에 속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미래를 다른 사람들의 미래보다 밝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낙천적인 착각입니다. 세 번째는 통제의 착각으로 우연한 사건에 관해서도 자신의 통제에 있는 것으로 착가하는 것입니다. 작가가 던진 질문에 "예"라고 대답하면서 웃음짓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례는 음악에 따라 와인의 선택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슈퍼마켓에 프랑스산과 독일산 와인을 함께 진열해 놓은 상황에서 독일 음악이 나오면 독일산 와인의 선택율 (73%)이 높아지고, 프랑스산 음악이 나오면 프랑스산 와인의 선택율 (77%)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객의 86%는 음악이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부인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례를 보면 논리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교묘히 조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매스미디어에 의한 여론 조작이라든지, 인터넷의 여론 몰이 등이 실제로 가능한 일이며, 점점 진실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자신이 점점 없어집니다.

좋지 않은 성적으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결국은 1위로 시즌을 끝낸 2005년 양키스의 이야기, 비행사에 대해 모욕을 주어야 다음 비행이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이스라엘 공군 교관의 이야기, 일정 수준에서 약간만 벗어나도 엄청나게 결과가 달라지는 밀레니엄 브리지에 관한 이야기 등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는 사례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작가의 이론과 사례들이 적절히 섞여 있어 지루와 흥미를 반복해서 읽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친절하게 아래의 키워드로 책의 전체를 요약해 줍니다.
  1) 인식을 일깨우자.
  2)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자.
  3) 실력과 운의 역할에 관해 깨닫자.
  4) 피드백을 구하자.
  5) 체크리스트를 만들자.
  6) 사전분석을 실시하자.
  7)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자.

우리는 모두 가정에서, 직장에서 크고 작은 많은 판단을 하게 됩니다. 저만 해도 최근에 딸의 교육 환경을 위해 이사를 해야 할 것이냐라는 큰 고민을 하고 있고, 몇 달 전에는 어떤 직장으로 옮겨야 하는 지에 관한 커다란 판단을 해야 했습니다. 어떤 판단이던 많은 생각을 하고 그 결과로 얻게되는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논리에 결정적인 잘못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해줍니다. 객관성이 결여된 주관적 생각,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 vision tunnel, 전문가들의 의견에 있어서의 오류, 자신도 모르는 상황의 영향, 집단 행동에 의한 영향,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취약성, 실력과 운의 혼동 등 많은 요인들에 의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됩니다. 역시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나가는 것만이 여러 위험 속에서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