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에 라디오 등에서 참 많은 광고를 들었던 책입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저렇게 대규모의 광고를 하나라는 생각으로 관심을 가졌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우선적으로 이 책은 간단한 구성과 명쾌한 내용전달이 특징입니다. 집중만 한다면 몇 시간 내에 모두 읽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책의 내용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애틀란타에 사는 대기업 영업부서에 근무하는 웨스는 회의 참석을 위해 올란도에 왔다가 씨월드의 범고래쇼를 관람하게 됩니다. 범고래쇼에서 큰 감명을 받은 웨스는 범고래의 조련 방법을 궁금해하여 조련사 데이브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하게 되고, 이것이 발전되어 데이브의 친구이자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앤마리의 강연을 듣게 될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웨스는 범고래를 조련이 가능한 방법이 다름 아닌 조련사와 범고래 사이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이며 또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과정에 대한 칭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후 웨스는 이를 가정생활과 회사생활에 적용하여 가족 및 직원들과의 관계개선뿐만 아니라 직장에서의 실적도 높이게 됩니다. 물론 회사에서는 아래 직원과 상사의 반대도 있었지만 실적에서의 성공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쉬운 원리이고 방법입니다. 상대방의 잘못된 행동에는 못 본척 눈감아주거나 다른 행동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잘된 행동에는 반드시 칭찬하여 상대방을 기분좋게 하여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중간 중간마다, 책의 내용과는 정반대로,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들었습니다.
우선 직장에서의 적용에 대하여, 제가 다녔던 회사들에서의 많은 경험들이 떠오릅니다. 윗분들의 의지를 받아들여 아랫사람들을 질책하는 것이 일반화된 대기업에서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야 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과연 이 책의 방법들이 현실적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물론 책에서는 웨스가 "고래 반응"을 직장에서 적용하는 과정에서의 내부 반발을 대화와 실적으로 극복했습니다만, 실적이란 "고래 반응" 한 가지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것입니다. 또한 2세, 3세 경영인도 아니고 부장, 이사 정도의 중간 관리자 입장에서 개인의 자리를 걸고 새로운 모험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도 참 드물 것입니다. 저의 이런 생각이 용기 부족한 자의 "뒤통수치기 반응"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가족을 비롯한 모든 개인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타인의 잘된 행동을 발견하고 이를 칭찬할 수 있는 자세는 이 책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책에서 처럼 명쾌한 인과관계로 칭찬 = 성공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겠지만, 칭찬을 통해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건강한 인간관계는 책 한 부분의 소제목인 "인간관계가 최고의 경쟁력이다"에서 나타난 것처럼 개인의 가장 중요한 바탕을 이루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제가 책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은 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바로 가정에서의, 직장에서의,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에서 본인이 해야할 의무 사항들을 즐겁게 완수해야만 내가 칭찬받을 수 있는 일들이 생길 것이고, 칭찬을 해주는 상대방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말로 직원들에게 좋은 대우와 많은 복지를 제공하는 회사의 구성원들은 당연히 개인적 노력을 통한 탁월한 능력으로 더 많은 실적을 회사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맹목적인 칭찬을 통한 "타인의 조련"보다는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공명"을 통한 건강한 관계 형성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책에서 주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것들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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