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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7일 목요일

Quantity Surveyor의 업무 (2) - 계약 관련 업무 (Contract Management Service)

QS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바로 계약과 관련한 것입니다. 여기서 계약이란 발주자와 시공자 사이의 계약을 말합니다. 타산업 분야와는 다른 건설 프로젝트만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실제 완성물을 만들기도 전에 발주자와 시공자 사이에서 설계정보를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하고 계약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시킨다는 것입니다. 또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다양한 조직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계약을 통해 각 조직들 사이의 의무와 책임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 됩니다.

우선 QS는 발주자에게 프로젝트의 특성에 맞는 계약방식을 추천해야 합니다. 모든 건설 프로젝트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대형 그룹 내에서 그룹 사옥에 대한 개발과 시공을 모두 한다면 발주자와 시공자 사이의 계약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고, 어떤 중동에 위치한 건설 프로젝트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시공사들이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국제적인 기준의 입찰 서류를 준비하지 않으면 입찰 및 계약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상세한 설계가 완료된 후 입찰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또 다른 프로젝트는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설계를 진행하여 여러 단계에 걸친 입찰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공자의 입장에서도 어떤 프로젝트는 반드시 수주를 하기 위해 이윤없이 최소한의 관리비용만을 포함하여 입찰에 응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처음부터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이런 상황들은 모두 관련 프로젝트의 여러 가지 특징들을 상세히 분석하여 내리는 판단으로, QS는 이런 프로젝트의 상황들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발주자가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고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러한 보고에 포함되는 내용에는 PQ수행 여부, 입찰방식, 낙찰자 선정방식, 계약방식, 계약서의 종류, 주요 계약 내용, 적절한 입찰참여사의 추천, 시장상황 등이 포함됩니다.

실제적으로 계약에 이르는 과정은 건설 프로젝트 각각에 따라 너무나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입찰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경우에 QS는 입찰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고, 종합적으로 입찰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주요한 업무들을 단계별로 구분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입찰자격사전평가 (Pre Qualification, PQ)
  2. 입찰서류의 준비 및 시공사 배포
  3. 입찰 전 공사비 산정
  4. 입찰 관리 (Q&A, 추가입찰서류 준비 및 배포, 입찰서 접수 등)
  5. 입찰서 분석 (실수, 누락, 추가, 도면 및 시방서 해석 잘못, 각 입찰내역의 비교 등)
  6. 입찰서 분석 리포트 (Tender Report, 발주자에게 낙찰 후보자를 조언)
  7. 최종 협상
  8. 계약서류 준비 등
먼저 PQ는 재정적으로 튼튼하고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는 입찰 참여사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재정적으로 튼튼한 시공사는 당연히 요구되는 사항일 것입니다. 반면에 보통 시공사들은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규모로서 구분이 될 뿐만 아니라 일반건축 위주인지 주택공사 위주인지 토목공사 위주인지, 관공사 위주인지 민간공사 위주인지, 국내공사 위주인지 해외공사 위주인지, 자체사업 위주인지 외주공사 위주인지 등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항들을 미리 확인하고 입찰 참여사를 고르게 됩니다.

입찰 서류의 준비는 다른 업무들에 비해 더욱 강한 QS 고유의 업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계약이라는 것 자체가 외국에 비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지만, 외국 프로젝트에서는 이 입찰 서류에 프로젝트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업무입니다. 모든 프로젝트를 둘러싼 상황이 분석되어야 하고, 분석된 내용에 따라 입찰서류의 문장 하나하나가 정해지게 됩니다. 물론 표준계약서식을 사용하지만 중요한 내용 하나하나는 발주자와 협의를 통해 결정되게 됩니다. 상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를 통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입찰 전 공사비산정은 입찰서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정해놓는다는 목적이 큽니다. 물론 입찰 도면을 근거로 공사비를 산정하는 것이지만, 시공사들의 입찰서를 비교하고, 분석하기 위한 기준 자료로 사용되게 됩니다.

입찰관리에는 입찰초청, 입찰서류의 전달, addendum의 준비 및 전달, 시공사 Q&A, 입찰서 접수 등의 절차적 업무를 뜻합니다. 이러한 절차가 끝나고 입찰서가 접수되면 QS는 접수된 입찰서의 분석을 실시합니다. 누락된 내용은 없는지, 계산 상의 실수는 없는지, 금액의 차이는 어느 항목에서 나는 것인지, 각 공사별로 공사비 비율은 적정한지, 입찰 서류에 제시된 발주자의 요구사항은 정확하게 반영하였는지, 본사관리비 및 이윤은 적정한 수준으로 포함되었는지, 공사수주를 위해 무리한 입찰금액을 산정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분석하고 분석된 내용을 "Tender Report"로써 발주자에게 보고하게 됩니다.이 보고서는 분석된 내용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시공사를 추천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됩니다.

이후 발주자와의 협의를 통해 시공사와의 최종 협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절차를 통해 최종안이 조율되면 QS는 입찰서류와 입찰기간에 추가된 서류들을 모두 모아 계약서류를 만들게 됩니다. 이를 발주자에게 전달하면 발주자와 시공사가 공사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상의 내용들은 흔히 "전통적인 방식"이라 불리는 설계 완료 후 입찰을 시행하는 경우를 가정해서 설명한 것입니다. 다른 Procurement System이 적용되면 업무 범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만 실제적으로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는 방식입니다. 이상에서 언급된 업무들 외에도 건설계약과 관련해서는 표준계약서식, 입찰 및 계약 절차, 공공공사를 위한 계약제도, 주요 건설선진국의 계약제도, 공사비지급방법에 따른 계약방식, 공사수행방식에 따른 계약방식, 입찰 및 계약서류의 구성 등 많은 내용들에 대하여 설명해야 합니다. 앞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하나씩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건설 프로젝트들은 기본적으로 수백억원, 수천억원, 많게는 수조원까지도 사용될 수 있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이런 엄청난 금액이 몇 년 동안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누가 언제 어떻게 얼만큼의 금액을 청구하고, 집행하고 하는 절차를 정해놓는 것이 건설계약입니다. 여기에 이런 금액의 청구 및 집행을 위해서 누가 어떤 일을 어느 정도의 품질로 공급하고, 검사하고, 승인하는 것도 역시 정해져야 합니다. 또한 정해진 내용을 맞추지 못했을 경우에는 어떤 식의 책임을 얼만큼 져야 하는 지도 규정해야 합니다. 이런 것이 건설계약입니다. 이런 내용들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매일매일 목소리 높여 싸우는 일이 시공사와 발주자의 주업무가 될 것입니다. 문제는 국내의 건설 프로젝트들은 이러한 건설계약의 중요성을 너무 간과해 왔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목소리 높여 싸우는 일들이 많이 발생했었습니다. 국내의 시공사와 발주자들은 이런 문제들을 1) 계약은 적당한 금액으로 합의하고, 2) 시공 중에 많은 금액을 설계변경으로 청구하고, 3) 청구된 금액 중 적당한 금액을 인정해주어 서로 적당한 선에서 해결해 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QS의 계약관련 업무는 이러한 불합리한 요소를 없애고, 정확하게 규정되어 있는 계약 조건을 만들어내고 이를 역시 정확하게 집행하여 합리적으로 건설프로젝트를 수행해나는 선진화된 전문 서비스인 것입니다.

2010년 5월 25일 화요일

서 있는 사람들 - 법정 (1978)

얼마 전에 입적하신 法頂 스님의 책을 읽었습니다. 꼭 읽어봤어야 할 책을 읽지 못한 것 같아서 항상 마음이 찜찜했었는데, 마음 먹고 여러 권을 연속해서 읽어야 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솔직히 그 동안 스님의 이름만을 듣고 있었을 뿐, 왜 훌륭한 스님이신지, 어떤 생을 살아오신 분인지, 어떤 가르침을 주신 분인지 전혀 몰랐었습니다. 그저 남들이 훌륭한 분이라 하니 훌륭하신 줄 알았던 것이죠. 창피합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스님의 책을 읽으며 어떤 분이길래, 어떤 가르침을 주셨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도서관에서 스님의 책을 빌리기 위해 검색하던 중에 몇 번을 놀라고 더욱 창피해졌습니다. 우선 그렇게 많은 책을 쓰셨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또 그렇게 많은 책들이 대출 중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래 전부터 책을 쓰셨다는 사실에도 놀랐습니다. 이러한사실들에 더해 지금까지 스님의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창피보다는 어떤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너무 늦게 재미를 붙인 책읽기지만, 이런 두려움을 앞으로 계속 간직하여 좋은 습관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이 책은 스님께서 1973년부터 1978년 사이에 쓰셨던 여러 글들을 "山居集", "毒感時代", "茶來軒閑談", "悲", "出世間"의 다섯 주제에 따라 모아 묶은 것입니다. 스님의 일상, 경험과 관련한 글, 사회성을 많이 가진 글, 불교의 원리나 가르침에 관한 글 등 여러 가지 내용입니다. 뜻을 알지 못하는 한자로 된 낯선 용어들이 몇 개 나오기는 하지만, 사전을 찾는 별다른 노력은 하지 않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다양한 내용들을 읽으면서 느낀점들을 정리해보면,
  1. 좋은 글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2. 자연의 소중함은 불변의 진리이다.
  3. 민족 고유 문화의 소중함 역시 불변의 진리이다.
  4. 착하고 겸손하게 살아야겠다.
  5. 계속해서 스님의 여러 책을 읽어야겠다.
등입니다. 이제 겨우 한 권의 책을 읽고 감히 어떤 생각을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늦었지만, 지금 가진 생각대로 스님의 여러 책들을 더 읽고 더 많은 가르침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너무 늦은 생각에 스님께 죄송한 생각이 듭니다.

2010년 5월 21일 금요일

Quantity Surveyor의 업무 (1) - 계약 전 단계 업무 (Pre-Contract Service)

건설 프로젝트에서 발주자와 시공사의 계약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계약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수행되는 업무와 계약이 이루어진 이후에 수행되는 업무는 상당히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Quantity Surveyor (QS)의 업무도 보통 계약을 기준으로 성격을 달리하며, 계약 전 단계 (Pre-Contract), 계약 단계 (Contract) 및 계약 후 단계 (Post-Contract)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계약 전 단계의 QS 업무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QS는 일반적으로 프로젝트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수행하는 업무는 주로 발주자의 예산을 개략적으로 산정하는 것입니다. 이 때는 발주자가 어떤 위치의 땅에 어떤 용도의 시설물을 건설하겠다는 생각만을 가진 상태로 향후 건설 프로젝트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금액을 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축물의 경우 법규에 따라 가능한 면적과 건축물의 용도에 따른 단위면적당 공사비를 활용하여 예상 공사비를 산정합니다. 이러한 업무를 예산 편성 (Budgeting)이라고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타당성 분석 (Feasibility Study)이라 불리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측을 실시하게 되며, 이 또한 QS의 업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업무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규모가 큰 상업적인 시설물인 경우에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후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QS는 각 설계 단계에 맞추어 공사비를 산정 (Cost Estimate 또는 Cost Planning)하게 됩니다. 설계 단계는 흔히 기획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실시설계 등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각 국가별로 또는 프로젝트의 종류별로도 다른 설계 단계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설계 업무의 특성상 한번에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별로 발전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공사비의 산정도 각 단계별로 유용한 설계 정보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집니다. 설계 초기 단계에는 프로젝트의 용도별, 각 실의 기능별로 단위면적당 공사비를 활용하고, 다음 단계는 주요 작업 항목의 개략 물량의 산출과 합성 단가로 공사비를 산정하게 됩니다. 이후 설계가 진행됨에 따라 상세한 설계도면이 준비되면 상세한 작업 항목의 물량을 산출하고 각 작업 항목들의 단가를 조사하여 공사비를 산정합니다.

Value Management도 중요한 업무 분야의 하나입니다. 보통 VE는 전체 프로젝트 팀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업무이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이 공사비의 절감이기 때문에 QS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지만, 현실에서는 금액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업무의 범위는 프로젝트에 따라 다양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VE 팀의 리더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단지 팀의 일원으로 절감액을 산정하는 업무만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리스크 (Risk) 항목들을 찾아내어 관리하는 업무도 QS가 수행합니다. 리스크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 중에서 프로젝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항목들을 뜻합니다. 이러한 리스크 항목들을 미리 파악하고, 평가 (계량화)하여 해결하는 과정을 리스크 관리 (Risk Management)라 합니다. 리스크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법 (Tool)들을 활용하게 되며, 해결하는 방법도 다양하여 리스크 항목 하나하나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필요로 합니다. 국내의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리스크 관리 업무가 활성화되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업무이며, 외국에 진출한 국내 건설회사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입니다.

이상의 주요 업무 내용 이외에도, 설계대안들의 평가 (Cost Study), 발주자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 (Cost Report) 등의 업무들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게 됩니다. 각각의 업무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다음 글들에서 하겠습니다.

2010년 5월 18일 화요일

Quantity Surveying (Cost Management)의 소개

건설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조직들이 참여하게 됩니다. 집주인이라 할 수 있는 발주자와 실질적인 목적물을 만들어내는 시공사를 비롯하여 투자자, 시행자 (디벨로퍼), 설계자, 건설사업관리자, 감리, 그리고 건설 목적물의 사용자 등이 대표적인 참여 조직들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시공사는 수십 종류의 협력업체 및 자재공급업체를 거느리게 되고, 설계 또한 구조설계, 건축설계, 인테리어설계, 토목설계 등으로 세분화되어 수행됩니다. 특히 프로젝트의 규모가 크거나, 내용이 복잡하거나, 이전에 비슷한 경험이 없는 프로젝트에서는 전문화된 조직들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Quantity Surveying이라고 하는 분야는 이러한 건설 프로젝트의 다양한 조직들 중의 하나입니다. 주로 전체 프로젝트의 발주자 편에서 시공사와의 계약 (Contract)과 관련된 업무와 프로젝트 전단계에 걸쳐 사업비 (Cost)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Contract와 Cost가 키워드이고, cost를 좀더 큰 개념으로 생각해서 다른 말로는 Cost Management라고 합니다. Quantity Surveying이라는 말이 역사적으로 너무 오래된 용어라서 최근의 발전한 건설 프로젝트 수행방식을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에 들어서는 Cost Management이라는 용어가 점점 더 많이 쓰여지는 것 같습니다.

Quantity Surveying의 역할 및 정의를 정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 조직이 국내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많이 활용되지 못해왔기 때문입니다.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은 각 나라마다 다르게 발전하여 왔습니다. 우리나라를 예를 들면,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재벌그룹들에 포함된 건설회사 (시공사)들이 건설 시장을 주도해 오다가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등의 대형사고로 인한 부실공사 추방을 목적으로 감리가 활성화되었고,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건설사업관리자가 중요한 조직으로 부상했습니다. 이 중 건설사업관리 (Construction Management)는 미국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을 국내에 도입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낙후된 국내의 건설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가장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건설 프로젝트 수행방식을 수입해서 적용한 것입니다. Quantity Surveying은 건설사업관리와는 달리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건설 프로젝트의 수행방식으로, 국내에서 외국자본을 활용하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이 많아지고, 그 프로젝트들의 발주자들이 다양한 국가들로부터 국내에 들어오면서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국내의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된 예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에 많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대형 건설회사, 대형 설계사무소, 대형 건설사업관리회사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Quantity Surveying이 적용되었거나 향후 적용될 예정인 국내의 주요 건설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New Songdo City Development - Gale International (1,3공구), Portman Holdings (6,8공구)
  2. Seoul Finance Center (AIG) - AIG
  3. Parc 1 - Skylan Development
  4. Berjaya Jeju Resort - Berjaya
이들은 모두 미국, 영국, 말레이지아 등의 외국계 발주자에 의한 개발사업이며, 최근 국내 대기업에서 추진되고 있는 초고층 프로젝트들에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음 번에는 Quantity Surveying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 지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2010년 5월 15일 토요일

딜리셔스 샌드위치 - 유병률 (2008)

현재 다니는 직장의 모기업에서는 모든 직원들에게 1달에 독후감 1편을 제출하게 합니다. 한달은 자유롭게 도서를 선정하고, 다른 한달은 권장도서를 지정해주어 같은 모든 직원들이 같은 도서를 읽게 됩니다. 1주일 전에 6월과 8월의 권장도서가 발표되었는데 그 중의 한 권이 바로 유병률 기자의 "딜리셔스 샌드위치"였습니다.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한 수고를 아끼려고 또한 직원들에게 권장하는 도서라면 당연히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습니다. 역시 회사의 직원들에게 권장하는 도서인 만큼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책이였습니다.

그림도 없는 까만색 하드커버, 표지의 앞뒤에 모두 있는 뉴욕이라는 말,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낯선 제목, 비교적 얇아 보이는 두께 등 첫 인상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주말에 주로 도서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분으로 다른 책을 한 권 더 빌려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책의 내용과 구성에 바로 감탄하기 시작했고, 흥미로운 소설을 읽듯이 빠른 속도로 읽게 되었습니다.

먼저 책의 내용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의 시작은 뉴욕의 문화와 경제에 대한 작가의 생각으로부터입니다. 작가는 뉴욕이 런던과 파리를 뛰어 넘는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된 계기를 문화에서 찾고 있으며, 57번 스트리트, 소호, 첼시로 이어지는 뉴욕 문화와 경제의 숨바꼭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경제 분야에 있어서의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합니다. 수많은 개인들에 의해 진화하는 웹2.0, 문화적 배경을 갖춘 팀빌딩형의 CEO3.0, 여행같은 출장 및 문화마케팅의 강조 등 최근의 패러다임 변화들을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실제 개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생활에 대해 안내를 해 줍니다. 입장료가 비싼 유명 예술인들의 공연 등을 관람해야만 문화적인 생활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들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마인드가 더욱 중요하다는 내용에는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앞의 내용과는 좀 거리가 있는 듯도 하지만, 웹2.0 시대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써 글쓰기를 제시하였습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CEO Jonathan Schwartz의 블로그, 하버드의 익스포스 (Expos) 글쓰기 프로그램, 전 코카콜라 회장 Douglas Taft의 2000년 신년사 등의 예시와 함께 잘쓰는 글쓰기보다 논리적 흐름이 있고,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내용으로 글쓰는 것을 권유합니다.

길지 않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문장들과 공감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블로그와 관련된 내용들은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를 더 분명하게 만들어주었고, 과거 잠깐 활용하다가 잊고 말았던 블로깅 경험을 반복하지 말자는 다짐을 더 강하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이 블로그의 제목대로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 분야에 대한 글을 주로 올리려고 했던 만들 당시의 목적을 다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좀더 노력해서 Quantity Surveying과 관련된 글들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또다른 공감 부분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입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는 남과 다른 것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입니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심지어는 취미에서도 남과 다른 나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지 못하고 남과 같은 부분의 문화를 남보다 더 잘해야 우월해질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넘쳐나는 사회입니다. 다른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문화적이지 못한 우리의 문화를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공감 부분은 문화에 대한 접근 방법입니다. 작가는 다양한 글로써 문화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마인드를 배우자는 것이지, 모르던 지식을 공부하자는 뜻이 아닙니다."라든지 "문화는 살아가고,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입니다." 등과 같은 문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문화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룰 수 있는 악기도 없고, 그림을 직접 그린 적은 학교 졸업하고 한 번도 없습니다. 다만 제 나름대로 문화를 즐기는 방법들을 찾으려 애썼고, 나름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1. 공립도서관 이용: 과거에는 학교도서관이나 공립도서관을 이요했다기 보다는 열람실만 이용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용 방법을 잘 몰라서 그랬었기도 했겠지만, 책 빌리고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것 말고는 딱히 할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도서관은 전혀 다른 곳 같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별도의 도서관을 갖추고 있어서 애들과 함께 즐길 수 있고, 멀티미디어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예약을 하면 영상학습교재, 각종 영화 등의 DVD 등을 쉽게 시청할 수 있고, 소장하고 있는 도서뿐 아니라 잡지의 종류도 아주 다양하여 주말에 가족과 함께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2. 문예회관 이용: 제가 살고 있는 안양시 비산동에서 15분 내에 수 있는 공연장을 갖춘 문예회관만 해도, 과천, 의왕, 안양, 평촌, 군포 등 5 곳 이상입니다. 특히 과천의 어린이 대상 공연들은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정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주 적은 금액으로 회원이 되면 각종 공연들을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고, 꼭 회원이 아니더라도 잘 고르면 1~2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훌륭한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3. 기업 인터넷 홈페이지의 문화이벤트 참여: 대기업들의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문화이벤트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제가 이용했던 것 중에 좋았던 것은 금융기관에서 매년 진행하는 사생대회, 휘발유 주유할 때마다 생기는 영화, 미술관 등의 이벤트 참여 기회, 신문사 제공 포인트로 이벤트 참여 등입니다. 생각하는 것보다 기회도 많고 당첨될 확률도 꽤 높은 것 같습니다.
등의 방법으로 문화와 가까와지려고 노력하고있습니다. 도서관과 기업 인터넷 이벤트에는 당연히 돈이 전혀 들지 않고, 문예회관의 공연을 볼 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관람료만 지불하면 됩니다. 문화 생활은 분명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인 및 작품들처럼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업무와 관련한 회사 회의 도중 "compact"라는 단어를 접했습니다. 현재 진행하는 도심형생활주택 프로젝트의 광고를 위한 회의였는데, 광고 컨셉으로 "compact"이 선정된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compact"의 어감이 뭔가 작은 규모의 상품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이 바로 "compact"의 의미를 잘 갖추고 있습니다. "compact"는 그저 작은 것이 아니라, 작지만 완벽할 것 같은 어감이 있습니다. 이 책은 페이지는 "compact"하지만 품고 있는 내용은 완벽할 정도로 훌륭합니다.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은 모두 한 번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0년 5월 1일 토요일

화 (Anger) - Thich Nhat Hanh (2001)

2년 전 쯤 한번 읽었던 책을 책장에서 다시 뽑았다. 화를 잘 다스리지 못하는 나이 성격때문에 집사람이 선물했던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었든지, 읽지 않았든지 오래 전부터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화를 내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는 화가 날 때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 지와 같은 구체적인 생각을 갖지 못한 채로 지내오고 있었다. 이제 두 번째 읽었는데 분명히 첫 번째와는 다른 생각을 갖는다. 앞으로 실천할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방법을 조금이라고 그릴 수 있게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몇 달 간격을 두고 여러 번 읽어야겠다. 이러한 방법들이 습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시 읽는 책이지만 새로 읽는 것과 같이 한 마디 한 마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선천적으로 기억력이 없는 것인지, 책을 읽는 집중력이 부족한 것인지, 항상 책마다 그렇다. 두 가지 이유가 모두일 것이다. 하지만 기억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처음 읽을  때는 "좋은 말들이다. 하지만 상대적인 것이다. 화가 날 상황이니까 나는 것이고, 화가 난 당시에 과연 이런 행동들을 할 수 있을까. 제일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화가 날 상황을 안 만드는 것이다. 이미 나도 몇 번을 참았기 때문에."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지금도 이 생각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이 책의 부분 부분을 다시 정성스럽게 읽다보면 위의 생각이 완전히 잘못된 생각임을 깨닫게 된다.

틱낫한 스님은 현존하는 세계의 4대 성불로 추앙받는 분이다. 또한 달라이라마와 함께 서양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시며 100여 권 이상의 저술을 통한 가르침을 주시고 있다. 현재 80대 초반의 나이로, 베트남 지배를 유지하려는 프랑스와의 전쟁을 겪었고, 베트남전 이후 평화에 대한 솔직함이 문제가 되어 베트남 정부로부터 귀국을 금지당했다. 1973년 프랑스로 망명하여 "Plum Village"를 운영하며 "고통받는 모든 중생들이 현실에서 평화를 찾도록" 일깨우는데 일생을 바쳐 세계의 평화운동가들로부터도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 1967년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추천으로 노벨평화상의 후보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틱낫한 스님이 가르치는 (부처가 주신) 화를 다스리기 위한 방법은 "호흡", "보행", "자각" 등의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의식적인 호흡, 의식적으로 걷기, 화를 끌어안기, 우리의 지각의 본성을 깊이 들여다보기, 타인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기 등의 실질적인 도구들이다. 이들 중 의식적인 호흡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면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공기와 몸을 자각하게 되고, 한편 마음도 그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까지 자각하게 된다. 그렇게 단 한 번만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면 자기자신과 주의에 있는 모든 것을 자각하게 되고, 세 번 반복하면 그 자극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누구든지 주위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부담스럽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도 화를 내지 않고 웃는 얼굴로 위로해 주는 사람들을 좋아할 것이다. 반대로 주위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자. 주변 사람들도 나를 좋아하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 중 더 공감이 가고, 화를 다스리는 데 더욱 효과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1. 성난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라. - 화는 마치 우는 아기와 같다. 아기가 우는 것은 무엇인가가 불편하고 고통스러워서일 것이고, 그래서 엄마의 품에 안기고 싶어한다. 우리는 화라는 아기의 어머니다. 의식적인 호흡을 시작하는 그 순간에 우리에게는 그 아기를 품에 안고 어르는 어머니의 에너지가 생긴다. 화를 품에 끌어안은 채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만 해도 그것으로 충분하다. 아기가 이내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2. 화내는 것도 습관이다. 그 연결고리를 끊어라. -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때 우리는 그를 응징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오히려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3. 남을 용서하는 것도 화풀이의 한 방법이다. - 비가 내릴 때 우리는 햇빛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높이 올라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보면 다시 햇빛을 보게 된다. 햇빛이 늘 거기에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제야 새삼 깨닫는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분노와 절망의 순간에도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대화하고 용서하고 연민의 정을 베풀 능력이 늘 거기에 있다.
  4. 화는 신체장기와 같아 함부로 떼어버릴 수 없다.
  5. 화를 내뱉는 것은 에너지 낭비다. - 화는 스스로 에너지를 갖고 있다. 화를 발산해버리기 위해서 30분이나한 시간 동안 있는 힘을 다해서 무엇을 치고 나면 우리는 그만 지쳐버리게 된다. 그러면 화를 지탱할 에너지도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이제는 화가 사라졌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가 않다. 단지 지쳐서 화를 낼 힘조차 없게 되었을 뿐이다.
  6.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남을 사랑할 수 없다. - 대화가 없이는 진정한 이해도 없다. 진정한 이해를 위해 우리는 먼저 자신과의 대화를 열어야 한다.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없다면 어떻게 타인과의 대화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사랑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을 사랑할 수 없다.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스스로를 친절하게 대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행동을 한다.