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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6일 목요일

달리기 #399 (2017년 1월 25일)

많이 달리다 보니 점점 새로운 코스를 찾게 됩니다. 오늘은 서귀포 강창학 경기장에 있는 마라톤 훈련코스를 달려보았습니다. 이전부터  농구를 하기 위해 찾았던 곳인데, 이러한 훈련 코스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가 이제야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래 종합안내도의 빨간색 선이 바로 마라톤 훈련코스입니다.


총길이는 3.4km이고, 아스팔트와 숲속의 흙길, 언덕과 평지, 바다뷰와 한라산뷰 등이 조화를 이룬 코스입니다. 일단 주차장에서 굵은 파란색 선을 볼 수 있습니다. 누가봐도 훈련코스를 표시한 선인데, 따라가다보니 생활야구장 앞에서 갑자기 선이 사라져 버립니다.


안내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반대쪽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달리는 낯선 길이다보니 코스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다행이 전지훈련 온 유명고등학교의 훈련이 한참인 야구장을 지나 파란선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파란선이 길 바깥을 가리키는 화살표로 바뀌고, 아래를 보니 그냥 관리하지 않는 언덕인 것 같아 보였습니다.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화살표를 믿고 내려가 보았습니다. 꽤 경사가 있는 언덕 아래로는 오솔길이 이어지고, "아 이래서 마라톤 훈련코스인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솔길은 그리 길지 않게 이어지고, 이 코스의 시점, 종점 지점으로 나오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아스팔트 및 인터로킹 보도 포장길이 이어집니다. 주변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 궁도장, 미니축구장, 청소년 수련관, 체육관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들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달리는 중간에 오솔길로 빠지는 듯한 부분이 있고, 여기는 안전띠로 막혀 있었습니다. 혹시 일부 구간을 막아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그냥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서 계속 달렸습니다. 한바퀴를 돌고 보니 약 1.5~1.6km 정도, "예상했던 코스 길이보다 너무 짧은데, 막아놓은 곳이 있더니.."라고 생각하고 계속 달렸습니다. 첫 바퀴는 사진찍느라고 달리다 서다를 반복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달리는 시간입니다.


날은 어두워지고, 배도 고프고, 농구하러 갈 시간도 가까워지고, 추워지고, 힘도 들고, 오늘 달리기는 이정도에서 그만입니다. 달리기를 마치고 물을 마시면서 다시한번 코스를 확인하기 위해 안내도를 보면서 오늘 달린 길을 확인했습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아까 막혀있던 길은 아무리 봐도 원래 코스가 아닌 것 같습니다. 원래 코스 중에 청소년 수련관 뒤쪽으로 있는 흙길 언덕코스로는 달리질 않았던 겁니다. 이런..... 곧 주말에 낮 시간에 와서 다시한번 제대로 달려야 겠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이 꽤 급한 언덕코스로 실질적인 마라톤 훈련 코스일 것 같네요.

어쩌겠습니까. 오늘 다 못 달린 부분은 다음에 다시 달리면 되는 것이고, 어쨌거나 강창학 경기장의 마라톤 훈련코스는 왜 이제야 경험했나 싶을 정도로 멋진 코스입니다. 북쪽으로는 한라산과 고군산을 볼 수 있고, 남쪽으로는 제주 남쪽 바다와 서귀포 신시가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해지는 멋진 석양을 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경기장 시설들도 달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해주고, 오솔길 언덕을 통해 마라톤 훈련까지 할 수 있으니, 거의 완벽한 달리기 코스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평일에도 퇴근길에 자주 달릴 것 같습니다.





매주 수요일 8시부터는 동호회 활동으로 농구를 하고 있습니다. 강창학 경기장을 찾게된 이유인거죠. 집에 다녀오는 것보다 간단히 달리기하고, 시간 맞추어 농구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한시간 넘게 달리고 농구까지 하려니 만만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 포스팅하는 지금, 오랜만에 다리에 뻐근함을 느낍니다. 적절한 달리기 시간과 농구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할 것 같습니다.

2017년 1월 21일 토요일

달리기 #398 (2017년 1월 21일)

오늘은 제주 달리기입니다. 남서쪽 남원~토산까지 왕복 20km 정도를 달렸습니다. 역시 제주 해안도로는 언제나 즐거움을 줍니다.


남원에서 출발하여 전형적인 해안도로를 달렸습니다. 햇살에 아른거리는 남쪽 바다를 보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구름을 보면서,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즐겁게 달렸습니다. 약 7km 지점을 지나면서는 해안도로가 끝나고 일주도로와 합쳐지는 구간이 나옵니다. 일주도로도 보차도가 분리되어 있고, 교차로가 많지는 않아서 차들이 많아도 달리기에 그리 방해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디 해안도로에 비하겠습니까? 이후부터는 잠깐씩 마을길들이 있지만 표선입구까지는 계속해서 일주도로를 달려야 합니다. 더 달려서 표선까지 찍고 싶었지만, 돌아오는 길이 걱정돼서 그냥 표선해안도로 입구에서 턴했습니다. 풀코스를 한번 도전하고는 싶은데, 25km가 넘으면 종아리에 통증을 느껴서 항상 겁이 납니다. 그럴 때마다 달리기를 좀더 일찍 시작했었으면 합니다.



9시반부터 두시간 정도를 달렸는데, 기온이 많이 올라왔고, 햇살도 좋아졌습니다. 오늘의 포인트는 구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구름과 바다 사진들입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멀리 서귀포의 섭섬, 문섬, 범섬과 함께 가파도까지도 한눈에 보이는 곳이 있었고, 또한 역시 멀리 한라산 전경이 보이는 곳도 있었습니다. 한라산에 눈 좀 올거 같네요. 올겨울에는 아직 산에 안 올라갔는데, 날을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주 작은 그리고 예쁜 포구들의 사진입니다.

 


2017년 1월 16일 월요일

달리기 #396 (2017년 1월 15일)

어제는 평촌 자유공원 주변을 뛰었습니다. 어제에 이어서 역시 영하 8도를 뚫고 12.37km, 자유공원을 세바퀴, 더 크게 흥안로, 계원대 사거리까지 두바퀴를 돌았습니다.


집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교차로 걱정없이 1.72km를 뛸 수 있습니다. 여기는 자유공원 정문 앞, 전체 코스의 기점입니다. 친절하게 100m 간격으로 표지판이 잘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도에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어 바닥 조건은 괜찮은 편입니다. 하지만 기점 주변 500m 정도는 화강석 포장으로 발바닥에 살짝 충격이 전해집니다. 또 한가지 단점은 외곽순환도로 고가 아래쪽으로는 자동차 매연이 많이 느껴집니다.

 

기점에서 400m까지는 평지로 달리다가 코너를 돌자마자 언덕이 길게 이어집니다. 평촌 성당까지 약 600m 정도가 꾸준한 언덕입니다. 이후에는 또 길게 이어지는 꾸준한 내리막이고요. 평균 10km 정도의 달리기 수준에서 언덕 훈련하기 좋은 코스입니다. 기점에서 출발하여 숨좀 고르고 언덕을 힘차게 치고, 내리막에서 조절하고, 그러면 한 바퀴를 뛴 것입니다.



 
지금까지 평촌 주변을 달리면서도 이상하게도 자유공원 쪽은 처음 달려봤습니다. 컨디션 좋은날 언덕을 한번 박차고 스피드 욕심을 가져볼만한 코스입니다. 앞으로는 집 가까이 달릴 때 중앙공원 한번, 자유공원 한번 번갈아서 달릴 듯합니다.

2017년 1월 14일 토요일

달리기 #395

요즘 가장 큰 즐거움은 2013년부터 시작한 달리기이다. 오늘까지 총 395회, 3435km를 달렸다. 앞으로 좀 특별한 달리기는 잊지 말고 여기에 기록해야겠다.

오늘의 달리기 #395는 평촌 중앙공원 돌기. 무려 영하 7~8도를 이기고 달림. 콧물이 호흡을 살짝 방해하고, 다 뛰고 나니 비니 안에 땀이 얼어 있었음.



2011년 6월 4일 토요일

The Third Age, 6 Principles for Growth and Renewal after Forty – William Sadler (2000)

얼마전 여행에서 배우는 삶”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접하였습니다. 동아일보의 조성하 여행전문기자가 “ Travelogy for Third Age“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였습니다. 강연의 주된 내용은 40대 이후의 새로운 인생에 대한 것이고, 그 새로운 인생으로 가는 중요한 역할을 여행이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갓 40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The Third Age라는 40대 이후의 2차 성장기에 대한 내용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도서관에서 같은 주제어로의 검색해 보았습니다. 바로 같은 제목 그대로의 책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갖는 40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20대 중반을 전후해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을 갖게 되고 몇 년 후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고, 자식을 하나, 둘씩 갖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뒤돌아볼 시간도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요?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하고, 모든 면에서 안정되길 바라지만 멀게만 느껴집니다. 11년 지날수록 2, 30대에 가졌던 희망들은 희미해져 가고, 정점을 느끼지도 못한 채 앞으로의 인생 하강기만을 걱정만 하고 있지는 않나요?

책에서는 40대로부터 약 30년간을 2차 성장을 통해 자기실현을 추구해나가는 시기로 정의합니다. 작가는 특히 이 시기를 평균 수명의 연장과 함께 “30년의 인생 보너스로서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는 40대에 인생의 정점이 지나고 모든 면에서 점점 쇠퇴하면서 노화하는 성인기의 일반적인 삶을 뛰어 넘어, 또한 단순히 성장기의 연장이 아닌, 2차 성장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성장을 통해 인생의 후반에 새로운 정점을 만들기 위한 재탄생의 시기로 바꾸어 내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위에서 생각해 본 일반적인 40대의 암울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참고로 이 책의 기본이 되는 생애 구분은 최근 유럽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하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First Age (1연령기): “배움을 위한 단계로 태어나서 학창 시절까지의 시기로 학습을 통해 기본적인 1차 성장이 이루어 짐. (10대에서 20대 초반까지)
2.    Second Age (2연령기): “일과 가정을 위한 단계로 1차 성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산성을 발휘하고 사회적으로 정착 생활을 하는 시기. (2, 30)
3.    Third Age (3연령기): “생활을 위한 단계로 1차 성장과는 다른 2차 성장을 통한 일종의 자기실현을 추구해나가는 시기. (40대에서 70대 중후반까지)
4.    Forth Age (4연령기): “노화의 단계로 노쇠의 징후가 늘기 시작하는 하강기. (하지만 이때는 성공적인 노화를 의미하는 또 다른 정의가 가능)

그럼 2차 성장은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까요? 책에서는 마흔 이후, 인생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6가지 원칙을 제안합니다. 이 원칙을 대표해서 설명하는 단어는 역설입니다. 즉 삶에서 마주치는 핵심적인 역설적 요소들, 언뜻 보면 대립되는 요소들을 서로 균형 맞추어 통합하고 이를 실생활에 접목시킬 때 드러나는 원칙들인 것입니다. 6가지의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괄호 안의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들입니다.)

1.    중년의 정체성 확립하기 (2, 30대에도 누구나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새롭게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은 2, 30대의 정체성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일 겁니다.)
2.    일과 여가활동의 조화 (어떻게 보면 일에 대한 사회적 성공은 이제 어느 정도 포기하고 인생을 즐기기 위한 새로운 도전 과제를 찾아보는 것으로 생각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즐겁게 버릴 것은 버리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볼 수 있다면 행복한 40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자신에 대한 배려, 타인에 대한 배려의 조화 (그 동안 가족과 성공을 위해서 달려왔다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자신을 배려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해오던 타인에 대한 삶과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겁니다.)
4.    용감한 현실주의와 낙관주의의 조화 (희망적인 메시지로서의 낙관주의는 2차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입니다. 하지만 이는 2, 30대의 철없음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평가에 기반을 두어야 합니다. 현실적 낙관주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5.    진지한 성찰, 과감한 실행 (가장 어렵고 철학적인 원칙인 듯합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행력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난 무엇을 해야 하나,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6.    개인의 자유와 타인과 친밀한 관계의 조화 (나를 둘러싼 가족과 저에게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2차 성장뿐이겠습니까? 평생 성장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으로 “40를 검색해보니 “40대 남성들의 현실적인 위기”, 40대 가장의 돌연사, 남자 나이 40대는 제2의 방황기 등 좋지 않은 어감들의 기사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하지만 “40대 서점가 삼매경이라는 기사에서는 최근 40대의 도서구매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이 많은 40대 분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뭔가 새로운 인생을 준비한다는 뜻이 아닐까요? 새로운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하고 한 방향만의 목표를 두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무모한 40대보다는 나만의 새로운 인생 정점을 꿈꾸고 앞으로의 30, 아니 60년 이상을 꾸준히 준비해가는 현명한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분명 필요한 것은 돈과 시간이 아니라 용기와 여유일 것입니다.

2011년 5월 29일 일요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 - 장하준 (2010)

이 책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장하준의 2010년 작으로, 지난 30년 간 전 세계 경제의 주류였던 자유시장정책에 대한 비판서입니다. 비록 제가 경제학 분야에는 문외한이지만, 워낙 유명한 분의 책일 뿐만 아니라 이미 베스트셀러로 판매량에서 돌풍을 일으킨 책이라서 선택해 보았습니다. 특히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라는 무게감에 더 큰 책에 대한 기대가 들기도 하였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자연스럽게 인터넷으로 장하준 교수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검색 결과 인상 깊었던 점은 장하준 교수의 집안 내력이었습니다. 독립운동가인 할아버지를 비롯하여 아버지는 국회의원, 동생은 런던대 교수, 삼성전자 소액주주 운동으로 유명한 장하성 교수와는 사촌지간 등 가족들의 면면들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수재집안이라는 언론의 기사들도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이런 집안에서 자라 서울대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유학간 후, 4년 만에 석사와 박사를 모두 받고 27세에 최연소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 교수가 되었습니다. 인터넷의 내용들을 하나하나 볼 때마다 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출판했습니다. 2004사다리 걷어차기”, 2005쾌도난마 한국경제”, 2007나쁜 사마리아인들등이 잘 알려진 책들입니다. 이들 중 특히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국방부가 선정한 불온서적으로 지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학술원에서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도 출판된 후 줄곧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사실 책의 내용에 대해서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에게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여러 언론에서 다양한 비평을 내놓았으며, 일반 독자들의 수준 높은 비평 역시 다양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며 양쪽의 논리를 즐기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색다른 재미일 것입니다.

이 책의 주제는 자본주의 이론 중 하나인 자유시장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서론 부분에 명료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첫머리에서 2008년의 금융위기의 원인은 1980년대부터 세계를 지배해 온 자유시장 이데올로기라고 규정합니다. 자유시장 이데올로기란 지난 30여 년 동안 대부분의 나라들이 추진한 경제정책으로 간섭을 최소한으로 하여 시장이 알아서 가장 효율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이론으로 소개합니다. 공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민영화, 금융 및 산업부분의 규제 철폐, 국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등의 방식으로 추진되는 이 정책으로 인해 겉으로는 세계경제가 발전해 온 듯 하지만, 실제로는 성장 둔화와 불평등, 불안정이 심화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여 궁극적인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세계경제의 엄청난 퇴보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더 부유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자유 시장주의자들의 왜곡된 논리를 그들이 말해 주지 않는 자본주의에 관한 중요한 진실들로 규정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은 23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주제별로 첫머리에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부분을 두어 자유시장정책의 논리와 그에 대한 반론과 비판을 각각 정의합니다. 그리고 사례를 통한 부연 설명과 장하준 교수의 주장들을 펼칩니다. 주제별로 한 페이지 정도의 첫머리 부분만을 읽어도 자유시장정책이란 이런 것이구나, 이래서 문제가 있구나 하는 공부가 되는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는 경제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게 해줍니다. 하지만 서술형의 문장이기 때문에 이론적인 공부를 체계적으로 시켜주지는 않습니다. 서론에서 장하준 교수는 이 책의 수준에 대해 일반인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고급 경제학 서적에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론에 대해 의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급 경제학서의 수준을 넘는다고 평가합니다. 즉 초보자를 위한 경제학 입문서는 아니며 그보다 더 좁으면서도 동시에 그보다 더 넓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는 읽기 전에 가졌던 기대감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꽤 많은 부분에서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논리적인 비약과 근거 자료들이 선택적으로 취사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많은 나라들의 경제성장률만을 근거로 논리를 내세운다는 점은 제가 비록 경제학에 대한 지식도 경험도 없지만 크게 설득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등도 그렇습니다. 자유시장정책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논리보다는 자유시장정책과 계획경제의 장점을 서로 보완해야 한다는 논리가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요? 어쨌든 세계경제 전체의 흐름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는 없는데 후진국을 위한 경제 논리가 주류로 될 수 있는 현실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우리 나라도 계획경제를 중심으로 발전하여 왔지만, 이제 세계 약 15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현실에서는 자유시장정책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이 국익을 위해서 당연한 논리가 아닐까요?

하지만 이런 생각은 책의 뒷부분에 가면서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장하준 교수가 뒷부분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앞부분에서 약간의 과장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Thing 19”부터 마지막의 “Thing 23”까지는 큰 공감을 가졌으며, 특히 “Thing 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에서는 소외된 계층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에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결론에서는 그 동안의 경제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한 8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어쨌든 자본주의를 포함한 세상의 어떤 이론이라도 장점과 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서로의 입장에 따라 그러한 장점과 단점이 서로 반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유시장정책이든 계획경제정책이든, 보수이든 진보이든 당연히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하나의 정책이 더 우수하다는 잘못된 생각은 버리고 최선책, 차선책을 찾아 나가는 능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논리적이고 건강한 비판을 통한 대화가 가능한 더 큰 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2011년 5월 6일 금요일

Life Lessons (인생수업) - Elisabeth Kubler-Ross, David Kessler (2000)

이 책의 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Elisabeth Kubler-Ross)는 인간의 죽음에 대한 연구에 일생을 바친 정신의학자로 세계 최초로 호스피스 운동을 일으킨 분입니다. 또 한 명의 저자인 데이비드 케슬러 (David Kessler)는 그녀의 제자로 미국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로 평가됩니다. 그들은 함께 죽음 직전의 사람들과 대화하며 죽음을 연구하고 죽음을 통해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여러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작가에 대한 소개와 책 표지에 있는 짧은 카피들 ("인생과의 작별을 눈앞에 둔 101명이 말하는 삶에서 배워야 할 것과 삶이 가르쳐 주는 것",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하라" 등)은 책을 읽기 전에 어떤 선입관을 갖게 합니다. 죽기 전에 사는 동안 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서 후회를 하고, 따라서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꼭 해야 한다 등과 같은 생각들입니다. 실제 책의 내용도 단순히 생각하면 그러한 선입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죽음들과 그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존경스러운 삶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죽음을 앞둔 후회에서 오는 교훈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하나의 과정을 마감하고 새로운 시작을 앞둔 사람들의 위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즉 작가의 말대로 "죽음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책이 아니라, 삶과 살아가는 일에 대한 책"인 것입니다.

이 책이 미국에서 출판된 것은 2000년으로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된 해도 2006년으로 출판 년도에 비해 상당히 늦었을 뿐만 아니라 거의 5년이 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우스웠던 것은 이 책이 제 방 책장에 2006년부터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거의 5년 동안 눈에 띄지 않다가 2011년이 되어서야 우연히 읽은 책이 이렇게도 큰 감동을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또 하나의 우연은 이 책을 읽던 중에 아버지가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행이 초기라서 치료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때문에 더 큰 감동을 받았을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그런 이유만은 아닙니다. 이 책에는 정말 나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책은 모두 10개의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분은 크게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이야기가 물흐르 듯이 비슷한 분위기로 이어집니다. 물론 각 부분이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어쩐지 읽고나면 같은 이야기를 계속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현실의 삶을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가면과 역할들에 가려져 있다고 말합니다. 진정한 자신이 된다는 것은 감추고 싶은 자아의 어두운 부분까지도 포함해서 자신의 인간적인 자아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필요없는 부분을 깍아내어 원래 대리석에 들어있던 조각상을 꺼냈을 뿐이라는 미켈란젤로의 대답과 같이, 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불필요함을 버림으로써 온전한 자신을 꺼내는 것입니다.

2. 사랑 없이 여행하지 말라: 조건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 한 예로 어린 아이들이 부모에게 주는 사랑을 듭니다. 보통 부모들의 사랑이 조건없다고 생각이 들지만, 이 책에서는 부모들이 아이의 웃음이나 좋은 성적, 말 잘 듣는 것에 대해 보상을 해줌으로써 사랑에 조건을 다는 법을 가르칠 뿐이라고 합니다. 또한 자기애에 대해서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주위에 언제나 있는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그리고 모든 장벽을 없애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3. 관계는 자신을 보는 문: "상호작용"으로서의 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관계란 배우자나 가족, 몇몇 친구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맺어지는 것입니다. 관계에는 "나 자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즉 관계를 통해 나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4. 상실과 이별의 수업: 개인적으로 이 책의 하일라이트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부모님의 죽음과 같은 큰 일에서부터 작은 소지품을 잃어버리는 작은 일까지 많은 상실과 이별의 경험을 갖습니다. 상실을 경험하고 치유하며 삶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종합병원에는 하루에도 몇 명이 죽어 나가는 암병동이 있는가 하면, 새 생명이 시작되는 신생아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5. 아직 죽지 않은 사람으로 살지 말라: 인연, 우연, 감사, 용서 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중요한 것은 재산이나 학위 등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가슴 뛰는 삶을 위하여", "영원과 하루",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용서와 치유의 시간", "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등의 부분에서 다양한 삶의 교훈들을 이야기해 줍니다. 이 책을 번역한 류시화 시인은 죽음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과목을 사랑, 관계, 상실, 두려움, 인내, 받아들임, 용서, 행복 등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는 "살고 Live, 사랑하고 Love, 웃으라 Laugh. 그리고 배우라 Learn. 이것이 우리가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몇 개의 단어들이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들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